주빈 메타와 이스라엘 필이 5일 오후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공연에 앞서 총연습을 하는 모습.
센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주빈 메타·이스라엘필 연주회
새해 맞는 들뜬 분위기보다
무게있는 진지한 연주 주력
깐깐한 지휘·악기 조화 빛나
새해 맞는 들뜬 분위기보다
무게있는 진지한 연주 주력
깐깐한 지휘·악기 조화 빛나
5일 오후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지휘자 주빈 메타와 이스라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신년 갈라 콘서트’. 신년음악회의 대명사로 불리는 오스트리아 빈 신년음악회를 여러 차례 지휘했던 주빈 메타가 과연 한국에서 어떤 연주를 들려줄지 기대감이 높았다.
주빈 메타와 이스라엘 필은 4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호흡을 맞추며 3000회가 넘는 공연을 함께해온 사이답게 시종일관 세련되고 안정감 있는 연주를 들려줬다. 하지만 악단이 지닌 소리의 색채가 워낙 묵직하고 진지해 신년음악회로서의 밝고 화사함은 다소 약했다.
본연주는 애국가와 이스라엘 국가를 차례로 연주한 뒤 시작됐다. 첫 곡으로 연주된 베토벤의 <레오노레 서곡 3번>에서는 주빈 메타 특유의 섬세한 표현력과 단정한 해석이 돋보였다. 과잉이 없고 악구(프레이즈)의 시작과 맺음이 깔끔했다. 외국 악단이 내한할 경우 시차 때문에 연주에서 다소 피로감이 엿보이곤 하는데, 이들은 세밑인 지난달 29일부터 중국에서 투어 연주를 진행해서인지 컨디션이 좋아 보였다.
모차르트의 <바이올린과 비올라를 위한 합주협주곡 내림마장조>에서는 전통적으로 현악기에 강한 유대계 악단의 개성이 두드러졌다. 색채감이 넘치는 림스키코르사코프의 <스페인 기상곡>에서는 현악뿐 아니라 목관과 금관의 실력 역시 안정돼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 필은 악기 간의 균형감이 뛰어났으며, 주빈 메타가 그려내는 악상은 정확하고 간결하면서도 우아했다.
신년음악회 분위기가 무르익은 것은 2부에서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작품들이 연주되면서부터였다. <집시 남작> 서곡, <남국의 장미>, <아넨폴카>, <봄의 소리 왈츠> 등 전형적인 신년음악회 프로그램이 이어졌다. 악기별 독주가 많은 이들 작품에서 단원들의 개인 기량은 빛을 발했다.
이스라엘 필은 깐깐한 주빈 메타의 오랜 조련을 받아온 악단답게 악구의 뉘앙스를 표현해내는 능력이 발군이었다. 간혹 현악기의 호흡이 흐트러지기도 했지만 전체적으로 균형감이 뛰어난 편이었다. 곡이 끝날 때마다 객석에서 큰 박수와 환호가 쏟아졌다.
주빈 메타는 본프로그램은 물론이고 앙코르 곡으로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 <라데츠키 행진곡>까지 지휘하고도, 76살의 고령이라는 사실을 믿을 수 없을 만큼 가뿐한 모습이었다. 그는 한국 청중의 열광적인 반응에 고무된 듯했다.
이번 ‘신년 갈라 콘서트’는 주빈 메타의 관록과 이스라엘 필의 저력을 확인하기에는 좋은 연주였지만, 신년음악회 특유의 들뜬 분위기를 만끽하고 싶었을 청중에게는 다소 아쉬웠을 수 있다. 주빈 메타는 폴카에서조차 저음역 금관악기의 음량을 키우고 무게감을 유지했다. 어쩌면 신년음악회의 가벼운 분위기보다는 이스라엘 필의 묵직한 개성을 보여주는 데에 초점을 맞춘 게 아닐까 싶었다.
주빈 메타와 이스라엘 필의 공연은 6일에도 같은 무대에서 이어졌다. 이날은 모차르트 ‘합주협주곡’과 요한 슈트라우스의 춤곡 대신에 브람스의 <교향곡 1번>을 연주했다.
김소민 객원기자 sompari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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