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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수다쟁이’ 소녀시대

등록 2013-01-09 09:07수정 2013-01-09 14:50

걸그룹 소녀시대
걸그룹 소녀시대
새 앨범 ‘아이 갓 어 보이’ 발표
반복 줄인 ‘독특·파격’의 리듬
“예상 뒤엎은 새모습 봐주세요
남자·일…수다떠는 모습 표현”
9인조 걸그룹 소녀시대(사진)가 정규 4집 <아이 갓 어 보이>를 발표했다. 타이틀곡 ‘아이 갓 어 보이’는 소녀시대가 지금껏 발표한 노래와 가장 동떨어진 분위기의 곡이다. 일렉트로닉·힙합·팝 등 여러 요소를 뒤섞는 작법이야 이전부터 해오던 방식이지만, 무엇보다 구성이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독특하고 파격적이다.

이런 식이다. 1절에서 ‘가’라는 곡이 흐른 뒤 갑자기 ‘나’라는 전혀 다른 색깔의 곡이 튀어나온다. ‘나’에서 자연스럽게 ‘가’로 이어졌다가 이번에는 ‘다’라는 또다른 악절로 점프한다. 그러고는 ‘나’로 돌아가 곡을 마무리한다. 간주 없이 4분31초 동안 노래와 랩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보통 대중가요 작법은 듣는 이에게 각인될 만한 주제 선율을 반복하는 전략을 택한다. 그런데 ‘아이 갓 어 보이’는 여러 주제 선율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서로 경쟁하는 모양새다. 팽팽한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긴 하지만, 노래를 듣고 나도 딱히 이거다 하는 선율이 머리에 남지 않는다.

7일 소속사 에스엠엔터테인먼트가 운영하는 서울 신사동의 한 노래연습장에서 만난 소녀시대 멤버들 역시 타이틀곡의 이런 특성을 잘 알고 있었다. 수영은 “처음 노래를 들었을 때 어떤 곡인지 와닿지 않았다. 꿈꾸는 것 같았다”고 했고, 티파니도 “몇 번이나 들어도 기억나는 대목이 없었다. 노랫말처럼 ‘멘붕’이 왔다”며 웃었다.

그래도 이들은 타이틀곡의 긍정적인 면을 강조했다. “개인적으로, 반복하는 노래를 별로 안 좋아해서 이 노래가 마음에 들어요. 처음엔 어려울지 몰라도 잘 들어보면 우리가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담겨 있어요. 반복 위주의 ‘후크송’에 익숙한 분에겐 생소할 수 있지만, 열번 정도 들으면 이해하게 될 거예요.”(수영)

“오랜만에 내는 정규 앨범이라 타이틀곡 선정에 특히 고심했어요. 소녀시대라면 이렇게 나오겠지 하는 예상을 뒤엎고 새로운 걸 보여드리고 싶었거든요. 음악도 음악이지만 자연스럽고 에너지 넘치는 안무도 색다르지 않나요?”(태연)

‘아이 갓 어 보이’의 노랫말은 여자들의 수다를 담은 것이다. 티파니는 “여자분들이 많이 공감해주실 것 같다. 실제로 우리도 수다 많이 떤다”고 했다. 어떤 얘기를 주로 하냐고 묻자 유리는 “뭘 먹을지부터 개인적인 비밀 얘기, 남자·가족·일 얘기… 끝도 없다. 그렇게 수다 떠는 우리 모습을 노랫말·멜로디·안무로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어느새 이들은 자신의 이상형을 앞다퉈 얘기하고 있었다. “이상과 목표가 뚜렷하고 눈이 예쁜 사람”(서현), “일이든 사랑이든 적극적인 사람”(효연), “내가 수동적이니까 적극적으로 날 사랑해줄 수 있는 사람”(수영), “나를 사랑하는 데 투지와 열정을 발휘하는 사람”(윤아) 등을 꼽았다.

유독 “적극적인 사람”을 많이 꼽는 것 같다고 하자 이들은 입을 모아 말했다. “남자가 먼저 다가오는 경우가 거의 없어요. 다들 소녀시대를 어려워해요. 좀 적극적으로 다가와주세요.”

‘9명의 여신’이라는 범접하기 힘든 이미지 뒤에는 사랑에 목말라하는 평범한 20대 여성들이 있었다. 이번 앨범 타이틀곡 ‘아이 갓 어 보이’ 뒤에 ‘낭만길’, ‘프로미스’, ‘익스프레스 999’, ‘유리아이’ 같은 좋은 곡들이 있는 것처럼.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사진 에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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