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을 쇄단하다>
설치미술가 전수천 전시회
온돌에 앉아 관계맺기 영상 포착
“사회 보는 태도 말하고 싶었다”
주식투자 욕망 표현한 설치작도
온돌에 앉아 관계맺기 영상 포착
“사회 보는 태도 말하고 싶었다”
주식투자 욕망 표현한 설치작도
서울 시민들이 아직은 잘 모르는 또 하나의 미술 공간이 있다. 서울 북쪽에서도 가장 북쪽에 가까운 꿈의숲아트센터다. 예전 드림랜드에서 ‘북서울 꿈의 숲’으로 바뀐 공원 안에 있는 이 아트센터 전시장에서 18일부터 모처럼 굵직한 전시가 열린다. 국내 대표적 설치미술가 전수천(65) 작가의 ‘전수천의 사회 읽기’ 전시회다.
전시 제목이 보여주듯 이번 전시는 전수천이라는 미술가가 바라보고 읽은 사회에 대한 이야기다. 작가는 “사회를 바라보는 태도”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 핵심 열쇳말은 ‘소통’을 골랐다.
소통을 주제로 한 작품 중에서 작가가 꼽은 ‘주 작품’은 뜻밖에도 ‘온돌방’이다. 전시장 중간에 커다란 온돌 바닥(가로세로 3.6m 크기)이 설치되고, 관객들은 그 위에 앉거나 누워 쉴 수 있다. 전시장 안에 갑자기 찜질방이 등장하는 셈이다. “따지고 보면 온돌방이 가장 중요한, 모든 것이 출발하는 공간이라고 생각했어요. 온돌방이 사회로 나가는 시작점, 또는 원점일 수도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작품 제목도 <온돌방-소통의 시작>이다. 온돌방에서 잠깐 쉬면서 우연히 마주치게 된 서로 모르는 사이의 관객들이 어떻게 서로 소통하는지 카메라가 포착하고 이는 다시 영상이 되어 작품 옆에 비치게 된다. 작가는 원래 공간 전체를 덮는 거대한 온돌방을 만들고 싶었지만 전시장 구조 때문에 불가능했다고 아쉬워했다.
또다른 작품 <꿈의 모습-어떤 단편>은 주식 시세를 쓴 풍선이 위쪽에 달리고, 아래로는 주가에 따라 이미지가 오르내리는 사진이 비친다. 욕망인지 희망인지 분명치 않은 ‘꿈’의 모습은 과연 무엇인지 질문하는 작품이다. 정작 본인은 일생 동안 주식 투자를 단 한 번도 안 해봤다는 작가는 주식 투자에 대한 주변 사람들의 태도가 무척 인상적이었고, 그 이면과 심리에 관심이 생겼다고 한다. 또다른 설치 작업 <주식을 쇄단하다>(사진) 역시 주식 투자를 소재로 표현했다. 종이를 잘게 써는 기계가 쉬지 않고 주가를 적은 종이를 잘라내는 단순하면서도 강렬한 작품이다.
작가는 설치 작품들과 함께 오랫동안 해온 사진 작업도 함께 선보인다. 전수천 작가가 워낙 설치미술로 각인이 되어 있지만 그가 회화로 출발했고 늘 회화를 병행해왔음을 보여준다. 그중 하나인 시리즈 작품 <사물에서 차이 읽기>는 그냥 보면 꽃 사진일 뿐이지만 역시 전시의 주제인 ‘소통’, 그리고 그 바닥에 깔리는 작가의 관심인 ‘태도’에 대한 탐구를 담고 있다. 흑백 사진으로 보면 근사한 꽃 사진인 이 연작들은 실은 조화를 찍은 것들이다. 흑백으로 처리해 관객들은 생화인지 조화인지 구별을 하기 어렵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비로소 의문이 생기게 된다. 작가는 “사물을 바라보는 태도에 대해 질문하고 싶었다”고 설명한다. 3월3일까지, 매주 월요일 휴관. (02)2289-5401.
구본준 기자, 사진 꿈의숲아트센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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