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임에도 가야금 박사학위를 딴 조세린씨(위 사진부터 시계방향), 판소리 인간문화재 박송희 선생, 해금 연주자 김유나씨.
김영일 21년만의 사진전
국내서 가장 비싼 초상사진 작가
‘조선의 여성 초상화 단3점’ 충격
인간문화재 등 여성 국악인 촬영
“한복 입고 귀한 음악 하는 분들”
국내서 가장 비싼 초상사진 작가
‘조선의 여성 초상화 단3점’ 충격
인간문화재 등 여성 국악인 촬영
“한복 입고 귀한 음악 하는 분들”
김영일(52) 사진가가 모처럼 전시회를 연다. 1992년 서울 예술의전당 전시에서 그는 당대 문화인들의 사진을 실물 크기로 대형 인화한 강렬한 초상 작품으로 주목을 받았다. 남들과는 다른 독특한 관점의 인물 사진으로 이름을 얻은 그는 ‘한국에서 가장 비싼 초상 사진가’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개인전은 이후 전혀 없었다. 그러다가 21년 만에 그가 두 번째 전시회를 열었다. 서울 아뜰리에 에르메스에서 열리고 있는 초상 사진전 ‘귀한 사람들’ 전시회다.
김 작가가 국악 사랑이 남달라 국악 음반사 ‘악당이반’을 차리고 사진으로 번 돈을 아낌없이 국악에 쏟아붓는다는 것을 안다면 이번 전시 작품이 모두 한복 차림 국악인들의 초상 사진이란 점은 당연해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허상 또는 실상’이란 전시 부제가 풍기는 뉘앙스처럼 이번 전시는 역설과 반문의 작업이다.
인물을 찍는 초상 사진가로서 자연스럽게 조선시대 초상화를 연구하던 김 작가는 뜻밖의 사실을 발견한다. 지금까지 전해지는 전통 초상화를 모두 통틀어 여성을 그린 것이 단 3점뿐이란 사실이었다. 왕비조차 초상화가 없었다. 사회의 절반인 여성을 귀하게 여기지 않았던 과거 세태가 새삼 충격적이었던 그는 전통 초상화처럼 여성들의 사진을 찍기로 마음먹었다.
그러면 어떤 여성들을 찍을 것인가. 그가 사랑하는 국악의 맥을 이어가고 있는 여성 국악인들을 선택했다. 그와 20년 넘게 인연을 맺어온 인간문화재 5호 박송희 선생 같은 중진부터 외국인인데도 한국 전통 음악에 반해 가야금으로 박사학위를 딴 조세린씨까지 여러 여성 국악인들이 살아 있는 조선시대 초상화 같은 사진으로 재탄생했다.
사진가는 이들의 초상 사진을 통해 직설적으로 묻는다. 저 사람들이 입은 저 한복, 예쁘지 않냐고. “한복이 귀한 우리 옷이라고 하지만 정작 우리는 1년에 과연 며칠이나 한복을 입습니까. 한복이 귀한 옷이란 것은 허상인 거죠. 그래서 한복을 사진으로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한복이 얼마나 예쁜지 보여주면서 귀한 한복을 입고 귀한 국악을 연주하는 저 귀한 분들이 우리 옷과 우리 음악을 귀하게 만든다는 것을 말입니다.”
3월19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4시에는 국악 공연도 열린다. (02)544-7722.
구본준 기자 bonbon@hani.co.kr
사진 김영일 사진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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