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이장희(66)씨
40년만의 전국 순회공연 앞둔 가수 이장희씨
데뷔 3년만인 75년 가요계 떠나
방송출연 계기로 노래 다시 시작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공연 온힘”
데뷔 3년만인 75년 가요계 떠나
방송출연 계기로 노래 다시 시작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공연 온힘”
“예전에 노래할 때는 연습을 거의 안 했어요. 그런데 요즘은 ‘내가 언제 이렇게 노래를 열심히 해본 적이 있나’ 하고 되물을 정도로 연습을 많이 해요. 가수로 다시 태어난 기분이죠. 설레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고, 즐겁기도 하고, 만감이 교차합니다.”
가수 이장희(66·사진)씨가 22일 오전 서울 대치동 마리아칼라스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전국투어’ 소감을 소개했다. 그는 3월2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을 시작으로 9일 부산, 16일 대전, 23~24일 대구, 4월6일 전주를 도는 순회공연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를 앞두고 있다. 데뷔 이후 무려 40년 만의 전국투어다.
“제 연예계 생활은 무척 짧았어요. 1960년대 친구 (강)근식이와 함께 동네 레스토랑에서 노래하며 오랜 무명 시절을 보내다가 72년 ‘그 애와 나랑은’으로 데뷔했어요. 73년부터 75년 대마초 파동으로 가요계를 떠날 때까지 라디오 심야방송 디제이를 했는데 매일 밤 방송하느라 실제로 공연할 기회는 거의 없었어요. ‘그건 너’, ‘한 잔의 추억’ 같은 노래도 스튜디오에서 녹음만 하고, 밖에서는 열 번도 채 안 불렀을 걸요?”
가요계를 떠난 뒤 의류사업 등을 하다 미국으로 이민을 갔던 그는 “미국에서 친구들이 하도 요청해서 작은 공연을 한 적이 있는데, 그동안 노래를 워낙 안 해서 한 구절 부르다 그만둔 적도 있다”는 일화도 소개했다.
“2년 전 방송 프로그램 <무릎팍 도사> <놀러와-세시봉 친구들>에 출연하기 전까지 나 자신이 가수였다는 사실도 잊고 살았어요. 그러다 지난해 초 <문화방송>에서 ‘티브이 콘서트’를 위한 연습을 하면서 노래를 다시 찾았어요. ‘이 좋은 걸 왜 안 했을까’ 싶더군요. 주위에서 ‘연습한 김에 직접 대중과 만나보면 어떠냐’는 제안을 받아 공연까지 결심하게 됐죠.”
이씨는 “팬들도 나이를 먹어 40대를 넘어 50~60대 장년층이니 내 노래를 들으며 20대 시절로 돌아가 추억을 나누는 자리가 될 것 같다. 내 노래에 담긴 인생 이야기도 나누고 싶다”고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는 이달 말 대표곡을 모은 음반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도 발매한다. 함춘호밴드와 최근 새로 녹음한 그는 “반은 내가 발표한 노래, 반은 다른 가수를 위해 만든 노래를 내가 다시 불러 담았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앞으로도 계속 노래할 생각이냐는 질문에 그는 “명확하게 답할 수 없다”고 했다. “다만 확실한 건, 이번이 마지막 공연이라 생각하고 혼신을 다한 노래를 들려드리겠다는 겁니다.” (02)550-8665.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사진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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