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앨범 ‘리블루’ 발표한 씨엔블루
논란 딛고 인기밴드로 승승장구
자작곡들 내며 음악성에도 도전
“공연 본 뒤 놀라는 반응들 기뻐”
논란 딛고 인기밴드로 승승장구
자작곡들 내며 음악성에도 도전
“공연 본 뒤 놀라는 반응들 기뻐”
* 핸드싱크 : 녹음반주 틀어놓고, 악기 연주하는 시늉만 하는 것
4인조 밴드 씨엔블루(사진)는 2010년 데뷔 이후 적지않은 논란에 시달려 왔다. 아이돌 그룹처럼 기획사 주도로 만들어져, 스스로 결성하는 일반적인 밴드와 태생부터 달랐다. 김도훈·이상호 작곡가가 만든 데뷔곡 ‘외톨이야’가 표절 논란에 휘말렸는가 하면, 타이틀 곡을 늘 외부 작곡가 곡으로 내세운 탓에 “진정한 밴드가 아니다”라는 얘기도 들어야 했다. 대다수 밴드는 자작곡 위주로 활동하기 때문이다. 방송에서 녹음 반주(MR)를 틀고 멤버들이 악기를 연주하는 시늉만 한 것(핸드싱크)도 록 음악 팬들 눈에 곱게 보일 리 없었다.
여러 논란에도 씨엔블루는 승승장구했다. 엇비슷한 아이돌 그룹에 지친 음악 팬들은 이들을 새롭게 주목했다. 어느새 씨엔블루는 국내에서 최고 인기를 누리는 밴드가 됐다. 케이팝 바람을 타고 일본에서도 큰 인기를 얻었고, 영국과 미국에서도 공연했다.
21일 서울 청담동 에프엔시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만난 씨엔블루 멤버들에게선 이제 논란에서 벗어나 음악적으로도 인정받고 싶어하는 의지가 강하게 읽혔다. 이들이 지난 14일 발표한 미니앨범 <리블루>에선 처음으로 정용화(보컬·기타)의 자작곡을 타이틀곡으로 내세웠다. 다른 수록곡도 모두 정용화와 이종현(기타)의 자작곡만으로 채웠다. 타이틀곡 ‘아임 소리’는 미국 밴드 마룬5 음악을 떠올리게 하는 신나는 팝록 곡이다. 정용화는 “댄스 일렉트로닉 음악도 열심히 들으며 이런 요소도 많이 넣으려 했다. 예전에 마룬5 공연에 갔다가 처음부터 끝까지 완벽한 짜임새의 무대를 보고 충격받았다. 신선하고 팝의 요소가 많은 마룬5 음악 스타일이 우리와도 잘 맞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방송 복귀 무대에서 녹음 반주 대신 실제 연주로 사전녹화를 한 것도 전과 달라진 점이다. 이정신(베이스)은 “데뷔 초 방송에서 ‘핸드싱크’를 할 때는 죄짓는 기분이 들어 액션도 못하고 얌전히 서서 치기만 했다. 그런데 라이브로 하면 느낌부터 다르다는 걸 이번에 새삼 느꼈다”고 했다.
“처음엔 음악 방송에서 (제작 편의를 위해) 핸드싱크를 해야만 하는 상황이 이해되지 않았지만, 어느새 그걸 당연시하게 됐어요. 그러다 이번에 방송도 공연 때처럼 라이브로 하니 정말 신나고 재밌었어요. 기회가 되면 앞으로도 계속 라이브로 하고 싶어요.”(정용화)
이들은 밴드로서 제대로 인정받고 싶은 마음을 솔직히 드러냈다. “데뷔 초기엔 핸드싱크를 하네, 라이브가 되네 안 되네 논란이 많았지만, 실제 우리 공연을 본 분들로부터 입소문이 퍼지면서 인식이 많이 달라지는 걸 느낀다”는 이정신의 말에 강민혁(드럼)도 “처음엔 논란에 몹시 신경이 쓰였지만, 이제는 열심히 하면 사람들이 알아줄 거라는 믿음이 생겼다”고 맞장구를 쳤다.
“밴드로서 평가절하를 받아온 게 섭섭하지만, 인정할 부분은 인정해요. 우린 시작부터 달랐으니까요. 그래도 음악을 진심으로 대하고 즐기기 때문에 극복할 자신이 있어요. ‘너희가 뭘 하겠어?’ 하고 얕보던 분들이 우리 공연을 보고 놀라는 반응을 보면 더없이 즐겁고 기뻐요.”(이종현)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사진 에프엔시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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