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
리뷰 l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
한국전쟁 소재로 휴머니즘 그려
익숙한 내용이지만 짜임새 탄탄
충무아트홀 새달 10일까지 공연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는 매우 익숙한 설정에서 출발한다. 한국전쟁 시기, 국군과 인민군이 외딴섬에서 만나 옥신각신하며 공존한다는 이야기임을 알고 나면, 영화 <웰컴 투 동막골>(2005)을 떠올리지 않기란 불가능하다. 배경은 한국전쟁이 아니어도 서로 대립하던 남북 군인들이 인간으로서 교감하는 내용을 다룬 영화 <공동경비구역 제이에스에이(JSA)>도 있었다. 이념을 넘어선 휴머니즘은 별로 새로운 이야기는 아니지만, 국내 뮤지컬계에서는 그동안 창작 뮤지컬이 별로 다루지 않았던 ‘새로운’ 소재다. 한국전쟁을 소재로 한 <여신님이 보고 계셔>는 치열한 전장에서 약간 비켜나 있는 환상의 공간을 택해 관객이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끔 구성했다. 한국전쟁 중 국군 대위 ‘한영범’(최호중·이준혁)은 인민군 ‘이창섭’(임철수)과 ‘류순호’(신성민·전성우·윤소호), ‘변주화’(주민진), ‘조동현’(지혜근)을 포로수용소로 이송시키는 임무를 맡고 부하 ‘신석구’(최성원)와 함께 배에 오른다. 네 명의 인민군 포로들은 배에서 폭동을 일으키고, 배가 고장이 나면서 여섯 명의 군인은 무인도에 가게 된다. 인민군 류순호는 유일하게 배를 수리할 수 있는 기술을 가졌지만, 전쟁 후유증으로 정신 이상이 생긴 상태다. 나머지 병사들은 류순호에게 섬에 자신들을 내려다보는 ‘여신님’(이지숙)이 있다는 이야기를 지어 들려주며 그로 하여금 배를 고치도록 한다. 류순호가 그 여신님을 계속 믿도록 하려고 소동을 벌이는 과정에서 이들 군인들은 차츰 공격성을 버리고 서로 인간으로 대하게 된다. ‘여신님’은 배를 고치려는 목적에서 만들어진 대상이지만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군인들 각자에게 보고 싶은 얼굴이 되어 등장한다. 각자에게 ‘여신님’은 그리운 여동생이거나, 사랑하는 연인이거나, 피난 간 아버지다. 소극장 뮤지컬의 특성상 시청각적으로 화려한 무대를 선사하지는 않는다. <여신님이 보고 계셔>의 장점은 익숙하긴 하지만 짜임새 있게 구성된 이야기로 관객의 마음을 파고든다는 점이다. 이 환상동화를 완성시키는 건 아기자기하고 친근하게 다가오는 여섯 명 주인공의 매력이다. 지난해 서울뮤지컬페스티벌에서 창작 뮤지컬 경쟁 부문(예그린어워드) 최우수상을 받은 작품이다. 다음달 10일까지. 서울 흥인동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루. (02)744-7090. 박보미 기자 bomi@hani.co.kr, 사진 연우무대 제공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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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내용이지만 짜임새 탄탄
충무아트홀 새달 10일까지 공연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는 매우 익숙한 설정에서 출발한다. 한국전쟁 시기, 국군과 인민군이 외딴섬에서 만나 옥신각신하며 공존한다는 이야기임을 알고 나면, 영화 <웰컴 투 동막골>(2005)을 떠올리지 않기란 불가능하다. 배경은 한국전쟁이 아니어도 서로 대립하던 남북 군인들이 인간으로서 교감하는 내용을 다룬 영화 <공동경비구역 제이에스에이(JSA)>도 있었다. 이념을 넘어선 휴머니즘은 별로 새로운 이야기는 아니지만, 국내 뮤지컬계에서는 그동안 창작 뮤지컬이 별로 다루지 않았던 ‘새로운’ 소재다. 한국전쟁을 소재로 한 <여신님이 보고 계셔>는 치열한 전장에서 약간 비켜나 있는 환상의 공간을 택해 관객이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끔 구성했다. 한국전쟁 중 국군 대위 ‘한영범’(최호중·이준혁)은 인민군 ‘이창섭’(임철수)과 ‘류순호’(신성민·전성우·윤소호), ‘변주화’(주민진), ‘조동현’(지혜근)을 포로수용소로 이송시키는 임무를 맡고 부하 ‘신석구’(최성원)와 함께 배에 오른다. 네 명의 인민군 포로들은 배에서 폭동을 일으키고, 배가 고장이 나면서 여섯 명의 군인은 무인도에 가게 된다. 인민군 류순호는 유일하게 배를 수리할 수 있는 기술을 가졌지만, 전쟁 후유증으로 정신 이상이 생긴 상태다. 나머지 병사들은 류순호에게 섬에 자신들을 내려다보는 ‘여신님’(이지숙)이 있다는 이야기를 지어 들려주며 그로 하여금 배를 고치도록 한다. 류순호가 그 여신님을 계속 믿도록 하려고 소동을 벌이는 과정에서 이들 군인들은 차츰 공격성을 버리고 서로 인간으로 대하게 된다. ‘여신님’은 배를 고치려는 목적에서 만들어진 대상이지만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군인들 각자에게 보고 싶은 얼굴이 되어 등장한다. 각자에게 ‘여신님’은 그리운 여동생이거나, 사랑하는 연인이거나, 피난 간 아버지다. 소극장 뮤지컬의 특성상 시청각적으로 화려한 무대를 선사하지는 않는다. <여신님이 보고 계셔>의 장점은 익숙하긴 하지만 짜임새 있게 구성된 이야기로 관객의 마음을 파고든다는 점이다. 이 환상동화를 완성시키는 건 아기자기하고 친근하게 다가오는 여섯 명 주인공의 매력이다. 지난해 서울뮤지컬페스티벌에서 창작 뮤지컬 경쟁 부문(예그린어워드) 최우수상을 받은 작품이다. 다음달 10일까지. 서울 흥인동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루. (02)744-7090. 박보미 기자 bomi@hani.co.kr, 사진 연우무대 제공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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