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발레단 ‘로미오와 줄리엣’
국립발레단 ‘로미오와 줄리엣’
<로미오와 줄리엣> 하면 흔히 희곡이나 영화 작품을 떠올리지만,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발레 <로미오와 줄리엣>(사진)도 있다. 국립발레단(최태지 예술감독)이 14~17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올해 첫 정기 공연으로 무대에 올리는 <로미오와 줄리엣>은 한마디의 대사 없이도 이야기의 흐름과 인물의 감정 변화를 흥미롭게 풀어내는 드라마 발레이다. 모나코 몬테카를로발레단 예술감독인 장크리스토프 마요가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고전을 현대적인 감각의 안무와 연출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국립발레단은 최근 2년 국내 팬들한테 인기가 높은 낭만발레 <지젤>로 한해 첫 공연을 해왔지만, 올해는 드라마발레 <로미오와 줄리엣>을 첫 작품으로 택했다.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은 <백조의 호수>나 <지젤>보다는 조금 생소할 법하지만, 오히려 발레를 잘 모르는 관객도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작품이다. 엄격한 형식미를 중시하는 고전·낭만 발레와 달리 마치 한편의 연극이나 영화를 보는 듯 극적인 드라마 발레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수많은 판본 가운데서도 마요의 <로미오와 줄리엣>은 특히 현대적이고 세련된 표현으로 유명하다. 별다른 장치 없이 하얀색 톤으로 간결하게 펼쳐진 무대에 조명을 이용해 공간감과 인물의 감정선을 표현해내는 연출이 돋보인다. 이야기의 큰 줄기는 원작과 같지만, 덜어낼 부분은 과감히 덜어내고 어떤 인물은 새로운 해석을 더했다. 마요의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줄리엣’은 더 적극적이고 결단력 있는 당찬 여성이다. 줄리엣의 아버지 등의 인물은 삭제된 반면, 줄리엣의 어머니 ‘캐퓰렛 부인’은 딸 줄리엣에겐 강인한 어머니인 동시에, 남편의 조카인 티볼트와 내연 관계에 있는 독특한 캐릭터다. ‘로렌스 신부’ 역시 로미오와 줄리엣의 단순한 조력자에 그치지 않고 그 자신의 고뇌를 지닌 복잡한 인물로 묘사된다. 전반적으로 차가운 극의 분위기에 줄리엣의 유모는 상냥하고 사랑스런 모습으로 따뜻한 활기를 불어넣는 구실을 한다.
1996년 모나코 몬테카를로오페라극장에서 초연한 뒤 국내에선 국립발레단이 2000년 처음 소개했다. 2002년과 2011년에도 정기 공연을 했는데 2011년에는 서울시립교향악단(서울시향·예술감독 정명훈)과 협연해 화제가 됐다. 당시 서울시향은 프로코피예프의 음악을 무용수들의 춤에 자연스럽게 덧입혀 공연의 완성도를 높였다. 이번 공연에선 코리아심포니오케스트라가 음악을 연주한다.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김지영과 이동훈이 줄리엣과 로미오로 출연한다. 스위스 취리히발레단과 네덜란드 국립발레단을 거쳐 현재 스페인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로 있는 발레리나 김세연이 캐퓰렛 부인 역으로 객원 출연한다.
박보미 기자, 사진 국립발레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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