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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팝산업 ‘유튜브 재편기’에 올라탄 싸이

등록 2013-02-28 21:28수정 2013-02-28 22:19

차우진 대중음악평론가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
차우진 대중음악평론가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
이번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싸이와 그의 노래 ‘강남스타일’이 ‘올해의 음악인’과 ‘올해의 노래’ 부문을 수상하는 데 이견은 없을 것이다. ‘강남스타일’의 세계적인 히트는 기존의 국내외 음악 산업과 시장을 보는 관점을 재고하게 만들었고, 싸이는 세계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인물이 되었다.

‘강남스타일’의 성공은 유튜브를 중심으로 미국 음악 산업이 재편되고 있는 상황이 반영된 결과라고 보는 게 합당할 것이다. 이미 저스틴 비버의 세계적인 성공으로 조짐을 보인 이런 현상은 최근 칼리 래 젭슨과 싸이로 정점을 찍었다. 유튜브가 한 해를 달군 영상들을 종합해 하나의 영상으로 만든 ‘리와인드 2012’의 배경음악이 싸이의 ‘강남스타일’과 칼리 래 잽슨의 ‘콜 미 메이비’라는 점, 싸이를 표지 모델로 삼은 <빌보드 매거진> 12월호가 특집 기사에서 “빌보드 싱글 차트에 유튜브 조회수를 반영하겠다”고 밝히고 실제로 얼마 전에 그렇게 바꾼 점은 현재 음악 산업에서 유튜브의 영향력이 압도적일 정도로 커졌을 뿐 아니라, 유튜브를 중심으로 하여 미국 팝 산업이 근본부터 재편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미국에서는 2007년 이전까지 월마트와 스타벅스가 음악 산업의 절대 강자로 군림했다. 두 ‘공룡 기업’이 대형 체인망을 무기로 삼아 음반 유통과 제작을 도맡았기 때문이다. 이런 독과점 구조에 균열을 낸 것이 애플의 아이튠스와 구글이 인수한 유튜브였다. 두 서비스 모두 창작물의 고유한 저작권과 인터넷의 파급력이 충돌하는 지점을 디아르엠(DRM·복제 방지 장치)을 없앤 음원 서비스, 동영상 비교·추적 기술 같은 테크놀로지로 해결했는데, 결과적으로 음악 마케팅과 유통 산업의 새로운 수익 모델로 발전했다.

아이튠스의 애플과 유튜브의 구글은 월마트와 스타벅스의 지위를 대체했을 뿐 아니라 기존 음악 산업의 질서를 아예 재구성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그런 이유로 싸이와 그의 노래는 케이팝(K-pop)이 아니라 미국 팝 산업의 맥락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이 노래의 성공은 유튜브와 빌보드의 변화를 재촉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요컨대 한국에서든 외국에서든 21세기의 팝 산업을 말할 때 싸이와 ‘강남스타일’을 빼놓을 수 없게 된 것이다. 2012년은 명백히 싸이의 해였다.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싸이를 ‘올해의 음악인’으로, ‘강남스타일’을 ‘올해의 노래’로 선정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노래의 중요성은 케이팝의 보편성을 세계적으로 알렸다기보다는(이 부분은 차라리 소녀시대·샤이니·빅뱅·현아 등 국내 아이돌 가수들과 그들의 노래를 만든 기획사, 국내외 작곡가들의 지분이다), 지구적인 네트워크의 팝 산업이 뉴미디어와 테크놀로지를 중심으로 하여 재편되고 있는 21세기 새 경향을 우연하고도 충격적으로 반영했다는 데 있다. 그러므로 음악의 사회문화적 영향력까지 감안하는 ‘올해의 노래’ 부문에 이 곡이 선정된 건 자연스럽다.

오히려 중요한 건 ‘강남스타일’의 성과를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다. 왜 하필 이 노래인가? 이에 대한 입체적인 분석은 2012년 12월 이후 음악이론가, 온라인 서비스 사업자, 문화 투자 사업자, 정부, 뮤직비디오 제작업체 등의 몫으로 남겨졌다.

차우진 대중음악평론가·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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