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리나 팡멍잉
유니버설발레단 ‘백조의 호수’
주인공 오데트 역 맡은 유망주
5월 창작발레 ‘심청’ 주연 꿰차
“기대않던 기회 와 감사한 마음
부모님께 공연 보여드리고 싶어”
주인공 오데트 역 맡은 유망주
5월 창작발레 ‘심청’ 주연 꿰차
“기대않던 기회 와 감사한 마음
부모님께 공연 보여드리고 싶어”
유니버설발레단의 올해 첫 공연 <백조의 호수> 마지막날 무대의 막이 내린 지난 12일 밤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안 오페라극장. 171㎝의 큰 키에 팔다리가 유난히 긴 백조 ‘오데트’가 커튼콜 무대에 등장했다. 객석에선 어느 때보다 힘찬 박수가 터져 나왔다.
“관객들께서 크게 박수를 쳐 주셔서 정말 감격스러웠어요. 중국에 계신 부모님 생각도 더 났고요.”
이날 무대의 주인공인 오데트는 중국에서 온 발레리나 팡멍잉(팡멩잉·23·사진)이었다. 그는 2007년 유니버설발레단에 입단해 직업 발레리나의 길에 들어섰고, 이번에 입단 6년 만에 <백조의 호수>의 주인공 오데트 역을 꿰찼다. 오는 5월엔 <심청>의 주역까지 맡은 팡멍잉을 20일 서울 능동 유니버설발레단에서 만났다.
그는 주인공 오데트 역을 맡은 데 대해 “기대하지 않았던 기회가 와서 감사한 마음이 먼저 들었다”고 겸손해했다. 그는 타고난 신체 조건과 나날이 발전하는 기량을 지닌, 이 발레단의 촉망받는 신예 주역이다.
“오데트를 준비하면서 중국인 무용수라는 제 위치에 대해서도 고민했습니다. 관객들은 저를 중국에서 온 사람으로 인식할 테니까요. 그래서 더 잘 보이고 싶기도 했어요. 물론 국적, 출신지 같은 것보다 더 중요한 건 좋은 발레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중국 허난성 자오쭤시에서 태어난 그는 6살 때 어머니 손에 이끌려 처음 무용을 배웠다. “어릴 때 몸이 약해서 무용을 시작했다”고 했다. 발레를 정식으로 배우게 된 건 10살 때 베이징 댄스 아카데미에 들어가면서다. 이 아카데미 졸업반이던 2007년 스위스 로잔 콩쿠르에 참가해 그곳에서 역시 중국 출신인 유병헌 유니버설발레단 예술감독을 만나 한국과 인연을 맺게 됐다. “유 예술감독님이 제게 입단을 제의하셨어요. 당시 콩쿠르에 한국 학생들도 여럿 왔는데 참 잘했어요. 그래서 궁금하기도 했고요. 인생에서 새 도전을 해 보고 싶단 마음이 들었어요.”
부모님은 반대했다. 중국 국립발레단에 들어가 활동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고집에 부모님도 결국 손을 들었고, 지금은 다른 나라에서 승승장구하는 딸을 멀리서 격려하는 든든한 지원군이 됐다. “처음에 왔을 땐 힘들기도 했어요. 새 동료, 선생님, 생소한 언어, 새로운 스타일의 발레도요. 혼자라는 느낌이 들 때도 많았죠. 하지만 제 선택에 후회는 없어요.”
그의 유니버설발레단 첫 무대는 <백조의 호수> 군무 역할이었다. 그 뒤 <호두까기 인형>, <심청>, <춘향>, <돈 키호테>, <잠자는 숲속의 미녀> 등에서 크고 작은 배역을 맡으며 묵묵히 제자리를 채웠다.
대개는 발레리나 한 명이 백조 오데트와 흑조 ‘오딜’ 1인 2역을 하지만, 이번엔 리허설 일정이 빡빡해 흑조는 다른 무용수가 췄다. 그는 “다음 기회에 더 잘 준비해서 보여주고 싶다”는 말로 아쉬움을 대신했다.
5월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에서 열리는 창작 발레 <심청>에서 그가 주인공 ‘심청’을 맡은 것은 벌써 화제다. 대표적인 한국 고전소설을 발레로 만든 작품에서 외국인 무용수가 ‘심청’에 얼마나 몰입할 수 있을까? 그는 “<심청>은 제가 정말 좋아하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중국에도 효를 주제로 한 비슷한 이야기들이 있어서 내용을 이해하는 게 어렵지 않았어요. 아버지에 대한 ‘효’가 아주 감동적으로 표현돼 있어서 좋아요.”
그는 부모님이 아직 자신의 공연을 본 적이 없어 마음 아프다고 했다. 이번 <백조의 호수> 주역 데뷔 무대에 모시려 했지만 일정을 맞추지 못했다. “이번 <심청> 공연이나, 다음에 백조와 흑조 모두를 연기하게 될 때 부모님을 꼭 초대해서 제 춤을 보여 드리고 싶어요.”
박보미 기자 bomi@hani.co.kr 사진 유니버설발레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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