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국제음악제 개막 오페라 연출가 루드거 엥겔스
헨델작 ‘세멜레 워크’ 아시아 초연
변화무쌍 여주인공 캐릭터 매력적
“실험적인 윤이상음악 마음에 들어”
헨델작 ‘세멜레 워크’ 아시아 초연
변화무쌍 여주인공 캐릭터 매력적
“실험적인 윤이상음악 마음에 들어”
올해로 11회를 맞는 통영국제음악제(22~28일)에서 가장 관심이 쏠리는 공연은 개막작으로 아시아에서 초연되는 오페라 <세멜레 워크>다. 헨델이 1743년 발표한 바로크 오페라 <세멜레>를 패션쇼 무대의 런웨이 형식으로 꾸몄다.
“예술에도 규칙이 있다면 깨고 싶었다. 기존의 관습에서 벗어난 새로운 오페라를 만들고 싶어 패션디자이너 비비언 웨스트우드와 협업했다. 바로크의 어원에 울퉁불퉁한 진주라는 뜻이 있다. 마찬가지로 오래된 것을 가져와 새로운 것을 만들고 기존의 것을 깨부수려는 웨스트우드의 세계가 나와 잘 맞았다.”
21일 경남 통영에서 만난 <세멜레 워크> 연출가 루드거 엥겔스(사진)는 “바로크 음악과 웨스트우드의 펑키 스타일 패션의 조합이 무척 인상적일 것”이라고 소개했다. 또 “관객들이 이야기의 흐름을 잘 따라가면 바로크 음악이 그리 어렵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독일 아헨극장 수석연출가로 있는 엥겔스는 도르트문트음대에서 플루트를 전공하고 슈투트가르트의 인터내셔널바흐아카데미에서 헬무트 릴링한테서 지휘를 배웠다. 그동안 음악가와 연극 연출가로 활동하며 셰익스피어의 <맥베스>를 음악극으로 만들고 바그너의 오페라 <트리스탄과 이졸데>를 새롭게 연출하는 등 기존의 양식을 바꾸는 실험을 해왔다.
헨델의 원작은 쾌락의 신 디오니소스의 어머니인 세멜레가 신들의 왕인 주피터의 연인에 만족하지 못하고 신들의 여왕이 되려고 허영을 부리다 파멸한다는 이야기다. 엥겔스는 <세멜레>에 담긴 여자의 삶·열정·에로티시즘 등을 웨스트우드의 펑키 스타일 패션에 담았다. 공연에는 두 명의 오페라 가수 외에 여자 모델 10여명이 화려한 옷을 입고 걷는 캣웨이가 등장한다. 2011년 독일 하노버의 헤렌하우젠 페스티벌에서 초연된 뒤 지난 1월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 페스티벌에서 호평받았고, 22~23일 통영시민문화회관에서 공연한다.
“세멜레는 자신을 통제하지 못하고 파멸로 나아가는 인물이다. 그런데 요즘 우리는 자꾸 예뻐지려고 성형수술을 받고 무언가 정해진 틀에 스스로를 가두려고 한다. 여기에 비해 세멜레는 야성적이고 자기를 표출할 줄 아는 여자다.” 그는 “틀에 박히지 않고 다양하게 변하는 점이 세멜레라는 캐릭터의 매력”이라고 설명했다.
통영이 낳은 작곡가 윤이상에 대해서 묻자, 그는 “윤이상 음악의 특징은 동양적인 음악구조를 변형시켜서 현대음악으로 차용했다는 점이다. 실험적이고 답습하지 않는 형식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통영/글·사진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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