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악원 정악단. 사진 국립국악원 제공
국립국악원 정악단 정기공연
‘여민락반’ ‘여민락영’ 등 연주
유장한 궁중음악 만날 기회
‘여민락반’ ‘여민락영’ 등 연주
유장한 궁중음악 만날 기회
세종대왕의 궁궐 밖 나들이 행차 때에는 어떤 곡이 연주됐을까?
국립국악원(www.gugak.go.kr)이 27~28일 이틀간 서울 서초동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펼치는 정악단(사진) 정기공연 ‘당피리의 음악세계를 만나다’에서 정답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공연에서는 조선 세종 때 창제된 궁중무용 봉래의에 포함되었던 음악 중 두 번째 악곡인 여민락의 파생곡이자 왕이 궁 밖으로 나갈 때 연주되었던 ‘여민락만’, 또 왕이 궁으로 돌아올 때 연주되었던 ‘여민락영(본령)’을 연주한다.
또한 여민락영 앞뒤로 장식음을 붙여 길게 늘여 여민락영보다 느리게 연주하는 변주곡 ‘해령’, 정도전이 태조의 무공과 조선 건국을 송축하는 송도가를 지어 고려 속요인 서경별곡에 얹어 불렀던 ‘정동방곡’도 선보인다. 세종 15년(1433)에 조선 태조의 왕비 신의왕후 한씨를 모신 사당인 문소전에 제향할 때 지은 ‘유황곡’, 조선 후기 궁중의식에서 연주한 성악곡 ‘낙양춘’과 고려 때 송나라에서 들어와 궁중무용 반주음악으로 쓰인 ‘보허자’도 무대에 오른다. 7개 곡 모두 당피리 중심의 넓고 화려하면서 위엄 있고 유장한 선율로 꾸며지는 게 특징이다.
흔히 전통음악에는 향피리로 연주하는 곡이 많아 향피리가 피리의 대명사로 꼽힌다. 하지만 고려 시대부터 현재까지 궁중 연례악과 제례악에선 당피리가 주선율을 담당했다. 당피리는 피리 중 가장 소리가 크고 웅장해 임금의 행차나 군대 행진에 주로 쓰였다. 속도는 유장하고, 음역은 넓으며, 다양한 선율을 구사하는 당피리 중심의 궁중음악을 만날 수 있는 기회다. 공연 해설은 한양대 국악과 김영운(59) 교수가 맡는다.
이 연주회는 국립국악원 소속 4개 예술단의 완주 시리즈로, 4월4일에는 창작악단의 ‘아리랑, 비상하다’, 4월18~19일에는 무용단의 ‘춤, 마음의 지도-4도(道) 4색(色)’이 펼쳐진다. (02)580-3300.
정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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