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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가수 장기하의 ‘도발적 실험’

등록 2013-03-31 20:13수정 2013-04-01 09:08

장기하. 사진 현대카드 제공
장기하. 사진 현대카드 제공
장기하와 얼굴들 ‘좋다 말았네’
프리마켓서 음원 요금 소비자가 결정
“음원시장 해법 실마리 됐으면”
‘여러분은 노래 하나 내려받는 데 얼마를 내고 싶으신가요?’

록 밴드 ‘장기하와 얼굴들’이 우리들에게 불쑥 던진 질문이다. 장기하와 얼굴들이 파격 실험에 나섰다. 자신들의 신곡 ‘좋다 말았네’를 내려받는 가격을 소비자가 마음대로 정하도록 한 것이다. 공짜로 내려받을 수도 있고, 10만원을 낼 수도 있다.

장기하와 얼굴들은 지난 29일 음원 사이트 ‘현대카드 뮤직’의 프리마켓에 신곡을 공개했다. 현대카드 회원만을 대상으로 했던 현대카드 뮤직은 지난 25일부터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음원 사이트로 거듭났다. 현대카드 뮤직에만 있는 프리마켓은 저가형 월 정액제 상품의 대안으로 만든 음원 장터로, 음악인이 가격을 마음대로 정하고 판매액의 80%를 가져가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그런데 장기하와 얼굴들은 거꾸로 가격을 자신들이 아닌 소비자가 매기는 방식을 택했다. 현대카드 뮤직과 손잡고 만든 이름하여 ‘백지수표 프로젝트’다. 앞서 영국 록 밴드 라디오헤드는 2007년 7집 <인 레인보스> 음원을 일정 기간 누리집에 선공개하면서 소비자가 내고 싶은 만큼 내고 내려받을 수 있게 해 화제를 모았다. 국내에서 이런 방식으로 판매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장기하와 얼굴들은 왜 이런 도발적 실험에 나선 걸까? 장기하(사진)는 28일 서울 여의도 현대카드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금껏 임의로 업계에서 음원 가격을 책정했지 음악 듣는 분들의 의견이 반영돼 가격이 책정된 적이 있나? (이번 실험이) 소비자가 음원의 가치를 어느 정도로 생각하는지 알아보는 기회가 되고, 음원 시장 문제의 실마리를 풀어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공개된 ‘좋다 말았네’는 장기하와 얼굴들이 올가을 발표할 3집 수록곡 중 하나다. 정성껏 차린 음식을 상대방이 마지막에 엎어버리는 당혹스러운 상황을 뮤직비디오에 담았다. 장기하는 뮤직비디오 상영 뒤 “정성껏 음악을 만들어 헐값에 팔아야 하는 음악인들의 심정이 이와 비슷할 것 같다”고 말했다.

소비자가 얼마 정도 내면 좋을 것 같냐는 질문에 그는 “다른 요소를 생각하지 말고 음악과 뮤직비디오를 감상한 뒤 머릿속에 떠오르는 액수를 내면 된다. 돈이 적게 들어와 망할 수도 있지만, 그건 그것대로 시사하는 바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2007년 라디오헤드의 실험 결과를 보면, 음원을 내려받은 이들 중 60%가 돈을 내지 않았고, 나머지 40%는 평균 6달러를 치렀다고 한다. 음원으로만 100만장 넘게 팔린데다, 얼마 뒤 발매한 시디(CD) 음반은 전작들보다 훨씬 더 많은 175만장이나 팔렸다. 업계에선 성공적이라고 평가했다.

장기하와 얼굴들의 실험은 어떻게 끝날까? 이는 순전히 음악을 소비할 우리들 손에 달렸다. 현대카드 뮤직은 내려받은 횟수와 소비자들이 낸 돈의 총액을 실시간으로 공개하고 있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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