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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레프 도진이 왔다, ‘세 자매’와 함께

등록 2013-04-02 20:05수정 2013-04-02 21:12

연극 <세 자매>
연극 <세 자매>
최고 연출자 불리는 러시아 도진
체호프 희곡 ‘세 자매’ 10일 공연
레프 도진(69)
레프 도진(69)
영국의 연극계 거장 피터 브룩 이후 최고의 연출가로 불리는 레프 도진(69)은 인간 마음속 깊숙이 숨어 있는 감정의 고갱이를 끄집어내는 데 탁월하기로 정평이 나 있다. 그래서 관객들은 그의 연극을 보면서 눈물을 흘리고, 끊임없이 생각하고, 제 마음속을 들여다본다.

레프 도진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말리극장을 이끌고 10~12일 서울 역삼동 엘지아트센터 무대에서 안톤 체호프(1860~1904)의 <세 자매>를 선보인다. 한국에서 그가 체호프 작품을 올리는 것은 2010년 <바냐 아저씨> 이후 두번째다.

레프 도진은 스타니슬랍스키(1863~1938)와 메이예르홀트(1874~1940)가 이룬 러시아 리얼리즘 연극의 기반 위에 특유의 실험적이면서도 진보적인 연극 언어를 보여주는 연출가로 평가받는다. 러시아 연극 최고 권위의 황금 마스크상을 세 번 받았고, 피터 브룩과 하이너 뮐러 등이 받은 유럽 연극상을 받았다. 1983년 말리극장 예술감독으로 취임해 피터 브룩이 극찬한 ‘세계 최고의 앙상블’로 키웠다.

체호프의 <세 자매>는 공연 시간이 3시간 가까이 되는 장막극이다. 러시아 지방 소도시를 배경으로 고향인 모스크바를 동경하는 아름다운 세 자매 올가, 마샤, 이리나와 그 주변인물들의 꿈과 이상, 사랑과 배신, 그리고 좌절을 희비극으로 그렸다.

도진은 2010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말리극장에서 <세 자매>를 처음 올리면서 원작의 큰 틀은 유지하면서 캐릭터들의 대사나 행동을 조금씩 바꾸어 등장인물들의 사랑과 욕망을 적극적으로 드러냈다. 공연 직후 현지 평단은 “오리지널 텍스트가 ‘상류사회에 대한 동경’을 그리고 있다면, 도진 버전은 현실에 지칠 대로 지친 세 자매의 ‘육체적이고도 정신적인 사랑의 동경’을 그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도진은 한국 초연에 앞서 “<세 자매>는 체호프의 작품 가운데 가장 복잡한 희곡이며, 인간 삶의 총체적 모습을 담고 있다”고 소개했다. 인간 내면의 깊고도 다양한 얼굴을 표현한 체호프의 언어가 그만큼 어려운 텍스트라는 이야기다. 그는 “체호프가 창조해 낸 놀라운 캐릭터들을 통해 인간 존재의 한 차원 더 높은 의미를 찾고자 노력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이번 공연에서는 극 중 인물들의 절박한 현실을 보여주는 독특한 무대디자인이 눈여겨볼 만하다. 2010년 <바냐 아저씨>의 마지막 장면에서 허공 위의 건초더미가 내려와 주인공을 위로했다면, 이번에는 무대 뒷면에 있던 2층집이 공연이 진행되면서 차츰 객석 쪽으로 나와 무대와 인물을 통째로 삼켜버린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현실 속에서 설 곳을 잃어가는 인물들의 상황을 보여주는 의미다. (02)2005-0114.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사진 엘지아트센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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