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 연극배우 박정자(71·오른쪽)씨, 황병기(77·가운데) 가야금 명인, 해금 연주자 강은일(46·왼쪽)씨
‘고궁에서 우리음악 듣기’ 시연회
황병기 명인·배우 박정자 등 출연
관람객들 “감동적인 무대” 반겨
황병기 명인·배우 박정자 등 출연
관람객들 “감동적인 무대” 반겨
새하얀 벚꽃이 흩날리는 18일 낮 서울 와룡동 창덕궁 동쪽에 있는 낙선재에서 가야금 가락이 나직하게 울려 퍼졌다.
상아색 두루마기를 차려입은 황병기(77·가운데) 가야금 명인이 누마루에 앉아 김웅식 고수의 장구 반주에 맞춰 <침향무>를 타자 고궁을 거닐던 관광객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그동안 경복궁·덕수궁·창덕궁에서 가야금을 연주했기에 낙선재에서도 언젠가 꼭 해보고 싶었습니다. 다른 고궁과 달리 낙선재가 화려한 단청 없이도 운치 있고 푸근한 느낌이 있어서 가야금 연주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제 오랜 소원이 이뤄졌어요.”
연주를 마친 황 명인은 “역시 우리 음악은 이런 운치 있는 고궁에서 연주하고 들어야 제멋이 난다”고 말했다.
그러자 원로 연극배우 박정자(71·오른쪽)씨는 “날씨가 너무 좋고 고궁이 아름다운 계절에 이런 무대에 설 수 있다는 게 행운이다. 열린 공간에 바람이 불어와 옷고름을 날려주는 것도 우리의 멋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남색 치마저고리를 입고 나와 낙선재를 건립한 조선의 24대 임금 헌종과 후궁인 경빈 김씨의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를 낭독으로 들려줘 상춘객들의 심금을 울렸다.
이날 행사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새달 4일부터 10월13일까지 토·일요일마다 서울의 창덕궁·덕수궁·경복궁·종묘에서 펼치는 ‘고궁에서 우리음악 듣기’ 행사에 앞서 선보인 언론 시연회였다.
해금 산조를 들려준 해금 연주자 강은일(46·왼쪽)씨는 “고풍스런 건물이 주는 아우라와 역사의 슬픈 사랑 이야기, 우리 전통음악이 아주 잘 어울린다”며 “고궁을 찾는 국내외 관광객들이 좋아할 것 같다”고 말했다.
연주회를 들은 정운화(47·서울 화곡동)씨는 “가야금 연주에 맞춰 헌종의 사랑 이야기를 들으니까 감동받아서 눈물이 나더라”고 말했다. 또 일본인 관광객 나이토 구미코(57·나고야)는 “남편과 함께 한국 고궁을 구경하러 왔다가 좋은 음악을 듣게 되어 매우 행운이다. 특히 아름다운 한복과 건물이 매우 잘 어울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창덕궁음악회에서는 국립국악원과 국립남도국악원, 덕수궁음악회에서는 김주리 밴드와 안은경 밴드, 경복궁음악회에서는 국립국악원과 한충은의 플라잉 하이, 종묘음악회에서는 종묘제례악보존회 등이 출연한다. koreats.or.kr. (02)580-3275 .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사진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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