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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내 설치작품이 뽀샵이라고?
‘아나모르포즈’ 아나 모르나

등록 2013-04-22 20:00수정 2013-04-22 21:01

조르주 루스는 ‘아나모르포즈’란 기법으로 공간에 그림을 그린다. 프랑스 루아르 강변 고성에서 설치·완성한 ‘샹
보르 2011’. 예술의전당 제공
조르주 루스는 ‘아나모르포즈’란 기법으로 공간에 그림을 그린다. 프랑스 루아르 강변 고성에서 설치·완성한 ‘샹 보르 2011’. 예술의전당 제공
‘조르주 루스 공간·픽션·사진’전
르네상스가 낳은 착시기법
사진에 적용 ‘공간그림’ 창작
“나는 어떤 공간도 소유하지 않는다. 내 작업실은 세계 어디든 빈 공간이 있는 곳을 따라 이동한다. 내 관심사는 공간의 변형에서 발생하는 시적 순간을 함께 나누는 것이다.”

프랑스의 설치미술가이자 사진작가인 조르주 루스(66)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는 ‘조르쥬 루쓰 공간·픽션·사진’전에 즈음해 서울에 왔다. 지난주 만난 그의 눈에 장난기와 호기심이 가득했다.

그의 작품은 을씨년스런 공간을 찍은 사진에 컴퓨터로 ‘DREAM’ ‘REAL’ 등의 검은색 단어, 또는 △ ○ □ 등의 원색도형을 합성한 것들이다. 자세히 보면 빈 공간의 바닥, 벽, 기둥, 계단 등에 꼼꼼하게 페인트칠이 되어 있다. 관객은 작가가 용의주도하게 그려넣은 도형을 따라가면서 자칫 무의미한 공간에서 장소성을 발견하게 된다. 예컨대 옛 건물의 건축술, 빈 공장에 남은 노동자들의 꿈과 좌절 등.

그의 작업은 르네상스가 낳은 착시술인 ‘아나모르포즈’를 사진에 적용한 것. 먼저 도형을 얻고자 하는 자리에 중형 카메라를 설치한다. 카메라 뷰파인더에 도형을 그린 셀로판지를 대고, 그것을 도면 삼아 공간에 점을 찍어 밑그림을 그린다. 밑그림에 맞춰 색칠을 하면 ‘공간그림’이 완성된다. 그리고 카메라를 세웠던 장소에서 사진을 찍어 기록으로 남긴다. 공간을 변형하거나 가짜기둥을 세워야 하므로 폐업한 공장, 철거 직전의 주택 등이 작업공간이 된다.

“재개발 부동산업체에서 장소를 제공하고 나는 그곳에서 영감을 구체화한다.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작업하면서 공간을 체험하는 기쁨을 나눈다. 내가 좋아하는 건축, 사진, 여행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다.” 그가 작업한 도시는 6대주 60여곳에 이른다.

작가는 “90년대 포토샵이 기술이 나오면서 ‘혹시 보정한 것 아니냐’고 의심하는 이들이 많아져 사진 작품을 전시할 때 반드시 착시술을 경험할 수 있는 설치작품을 함께 전시한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도 3곳에 설치했다. 관객들은 작가가 공간그림 사진을 얻은 자리를 더듬더듬 찾아가면서 여기저기 흩어진 칠조각이 서서히 모양을 갖춰가는 희한한 현상을 체험하게 된다. 다음달 25일까지, 어른 5000원. (02)580-1300.

임종업 기자 blitz@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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