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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낚아야 산다…공연마케팅 ‘생존의 법칙’

등록 2013-04-22 20:07

인터파크가 공연상품을 무작위로 가방에 담아 3만원에 판매하는 ‘럭키백’ 이벤트는 바로 매진되었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인터파크 제공
인터파크가 공연상품을 무작위로 가방에 담아 3만원에 판매하는 ‘럭키백’ 이벤트는 바로 매진되었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인터파크 제공
행운스타일 경품·티켓 담은 ‘럭키백’
맞춤스타일 포옹·여행·와인이벤트
쿠폰스타일 여러번 관람하면 할인
전화스타일 중장년층에 정보 제공
“지갑이 얇아진 관객들을 잡아라.”

경기 불황 속 공연물의 생존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수많은 공연들 중에서 자기 작품을 알리려는 마케팅 기법은 날로 다양화, 특화되는 추세다. 작품 기획 단계부터 새로운 ‘마케팅 아이디어’를 짜내는 공연들이 많아지다 보니 “이벤트 없이는 공연도 없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좀더 싼 값에, 좀더 독특한 방법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끌어모으려는 공연계의 이벤트 경쟁, 어디까지 왔을까?

음악극 <유럽블로그>는 유럽여행 기념품을 기증하는 관객들에게 30%의 할인을 해준다. 씨제이이앤엠 제공
음악극 <유럽블로그>는 유럽여행 기념품을 기증하는 관객들에게 30%의 할인을 해준다. 씨제이이앤엠 제공
■ 럭키 백, 예상 이상의 선물을 드립니다 올해 공연계에 새롭게 등장한 이벤트 트렌드는 ‘럭키백’이다. 온라인 예매사이트 인터파크는 지난 3일 ‘럭키백 이벤트’를 선보였다. 가방에 상품을 무작위로 담아 일정 금액에 판매하는 방식의 깜짝 이벤트다. ‘싸이 콘서트’, 뮤지컬극장 ‘블루스퀘어’ 연간 관람권, <삼총사> 입장권 등 최고 인기공연을 묶음(최고 100만원~최저 4만원까지)으로 담아 3만원 균일가에 팔았는데, 행사 시작 5분 만에 1000개가 순식간에 매진됐다.

인디음악 레이블 파스텔 뮤직도 음반 업계에서는 처음으로 지난달 30일 럭키백 이벤트를 열었다. 뮤지션들의 사인 음반과 기타 등의 소장품, 파스텔 뮤직 박스세트 음반 등을 묶어 3만5000원 균일가로 내놨는데 77개가 팔렸다.

김선경 인터파크 홍보팀장은 “럭키백 이벤트는 당장의 이득보다는 관람객 저변 확대가 주목적”이라며 “홍보를 원하는 기획사들과 싼값에 즐기고 싶어하는 관객들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어 계속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는 재관람하는 관객을 겨냥해 공연을 보면 배우 사진을 붙여주는 이벤트를 펼쳤다. 충무아트홀 제공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는 재관람하는 관객을 겨냥해 공연을 보면 배우 사진을 붙여주는 이벤트를 펼쳤다. 충무아트홀 제공
■ 소규모 공연장, ‘작품 맞춤형 이벤트’ 열풍 서울 대학로에서 주로 열리는 300석 이하의 소규모 공연들은 물량 공세 대신 작품 특성을 살린 아기자기한 이벤트로 관객들을 공략하고 있다. 창작 뮤지컬 <총각네 야채가게>는 출연 배우들이 대학로와 대학가를 돌면서 사과·오렌지 등 과일을 나눠주며 원하는 이들과 포옹을 해주는 프리허그 이벤트를 벌이고 있다. 또 젊은 총각이 야채가게로 성공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라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실제 모델이 된 야채가게 사장이 공연장에서 나와 강연을 하는 특강이벤트도 진행중이다.

음악극을 표방한 <유럽 블로그>도 ‘여행 이야기’라는 작품 특성에 포커스를 맞춰 유럽여행 기념품을 기증하면 동반 1인까지 티켓가격을 30% 할인해주는 행사를 벌여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홍보사 쪽은 관객들로부터 기증받은 기념품 등을 공연장 앞에 전시해 관객들에게 또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김광석 노래로 만든 뮤지컬 <바람이 불어오는 곳>은 50만원가량의 기타 10대를 관객들에게 나눠주는 이벤트를 기획했고, 연극 <훈남들의 수다>는 ‘와인바’라는 공연 배경을 살려 화·수·목 공연 예매 관객들에게 와인을 주는 이벤트를 진행중이다.

<총각네…> 홍보사 관계자는 “대학로는 입소문이 정말 중요하기 때문에 작품의 특성이 잘 드러나는 이벤트를 주로 기획한다”며 “1만원의 행복 같은 가격 할인 이벤트는 너무 일반화되어 새로운 아이디어를 짜내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브로드웨이 42번가>는 중장년층 관객 20명 이상이 단체로 예매할 경우, 공연장까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버스를 제공한다. 프레인 제공
<브로드웨이 42번가>는 중장년층 관객 20명 이상이 단체로 예매할 경우, 공연장까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버스를 제공한다. 프레인 제공
■ ‘회전문 관객’과 중장년층을 잡아라 특정 관객층을 타깃으로 하는 마케팅도 진화하고 있다. 한 작품을 캐스팅 배우별로 계속 보는 ‘회전문 관객’ 마케팅이 대표적이다. 여러 번 보면 30~50% 이상 할인해주는 ‘재관람 할인’이 이미 유행이 되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덧붙이는 것이 관건이 됐다. <여신님이 보고 계셔>의 경우 공연을 볼 때마다 해당 회차 배우 사진이 있는 할인 스티커를 붙여주는 이벤트를 도입했다. 올 초 이 작품을 공연한 충무아트홀 쪽은 “커피전문점의 할인쿠폰 개념인데, 배우들 사진이 들어가자 관객들이 스티커를 모으는 재미에 더 많이 보러오면서 효과를 톡톡히 봤다”고 말했다.

새로운 시장으로 떠오른 중·장년층 관객용 이벤트도 많다. 인터넷 예매를 어려워하는 중장년층을 위해 전화 한 통으로 공연정보 제공과 예매를 해주는 ‘콜 서비스’는 이미 보편적이다. 다음달 개막하는 <브로드웨이 42번가>는 40대 이상 중장년층 20명 이상이 단체 예매하면 무료 버스로 공연장까지 태워주는 ‘문화 콜버스’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공연 관계자는 “이벤트 소식이 알려지면서 하루 문의 전화가 10통 이상 올 정도로 관심이 몰리고 있다”고 전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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