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왕’ 조용필(가운데)이 23일 저녁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19집 <헬로> 쇼케이스에서 ‘바운스’를 열창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조용필 새 앨범 ‘헬로’ 열풍
음원차트 1~9위 모두 석권
발매첫날 음반 2만장 동나
“가요계 유일 아이돌 대항마”
내달 말부터 전국 투어 나서
음원차트 1~9위 모두 석권
발매첫날 음반 2만장 동나
“가요계 유일 아이돌 대항마”
내달 말부터 전국 투어 나서
23일 서울 영풍문고 종로점 앞에는 새벽부터 수백명이 길게 줄을 섰다. 10년 만에 ‘가왕’ 조용필(63)이 이날 내놓는 친필 사인 음반을 사려는 팬들이었다.
조용필의 19집 <헬로>에 대한 반응이 신드롬 수준으로 번져나가고 있다.
베일을 벗은 타이틀곡 ‘헬로’는 지글거리는 기타 사운드에 중독성 있는 멜로디를 얹은 팝록 곡이다. 가성으로 “헬로 헬로~” 하고 부르는 부분은 한번만 들어도 쉽게 따라 부를 수 있을 정도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힙합 래퍼 버벌진트의 랩까지 더해 신선하고 파격적인 느낌도 준다.
이 노래는 미국 가수이자 작곡가 스콧 크리페인 등 외국 작곡가 3명이 만들었다. 크리페인은 2007년 미국 오디션 프로그램 <아메리칸 아이돌 시즌 6> 결승에서 조딘 스파크스가 불러 우승을 안은 노래 ‘디스 이즈 마이 나우’의 작곡가로 유명하다. 음반 수록곡 10곡 중 6곡이 외국 작곡가 작품이다. 조용필의 자작곡은 ‘어느 날 귀로에서’ 단 한 곡으로, 송호근 서울대 교수가 노랫말을 썼다. 조용필은 세계 음악의 최신 흐름과 젊은 감각을 반영하려 외국 작곡가에게 곡을 의뢰했다고 한다.
반응은 폭발적이다. ‘헬로’는 이날 오후 멜론, 엠넷 등 대부분의 음원 사이트 실시간 차트 1위에 올랐다. 특히 네이버뮤직 차트 1~11위는 로이킴의 ‘봄봄봄’만 빼고 전부 조용필 노래로 채워지는 기현상도 벌어졌다. ‘조용필 헬로’는 하루 종일 포털 사이트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1위에 올랐다. 앞서 지난 16일 먼저 공개한 수록곡 ‘바운스’도 9개 음원 사이트에서 1위를 차지하며 돌풍을 일으킨 바 있다.
오프라인 음반 판매량도 급증하고 있다. 발매 첫날 선주문 물량 2만장이 모두 매진돼 긴급 추가 발주를 해놓은 상태다. 조용필 소속사 쪽은 “추가 3000장 제작을 긴급하게 요청했다. 10만장 판매는 무난하게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음악 소비의 대세가 온라인 음원으로 넘어간 요즘 10만장은 1990년대 초중반 100만장과 맞먹는 판매량인 것으로 평가받는다.
왜 이런 열풍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그동안 아이돌 음악을 좋아하는 10대들이 가요 소비층의 주축을 이뤄왔는데, 여기에서 소외된 40~50대들이 멜로디 위주의 음악에 대해 품어온 갈망이 조용필이라는 돌파구를 통해 터져나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은석 음악평론가는 “국내에서 ‘전설’로 불리는 음악인 가운데 지속적으로 신작을 내며 활동하는 이가 거의 없는데, 조용필이 유일하게 아이돌 위주로 재편된 주류 가요계의 대항마로 떠오른 듯한 상황이다. 구매력 있는 중장년층이 능동적으로 음원 구매에 나서는데다, 음악을 좋아하는 젊은층도 관심을 보이고 있어, 아이돌 가수보다 더 폭넓게 대중에게 어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조용필은 이날 저녁 8시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프리미어 쇼케이스-헬로!’를 열어 신곡 무대를 처음으로 선보였다. 박정현, 국카스텐, 자우림, 이디오테잎, 팬텀 등 후배 음악인들은 돌아온 ‘가왕’에게 헌정하는 무대를 마련했다. 초청받은 관객 2000여명이 무대를 지켜봤고, 네이버로 생중계돼 국내뿐 아니라 국외 팬들도 함께 즐겼다.
조용필은 5월31일~6월2일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여는 단독공연을 시작으로 전국 투어에 들어갈 예정이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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