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는 연극>(극작오태영·연출 손정우)
“연극은 이 시대의 정신적 희망이다. 연극을 통해 개인과 사회의 문제를 고루 살피고, 이를 통해 희망을 보는 축제가 되고자 한다.”
한국의 연극축제를 대표하는 서울연극제가 올해로 34회를 맞아 내건 다짐 말이다. 서울연극협회 주최로 지난 15일부터 서울 대학로 일대 공연장에서 열리고 있는 연극제에는 공식참가작 8개 작품과 젊은 연극인들의 창작역량을 엿볼 수 있는 ‘미래야 솟아라’ 7개 작품, 기획 초청작 3개 작품 등 5개 부문에서 44편이 공연된다. 연극을 통해 시대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축제답게 우리의 민감한 현실을 건드리고 사회적 비판의식을 담은 작품들이 주로 올라왔다.
한국 근·현대사의 일그러진 모습을 반추한 작품들이 눈에 띈다. 극단 연우무대의 <일곱집매>(극작 이양구·연출 문삼화)는 경기도 평택시 미군부대 근처에 살던 기지촌 여성들의 과거와 동남아 여성들의 현재를 비교해서 바라본 작품이다. 28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또 극단 유목민의 <끝나지 않는 연극>(극작 오태영·연출 손정우·사진)은 분단 뒤에도 지속되고 있는 연좌제를 건드린다. 5월2~5일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병폐인, 올해 1분기 3266건으로 지난해 대비 4배 늘어난 학교폭력을 다룬 연극 2편도 눈에 띈다. 극단 창의 <인간대포쇼>(극작 위기훈·연출 홍창수)는 학교의 ‘일진’과 그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빵셔틀’ 등을 소재로 학교폭력 문제를 다뤘다. 5월5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극단 다(Da)의 <어른의 시간>(원작 가네시타 다쓰오·각색 연출 임세륜)은 어느 고교에서 집단 따돌림으로 인해 발생한 살인사건을 20년 뒤 당시 교사와 학생들이 되짚어보는 내용이다. 5월11~12일 예술공간 서울.
연극 공연 외에 다채로운 부대행사들도 눈길을 끈다. 지난해 선보였던 ‘배우 100인의 독백’이 5월1~5일 오후 3시 설치극장 정미소에서 열린다. 권성덕, 강애심, 전진기, 최일화, 박호산, 이지하씨 등 대학로를 빛내고 있는 40대 이상 중견배우 26인이 자신이 출연해온 작품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의 독백과 함께 공연에 얽힌 이야기들을 관객과 나누는 행사이다. 또 한국과 일본의 연극인들이 가난한 양국 연극인 자녀를 위해 물품을 판매하는 ‘한일 예술인 평화 바자회’(5월5일)도 열린다.
서울연극제의 집행위원장인 박정렬 회장은 “연극제에서는 대체로 사회성을 담고 있는 작품들이 많다. 연극 자체가 동시대를 살아가는 연극쟁이들이 사람들과 모여 함께 이야기하고 작업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5월12일까지. (02)765-7500, www.stf.or.kr.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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