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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다시 찌릿찌릿해서…불독맨션 9년만에 재건

등록 2013-05-21 20:07

9년 만에 재결성하고 새 음반 <리빌딩>을 발표한 밴드 불독맨션. 왼쪽부터 조정범(드럼), 이한주(베이스), 서창석(기타), 이한철(보컬). 디에이치플레이엔터테인먼트 제공
9년 만에 재결성하고 새 음반 <리빌딩>을 발표한 밴드 불독맨션. 왼쪽부터 조정범(드럼), 이한주(베이스), 서창석(기타), 이한철(보컬). 디에이치플레이엔터테인먼트 제공
한국 펑키음악 열고 갑자기 해체
“지겹기도 하고 새음악 갈망 컸죠”

2009년 축제서 공연하며 울컥해
재결성 뜻 모아 앨범 ‘리빌딩’ 내
2004년 여름 4인조 밴드 불독맨션을 인터뷰한 적이 있다. 라틴 음악 색채가 강한 2집 <살롱 드 뮤지카>를 발매한 직후였다. 이들이 2002년 발표한 1집 <펑크>는 한국적 펑키 음악의 진수를 보여줬다는 평과 함께 그해 평론가들이 꼽은 좋은 앨범 목록에서 빠지지 않았다. 인터뷰 당시 “신나게 춤출 수 있는 밴드 음악이 우리 모토”라는 리더 이한철의 말이 기억에 남았다.

그때만 해도 그렇게 될 줄 몰랐다. 불독맨션은 2집 낸 지 몇 달 뒤 갑자기 해체했다. “밴드를 결성하고 5년이 흘러 서로 지겹기도 했고 각자 새로운 음악을 해보고 싶은 생각도 있었다”고 이한철은 당시를 떠올렸다. 이후 이한철은 솔로 앨범을 냈고, ‘슈퍼스타’로 큰 인기를 얻었다. 조정범(드럼)·서창석(기타)·이한주(베이스)는 이전처럼 다른 가수의 앨범과 공연에 참여하는 세션 연주자로 돌아갔다. 이한주는 7년간 고등학교 음악 교사로도 지냈다.

이한철은 솔로 활동 때도 늘 밴드 이름을 붙였다. 이한철과 런런런어웨이스, 로스 피칸테스, 박스버스라이더스 같은 식이다. “가수와 세션 연주자들이라 실제 밴드와는 거리가 있었지만, 늘 밴드에 대한 미련이 있었나 봐요.” 이한철의 말이다. 조정범·서창석·이한주는 같은 팀으로 세션 활동을 많이 했다. 아이유 전국 투어를 함께 돌기도 했다. 이한주는 “학교 교사를 하고, 안정적인 세션 연주자 활동을 하면서도 나만의 음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늘 했다”고 말했다.

흩어져 지내던 이들의 가슴에 불을 지핀 건 가을 음악축제 그랜드민트페스티벌이었다. 2009년 페스티벌 주최 쪽은 이들에게 일회성의 재결성 공연을 제안했다. “재밌겠다 싶어 수락하고 모여서 연습하는데, 찌릿하고 울컥해지더라고요.” 조정범이 말했다. 관객들 반응은 예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뜨거웠다. 불독맨션 깃발을 흔들며 노래를 따라 부르고 춤췄다. 여전히 잊지 않고 열광해주는 관객들을 보며 큰 감동을 받은 이들은 공연을 마치고 입을 모았다. “불독맨션 다시 해보자.” 하지만 각자 바쁜 활동으로 실천은 기약없이 미뤄졌다.

2012년 같은 축제에서 다시 한번 공연하게 됐다. ‘홀 오브 페임’(명예의 전당)이라는 무대였다. 공연 뒤 이들은 “진짜로 다시 한번 해보자”고 뜻을 모았다. 그렇게 해서 이번에 발표한 게 5곡을 담은 미니앨범(EP) <리빌딩>이다. “불독맨션을 다시 세우자”는 의미로 붙인 제목이라고 한다. 타이틀곡 ‘두 유 언더스탠드?’ 등 듣는 이의 어깨를 들썩이게 만드는 곡들로 채웠다. 심지어 이별 노래인 ‘침대’마저 경쾌하다.

이한철은 “1집의 흥겨운 펑키 음악 느낌을 최대한 되살려보자는 목표로 만들었다. 본격적인 재건을 위해 우선 시간을 9년 전으로 되돌린 셈”이라고 말했다. 서창석은 “9년 전에는 개별 악기마다 힘이 바짝 들어갔는데, 이번에는 모든 곡에 기타 솔로가 하나도 없을 정도로 악기들 간 배려와 조화를 더 중요시했다”고 했다. 이들은 가을부터 잇단 싱글을 내며 새로운 색깔에 대한 시도에도 나설 생각이다.

불독맨션은 다음달 16일 서울 홍대앞 상상마당에서 새 앨범 발매 기념 공연을 한다. “‘중·고등학생 시절 불독맨션 음악을 좋아하게 됐는데 그땐 이미 밴드가 해체한 뒤여서 아쉬웠어요. 다시는 못 볼 줄 알았던 불독맨션 무대를 볼 수 있다니 기대되네요’라는 인터넷 댓글을 봤어요. 어떤 관객들이 올지 우리도 기대되네요.”(이한철)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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