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리니스트 김재영(28·왼쪽)씨와 피아니스트 김태형(28)씨는 2011년 1월 서울 금호아트홀에서 열린 ‘라이징 스타 시리즈’ 연주회에서 프로 연주자로 처음 호흡을 맞춘 바 있다.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제공
[문화‘랑’]문화인
28살동갑 김태형·김재영씨 합동무대
중학때 만나 군대·유학 함께한 단짝
28살동갑 김태형·김재영씨 합동무대
중학때 만나 군대·유학 함께한 단짝
“정말 보통 인연이 아니죠. 14년을 함께 지냈으니까요. 늘 자극을 주고 진심으로 격려를 해주는 태형이 같은 친구는 드물죠.”(김재영) “정말 징글징글하다고 할까요? 한동안 못 봐도 만나면 바로 어제 만난 것 같은 친구죠. 서로 너무 잘 아니까요.”(김태형)
세계 클래식 음악계에서 한국의 차세대 선두주자로 손꼽는 피아니스트 김태형(28·모스크바 국립음악원·사진 오른쪽)씨와 바이올리니스트 김재영(28·뮌헨 국립음악원)씨는 진정한 ‘죽마고우’ 사이다. 예술중학인 예원학교 2학년에 처음 만나 서울예고와 한국예술종합학교, 군대 훈련소, 유학에 이르기까지 14년 동안 늘 함께 다녔다. 재영씨는 현악4중주단 ‘노부스 콰르텟’의 리더로서 지난해 국제 요제프 하이든 실내악콩쿠르 현악사중주 부문 3위에 이어 아아르데(ARD)국제 콩쿠르에서 현악사중주부문에서 한국 최초로 준우승을 이뤄낸 바이올리니스트. 태형씨는 2004년 포르투갈 포르투 국제콩쿠르와 2008년 모로코국제음악콩쿠르, 2008년 아니마토 국제음악콩쿠르, 올해 헤이스팅스 국제 피아노 콩쿠르 우승을 휩쓴 피아니스트.
“눈빛만 보아도 서로 감성과 음악을 꿰뚫을 수 있다”는 두 사람은 같은 학교에 다니기 전에 마주쳤다. 1998년 태형씨는 신림중 2학년인 김재영씨가 서울시향과 생상의 <바이올린 협주곡 3번>을 협연하는 것을 보고 ‘저 친구 정말 잘한다’고 속으로 감탄했다. 그런데 며칠 뒤 재영씨가 예원학교 2학년으로 전학을 왔다. 첫날 재영씨가 골라 앉은 빈자리가 태형씨 옆이었다. 도시락을 같이 먹으면서 두 사람은 첫날부터 친해졌다. 만나자마자 음악 이야기로 죽이 척척 맞았던 것이다. “군사훈련에서 같은 소대 ‘전우 조’까지 함께했어요. 서로 어떤 음악가 상을 원하는지 잘 알고 있었기에 오랫동안 응원해 줄 수 있었습니다.”
두 사람은 2008년 독일의 뮌헨 국립음대로 유학도 함께 떠났다. 재영씨는 세계적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지휘자인 크리스토프 포펜(57)을 사사하면서 솔리스트와 노부스 콰르텟 리더로 활동중이고, 태형씨는 뮌헨 국립음대를 다니다 스승인 러시아의 피아니스트 엘리소 비르살라제(71)를 따라 러시아 모스크바 국립음악원에서 공부중이다.
두 사람은 1일 서울 세종체임버홀에서 우정의 듀오리사이틀을 펼친다. 연주회 주제는 ‘이방인들’. 고국을 떠나 낯선 이방을 떠돌았던 작곡가들로 뽑았다. 나치에 쫓겨 미국으로 망명했던 독일의 힌데미트의 <바이올린 소나타 1번 내림 마장조>, 스페인 국민주의 작곡가로 스페인 내란을 피해 갔던 아르헨티나에서 숨진 마누엘 데 파야의 <스페인 민요 모음곡>, 폴란드 출신 19세기 최고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작곡가로 타국을 떠돌았던 비에냐프스키의 <전설>, 노르웨이 작곡가 그리그의 <바이올린 소나타 1번 바장조> 등이다.
재영씨는 “독일·오스트리아의 음악적 헤게모니에서 벗어나고 싶었다”고 한다. “파야나 시마노프스키, 비에냐프스키, 그리그는 독일적인 시각에서 볼 때는 변두리 음악이겠지만, 각자 고유한 정체성과 민속성을 지닌 그 지역 나름대로 중심적 음악이었습니다.” 태형씨도 “재영이에게 작품 선정을 떠맡겼는데 비에냐프스키의 <전설>은 중학교 때부터 재영이랑 같이 하고 싶어서 넣었던 곡”이라며 “14년 만에 같이 연주하게 되어 몹시 설렌다”고 밝게 웃었다. (02)324-3816.
정상영 기자chung@hani.co.kr 사진 목프로덕션 제공
<한겨레 인기기사>
■ 노태우 추징금 안내려고 재산 빼돌리려다 덜미
■ 아파트 엘리베이터 성추행범, 잡고 보니 전투경찰
■ 조세회피 3차명단 동아일보 기자 출신 2명
■ BMW·벤츠 등 수입차 연비표시 ‘엉터리’
■ 삼성 준법경영실 전무가 ‘조세회피처’ 명단에…
■ 노태우 추징금 안내려고 재산 빼돌리려다 덜미
■ 아파트 엘리베이터 성추행범, 잡고 보니 전투경찰
■ 조세회피 3차명단 동아일보 기자 출신 2명
■ BMW·벤츠 등 수입차 연비표시 ‘엉터리’
■ 삼성 준법경영실 전무가 ‘조세회피처’ 명단에…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