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밤 서울 성북동 연습실에서 김은성 작가(오른쪽 첫째)와 부새롬 연출가(둘째), 배우 문일수씨(가운데 안경 쓴 이), 이상홍씨(왼쪽 첫째)가 연습을 마치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극 <파인 땡큐 앤드 유>는 프로극단과 아마 극단이 만나 ‘새로운 연극 만들기’를 시도한 점에서 연극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극단 ‘달나라동백꽃’ ‘두비춤’ 제작
연극 ‘파인 땡큐 앤드 유’ 무대로
범죄 일으키는 사회적 문제 외면
개인문제 치부하는 현상 꼬집어
연극 ‘파인 땡큐 앤드 유’ 무대로
범죄 일으키는 사회적 문제 외면
개인문제 치부하는 현상 꼬집어
3년 차의 두 젊은 극단이 우리 사회의 ‘묻지마 범죄’에 의문을 제기하고 나섰다.
극단 달나라동백꽃(대표 김은성)과 극단 두비춤(대표 문일수)이 공동 창작으로 13~16일 서울 서강대 메리홀에서 공연하는 연극 <파인 땡큐 앤드 유>에서다. 이들은 ‘묻지마 범죄’라는 말 자체에 “이의가 있다”고 말한다. 범죄를 이상한 한 개인의 이해할 수 없는 문제로 몰아가면서 우리가 공동으로 책임져야 할 사회의 문제를 은폐시키는 것은 아닐까, 라는 의문이다. 그래서 ‘묻지마 범죄’를 ‘물어야 할 범죄’로 바라보고자 한다.
3월부터 두 극단은 ‘묻지마 범죄’의 사례를 모으고 자신들의 의문을 덧붙여 작품을 만들었다. 달나라동백꽃 부새롬(37) 연출가가 작품을 구성하고 김은성(36) 작가가 대본을 썼다. 부새롬 연출가는 “프로극단과 아마추어극단의 신선한 만남을 통해 새로운 연극 만들기를 시도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극단 달나라동백꽃은 2011년 8월 작가 김씨와 연출가 부씨 등이 ‘현실과 타협하지 않는 연극’을 꿈꾸며 결성했다. 여순반란사건을 다룬 <로풍찬유랑극장>, 5월 광주를 다룬 <뻘> 등 문제작을 발표해 주목받고 있다. 극단 두비춤은 늦깎이로 연극에 입문한 금융인 문일수(50)씨와 미술작가 이상홍(37)씨의 2인 극단이다. 세종문화회관 서울시극단의 시민연극교실에서 만난 두 사람은 의기투합해 2011년 극단을 창단했다.
연극 제목 <파인 땡큐 앤드 유>는 영어회화를 처음 배울 때 ‘하우 아 유?’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다. 부새롬 연출가는 “거의 자동적으로 나오는 이 대답은 ‘파인’(좋은)하지 않은 것들을 ‘아닌 척’, ‘못 본 척’, ‘없는 척’ 하며 열심히 ‘파인’하게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에 대한 은유”라고 설명했다. “본래 두비춤은 저희 ‘달동’(달나라동백꽃)의 팬이었습니다.(웃음). 아저씨(문일수)와 홍님(이상홍)이 같이 작업하고 싶다고 하셨어요. 두 분이 직업 연극인이 아니어서 함께 하면 다양한 이야기가 나올 것 같았는데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두비춤 문일수 대표도 “이번 공동작업은 아마추어와 프로페셔널의 구분에 구애되지 않고 순수하고 즐겁게 연극을 하자는 우리 극단 취지와 잘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묻지마 범죄’를 일으키기 전까지는 평범한 사람이었을 가해자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에 대한 탐색을 담고자 한다. 그래서 언론에 보도된 ‘실제 범죄 사건’과 배우들이 상상한 ‘픽션 범죄 사건’, 그리고 묻지마 범죄를 연기하는 ‘배우의 시선‘으로 짜여 있다. 문일수, 이상홍, 전석찬, 배선희, 이지혜, 강기둥씨가 출연한다. (02)745-4566.
글·사진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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