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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슈스케’서 밀린 중저음, 이젠 나를 키우는 힘이죠

등록 2013-07-04 20:02수정 2013-07-05 13:17

최근 첫 정규앨범 <이너 차일드>를 발표한 존 박과 데뷔앨범 <어 보이스>를 발표한 김예림. 둘은 개성적인 중저음 목소리와 자신만의 색깔을 녹여낸 앨범으로 아티스트로서의 면모를 쌓아가고 있다. 뮤직팜·미스틱89 제공
최근 첫 정규앨범 <이너 차일드>를 발표한 존 박과 데뷔앨범 <어 보이스>를 발표한 김예림. 둘은 개성적인 중저음 목소리와 자신만의 색깔을 녹여낸 앨범으로 아티스트로서의 면모를 쌓아가고 있다. 뮤직팜·미스틱89 제공
[문화‘랑’] 새 음반 호평 받는 존 박과 김예림

존 박과 김예림은 세상에 자신들을 알렸던 <슈퍼스타케이>의 우승자도 아니고, 폭발적인 가창력을 가진 스타일도 아니다.
오디션이라는 가장 대중적 기획을 통해 탄생했지만 자신만의 빛깔을 찾아가는 아티스트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기 시작한 둘을 만났다.
<슈퍼스타케이>(이하 슈스케) 같은 오디션 프로그램은 애초 참가자들이 경쟁하는 과정 자체를 즐기는 게 가장 큰 목적이다. 우승자나 눈에 띄는 참가자가 가수로 데뷔하는 건 부수적 효과다. 프로그램이 성공한다고 해서 참가자의 가수 데뷔가 순탄한 건 아니다. 실제로 <슈스케> 시즌1은 엄청난 인기를 끌며 오디션 프로그램 열풍을 일으켰지만, 우승자 서인국과 준우승자 조문근의 가수 데뷔는 그리 성공적이지 못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 가수들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슈스케> 준우승자 버스커버스커의 노래 ‘벚꽃엔딩’은 올봄 벚꽃 시즌을 맞아 나온 지 1년이 넘었는데도 갑자기 음원 차트 1위에 오르는 기현상을 일으켰다. <슈스케> 우승자 출신 허각, <케이팝스타> 출신 이하이·백아연 등도 음원 차트에서 꾸준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오디션 프로그램과 출신 가수들이 계속 늘다 보니 성공 사례도 많아지는 것이다.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 가수들이 내놓은 음반에 대한 음악적 평가 또한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나온 버스커버스커 1집은 순수하게 음악성만으로 평가하는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최우수 팝 음반과 노래 2관왕을 차지했다. <슈스케> 출신의 존 박과 김예림이 최근 발표한 음반에 대해서도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누군가가 만들어준 노래를 단순히 잘 부르는 차원을 넘어 자신의 음악을 책임지는 ‘아티스트’의 면모가 엿보인다는 것이다. 눈에 띄는 음반 <이너 차일드>(존 박)와 <어 보이스>(김예림)를 발표한 둘을 만나봤다.

최근 첫 정규앨범 <이너 차일드>를 발표한 존 박과 데뷔앨범 <어 보이스>를 발표한 김예림. 둘은 개성적인 중저음 목소리와 자신만의 색깔을 녹여낸 앨범으로 아티스트로서의 면모를 쌓아가고 있다. 뮤직팜·미스틱89 제공
최근 첫 정규앨범 <이너 차일드>를 발표한 존 박과 데뷔앨범 <어 보이스>를 발표한 김예림. 둘은 개성적인 중저음 목소리와 자신만의 색깔을 녹여낸 앨범으로 아티스트로서의 면모를 쌓아가고 있다. 뮤직팜·미스틱89 제공

중저음 목소리의 매력

존 박과 김예림의 공통점은 <슈스케> 우승자가 아니라는 점이다. 존 박은 시즌2에서 준우승했고, 김예림의 투개월은 시즌3에서 ‘톱 3’에 든 데 만족해야 했다. 둘 다 중저음 목소리의 소유자라는 것도 공통점이다. 두 공통점은 상관관계를 지닌다. 음역대가 좁은 중저음 목소리로는 고음을 내기가 힘들다. 여러 스타일의 노래를 소화해야 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에선 불리할 수밖에 없다. 두 시즌의 우승자는 고음에 능한 허각과 울랄라세션이었다.

하지만 중저음 음역대와 잘 맞는 곡을 만난다면 다른 가수에게선 찾기 힘든 개성을 발산한다. 미션 곡이 아니라 자신의 음반으로 승부를 보는 가수에게는 강력한 매력 요소가 아닐 수 없다. 더 나아가 존 박은 <이너 차일드>에서 가성을 쓰는 팔세토 창법으로 중저음의 한계를 극복한다. 그는 “좀더 유연하고 폭넓은 색깔로 노래하기 위해 가성을 많이 썼다”고 말했다. 김예림은 <어 보이스>에서 무심한 듯하면서도 그 안에 미묘한 감정변화를 담은 중저음으로 노래한다. 입체적인 목소리로 노래에 생명을 불어넣은 것이다. 김예림은 “원래 무덤덤한 성격이라 나름 감정을 많이 표현한다고 한 것”이라고 털어놨다.

아티스트 멘토와의 만남

둘은 아티스트 성향이 강한 소속사에 들어갔다는 공통점도 지닌다. 존 박은 대형 기획사로 갈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이적, 김동률 등이 소속된 뮤직팜에 둥지를 틀었다. 그는 김동률과의 면담 뒤 이런 결정을 했다고 한다. 김동률은 존 박의 첫 미니앨범 <녹>을 위해 3곡을 만들어주고 직접 프로듀싱까지 맡았다. 존 박은 “주위 선배들을 보니 다들 직접 곡을 쓰는 싱어송라이터들이더라. 자연스럽게 영향을 받아 나도 곡을 쓰게 됐다”고 말했다. 존 박은 이번에 발표한 첫 정규앨범 <이너 차일드>에서 자작곡을 5곡이나 담았다.

누군가가 만들어준 노래를
잘 부르는 차원을 넘어
자신의 음악을 책임지는
‘아티스트’의 면모가 엿보인다

존 박 “처음부터 끝까지
내가 책임진 작품이라 뿌듯”
김예림 “장르와 느낌 달라도
모든 노래들이 다 나다”

김예림의 투개월은 <슈스케> 이후 소속사를 쉽게 결정하지 못했다. 그러던 중 심사위원이었던 윤종신이 “밥 먹자”고 전화를 걸어왔다. 윤종신은 “너희랑 뭔가 만들어보고 싶다”고 제안했고, 김예림은 별다른 고민 없이 “오케이” 했다. “그냥 느낌이 왔어요. ‘종신 쌤’이 우리가 생각해온 음악적 방향으로 잘 이끌어 줄 거라는.” 투개월은 윤종신이 이끄는 기획사 미스틱89와 계약했고, 다른 멤버 도대윤이 미국으로 학교를 마치러 간 사이 김예림이 먼저 솔로 앨범 <어 보이스>를 발표했다. 윤종신이 프로듀싱을 맡았다.

<슈퍼스타케이> 시즌2에서 준우승한 존 박.<한겨레> 자료사진
<슈퍼스타케이> 시즌2에서 준우승한 존 박.<한겨레> 자료사진
자신만의 색깔을 담은 음반

이들이 발표한 음반에선 자신만의 색깔이 강하게 드러난다. 존 박은 이번 앨범을 직접 프로듀싱했다. ‘투 레이트’ 등 4곡을 작곡했고, ‘이매진’은 작사만 했다. 여기에다 이적, 이상순, 정원영, 이승열, 다이나믹 듀오의 최자 등이 작사·작곡에 힘을 보탰다. 존 박은 참여 뮤지션을 직접 골라 부탁했다. 존 박은 “처음부터 끝까지 내가 책임진, 아티스트로서 나만의 색깔이 드러나기 시작한 앨범이다. 나와 가장 가깝고 내가 가장 뿌듯해하는 작품”이라고 애착을 드러냈다.

김예림은 아직 자작곡을 만들지는 못한다. 하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싱어송라이터에게 곡을 부탁하는 방식으로 앨범에 참여했다. ‘컬러링’을 만들어준 검정치마를 특히 좋아했다고 한다. 타이틀곡 ‘올라이트’는 윤종신이 김예림의 목소리에 최적화된 곡을 만든 경우이고, 이밖에 페퍼톤스의 신재평, 메이트의 정준일, 하나음악 출신의 이규호 등도 작사·작곡에 참여했다. 주류에서 한발짝 비켜 있으면서도 강한 개성과 탄탄한 음악성을 자랑하는 음악인들이다. 김예림은 “각 노래들의 장르와 느낌은 달라도 모두 나처럼 불렀다. 모든 노래들이 다 나다”라고 말했다.

<슈퍼스타케이> 시즌3 ‘톱 3’에 든 투개월. <한겨레> 자료사진
<슈퍼스타케이> 시즌3 ‘톱 3’에 든 투개월. <한겨레> 자료사진
“나에게 롤모델은 없다”

둘은 조급해하지 않는다. 존 박은 “이번 앨범으로 나의 색깔이 완성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 색깔을 찾아가기 위한 과정이자 뮤지션 존 박으로서 오래 음악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밑거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어떤 미래를 그리고 있느냐고 묻자 그는 이렇게 답했다. “오랜 시간 뒤나 롤모델을 생각하지는 않아요. 그러는 게 피곤하기도 하고, 생각한다고 해서 그대로 되지도 않죠. 큰 꿈보다는 지금처럼 즐겁게 음악을 할 수만 있다면 더 바랄 게 없어요.”

김예림도 “앞으로 어떤 모습이 될지 생각하지 않는다. 다른 선배들을 보고 멋있다고 생각해도 내가 그렇게 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자연스러움을 강조했다. “지금 당장 어떤 음악을 하겠다는 틀을 만들어두고 싶지 않아요.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나만의 색깔을 찾게 되겠죠. 곡도 써보고 싶어요. 작사를 해둔 곡도 있고, 조금씩 작곡도 배우고 있어요. 이런 게 쌓이다 보면, 김예림만이 할 수 있는 음악이 언젠가 만들어지지 않을까요?”

끝으로 서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김예림씨는 지나가다 만나면 가볍게 인사만 하는 사이였는데, 이번 앨범 듣고 완전 팬이 됐어요. 음악도 목소리도 정말 좋아요.”(존 박) “존 박씨는 그만이 할 수 있는 걸 잘 알고 있는 것 같아요. 지금도 잘하고 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더 잘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미래가 궁금한 뮤지션이에요.”(김예림)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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