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창적이고 진취적인 음악세계를 선보이는 것으로 유명한 여성 재즈 보컬리스트 써니 킴. 지난해 미국에서 발매된 그의 2집 <페인터스 아이>가 최근 정식으로 국내 유통망을 타게 됐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보컬리스트 ‘써니 킴’ 2집 한국 발매
음악 공부하러 미 유학 중 재즈 접해
앨범 내자마자 ‘한국의 비요크’ 별명
전위적이고 실험적 노래 호평 받아
“박물관처럼 머물러 있는 연주 싫어”
음악 공부하러 미 유학 중 재즈 접해
앨범 내자마자 ‘한국의 비요크’ 별명
전위적이고 실험적 노래 호평 받아
“박물관처럼 머물러 있는 연주 싫어”
최근 몇년 새 국내 재즈계에서 걸출한 여성 보컬리스트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세계적으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나윤선을 비롯해 웅산, 말로, 이부영, 허소영, 신예원 등 그야말로 디바들의 전성시대다. 그중에서도 써니 킴은 진취적인 음악세계를 선보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2008년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처음 발표한 앨범 <안드로이드 어센션>은 전위적이고 실험적인 사운드로 ‘한국의 비요크(비외르크)’라는 별명을 안겼다. 비외르크는 독창적이고 실험적인 음악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아이슬란드 출신 여성 싱어송라이터다.
써니 킴은 지난해 미국 유명 재즈 레이블 서니사이드를 통해 특별한 앨범을 발표했다. 한국화가 김선두 화백의 시와 그림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앨범 <페인터스 아이>다. 써니 킴은 “김 화백의 시화집 <너에게로 유턴하다>에 담긴 조용하고 느린 풍경을 접하니 음악이 떠올랐다”고 했다. 음악을 들어본 서니사이드 관계자는 한국어 가사를 포함한 그대로 발매하기로 결정했다. 뉴욕에서 공연할 때도 한국어로 노래했다. 공연 뒤 어느 관객이 다가와 “한국말이 굉장히 아름답다”는 얘기를 해준 적도 있다고 한다.
미국은 써니 킴이 음악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곳이다. 음악이 좋아 콜로라도주 덴버대 실용음악과로 유학을 간 써니 킴은 재즈를 전공하는 친구의 수업에 들어갔다가 충격을 받았다. “학생들의 재즈 즉흥연주를 듣고 영혼이 불타오르는 느낌을 받았어요. 이게 내 길이다 싶어 재즈로 전공을 바꿨죠.” 세계 최초로 재즈학과를 설립한 명문 학교인 보스턴의 뉴잉글랜드 음악원까지 마친 그는 무작정 재즈의 메카인 뉴욕 맨해튼으로 갔다. 밤마다 재즈 클럽을 돌며 공연을 봤다.
낮에는 연습실에서 다양한 연주자들과 합주했다. 갈수록 입소문이 퍼져 유명 연주자들도 그를 합주에 부르기 시작했다. 급기야 트롬본의 거장 로즈웰 러드 콰르텟에도 참여하게 돼, 2007년 미국의 대표적인 재즈 축제인 뉴포트 재즈 페스티벌 무대에도 섰다. 서니사이드 레이블과 인연이 닿은 것도 로즈웰 러드 때문이다.
써니 킴은 익숙한 재즈 스탠더드를 재해석하는 작업보다 독창적이고 실험적인 창작곡을 만들고 노래하는 걸 선호한다. “박물관처럼 머물러 있기보다는 계속해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음악을 하고 싶다”는 이유에서다. 지금까지 낸 2장의 앨범은 모두 직접 작곡·편곡한 것이다.
“보컬리스트로서 기량을 추구하는 것도 좋지만, 내 음악을 내 것이라고 할 수 있는 뮤지션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로즈웰 러드가 그러더군요. 연주자는 자기 악기가 아니라 자기 영혼을 연주하는 거라고요. 단지 목소리로 음악을 전달하는 차원을 넘어, 뭘 전달할지 그 핵심을 내가 만드는 ‘나의 음악’을 하고 싶어요.”
그는 스탠더드에 대한 미련도 버리지 못했다고 했다. “스탠더드가 처음 나올 당시 시대 배경, 장소, 연주자 감성 등을 정확히 이해하고 표현하는 게 굉장히 어려운 것 같아요. 그래도 도전해보고 싶어서 요즘은 여성 작곡가들의 스탠더드 작품을 공부하고 있어요. 이를 현대적이고 새로운 나만의 해석으로 표현해보려고요.”
써니 킴 2집 <페인터스 아이>는 이제야 정식으로 국내 유통망을 타게 됐다. 국내 한 음반 유통사가 서니사이드와 최근 유통 계약을 맺었기 때문이다. 써니 킴은 이를 기념해 오는 19일 서울 홍대앞 클럽 오뙤르에서 공연을 한다. (02)941-1150.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중·고교 ‘절친’, 사고 항공기 뒷줄에 나란히 앉았다가…
■ [화보] 아시아나 항공기 샌프란시스코 공항 착륙 사고 현장
■ 나는 고발한다…국가정보원의 범죄행위를
■ 무능보다 더 무서운 건 무책임입니다
■ [화보] 시민들이 SNS에 기록한 ‘국정원 규탄’ 촛불집회
■ 중·고교 ‘절친’, 사고 항공기 뒷줄에 나란히 앉았다가…
■ [화보] 아시아나 항공기 샌프란시스코 공항 착륙 사고 현장
■ 나는 고발한다…국가정보원의 범죄행위를
■ 무능보다 더 무서운 건 무책임입니다
■ [화보] 시민들이 SNS에 기록한 ‘국정원 규탄’ 촛불집회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