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민정씨 페북에 한줄 남겼다가
출연회차 축소당해
기획사 과잉대응 의견도
출연회차 축소당해
기획사 과잉대응 의견도
최근 뮤지컬 <두 도시 이야기>에 출연한 배우 백민정씨가 자신의 에스엔에스에 ‘사인회가 싫다. 공연 끝난 뒤에도 억지 웃음을 짓는 것이 싫다’는 내용의 글이 누리꾼들 사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결국 공연 기획사 쪽은 출연회차를 줄이는 방식으로 백씨의 책임을 묻기로 결정했다.
백민정씨는 지난 20일 공연이 끝난 뒤 사인회를 마치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힝 사인회 싫어 사인회 싫어 공연 끝나고 피곤 피곤한데 방긋 웃음 지으며 ‘재미있게 보셨어요? 성함이?’ 방실방실~ 얼굴 근육에 경련난다고! 아이고 아이고 귀찮다”는 글과 사진을 올렸다. 함께 출연 중인 배우 임혜영씨는 이 글에 ‘좋아요’를 눌러 공감을 표시했다. 이에 대해 누리꾼들은 “관객의 사랑을 먹고 사는 배우로서 부적절한 언사”라며 백씨와 임씨에게 비난을 퍼부었다.
누리꾼들의 비난이 거세지자 백씨는 다음날인 21일 자신의 트위터에 “어제(20일) 공연 후 체력적으로 너무 지쳐있는 상태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는 것을, 제가 생각이 짧았습니다 ”라며 “제 경솔한 표현으로 인해 실망하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라고 사과의 글을 올렸다. 공감을 표시했던 임혜영씨 역시 “공연 중 잠깐 쉬는 시간에 찍은 사진이 태그되어 온 메시지를 보고 제가 나온 사진이기에 ‘좋아요’를 누른 것 뿐”이라며 “저의 불찰로 많은 분들의 마음을 상하게 해드려 죄송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이미 뮤지컬 팬들의 공분을 산 초기 발언으로 인해 사과문에 대한 반응은 우호적이지 않았다. 누리꾼들은 “백민정 후폭풍은 스스로 자초한 일”, “백민정 후폭풍? 이런 일 예상 못했나”, “백민정 후폭풍…배우도 말 조심해야 합니다”, “백민정 후폭풍…이렇게 심할 줄 몰랐지?”, “백민정 후폭풍… 배우라는 직업은 팬들의 사랑을 먹고 삽니다 잊지 마세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제작사인 비오엠 코리아 측은 급히 21일 오후 공연 캐스팅을 백씨에서 신영숙씨로 변경했으며, 이후 공연에서도 두 배우의 출연 회차를 줄이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최용석 비오엠코리아 대표(프로듀서)는 또 22일 누리집과 트위터 등에 글을 올려 “공연을 아껴주시고 성원해주신 관객들의 애정에 큰 상처를 드린 점에 대해 죄송함과 함께 책임을 느낀다”며 “잘못의 경중에 따라 백민정 배우의 남은 출연횟수 중 6회에 대해 출연 정지를, 임혜영 배우에 대해서는 3회의 출연 정지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편에선 백씨의 발언이 경솔하긴 했지만, 누리꾼들의 비난과 기획사의 과잉대응 역시 문제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3시간의 힘든 공연을 끝마치고 난 뒤 사인회에 참여하기 보다는 빨리 분장 지우고 쉬고 싶은 건 같은 심정 아니겠냐는 것이다. 소설가 공지영씨(@congjee)는 22일 오후 트위터로 “사인뿐만 아니라 가끔씩 본 뮤지컬도 하기 싫겠죠. 저도 매번 글쓰기 싫어요. 지금이야 나이 들어 다르지만 젊을땐 사인 꼭 해야 하나 싶었죠. 축구선수 야구선수 가수 다 좋아죽겠어서 나가나요? 이건 집단 폭력입니다”라고 밝혔다. 또 뮤지컬 배우 이정열씨도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두도시 이야기를 아껴주시는 관객 여러분. 선배로서 먼저 사과의 말 올립니다. 넓은 마음으로 양해 해 주시길 바랍니다”고 백씨를 대신해 사과했다. 그는 이어 “(백민정) 배우로서는 물론이고 인격적으로도 선하고 좋은 사람 입니다. 무대위에서 전력투구를 다한 한 배우의 투정으로 봐 주시길 바랍니다. 부탁드립니다. 이녀석...지금 얼마나 마음 아파할지....”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직업상의 어려움을 토로한 비공개 SNS 글을 일부러 이슈화한 인터넷 매체의 보도태도 역시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정상영 선임기자, 유선희 기자 chung@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강남역 침수’ 놓고 박원순-누리꾼 SNS로 ‘진실 공방’
■ 해병캠프 참사 얼마나 됐다고…교사들까지 반강제 병영캠프
■ 애완견 한 마리 때문에…인천공항 활주로 폐쇄 소동
■ 대우, CJ, STX…서울역 건너편 회사들만 왜?
■ [화보] 자동차가 둥둥…중부지방 곳곳 물폭탄 상흔
■ ‘강남역 침수’ 놓고 박원순-누리꾼 SNS로 ‘진실 공방’
■ 해병캠프 참사 얼마나 됐다고…교사들까지 반강제 병영캠프
■ 애완견 한 마리 때문에…인천공항 활주로 폐쇄 소동
■ 대우, CJ, STX…서울역 건너편 회사들만 왜?
■ [화보] 자동차가 둥둥…중부지방 곳곳 물폭탄 상흔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