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일 집행위원장
“지금까진 씨뿌리기…이제 열매 맺을것”
거창국제연극제 26일 개막
“낮에는 물에서 더위 식히고
밤엔 마음으로 연극 건지세요”
거창국제연극제 26일 개막
“낮에는 물에서 더위 식히고
밤엔 마음으로 연극 건지세요”
해마다 7월 말 경남 거창군 수승대에서 열리는 거창국제연극제가 올해로 25회 은혼식을 맞았다. 1989년 경남에 있는 5개 극단이 모여 ‘10월 연극제’로 시작한 산골 잔치가 이제는 해마다 200여편의 공연이 펼쳐지고 나라 안팎에서 20여만명이 찾는 글로벌 축제로 자랐다. 또 해마다 200억원 안팎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거둬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콘텐츠로 우뚝 섰다.
26일 개막을 앞두고 마무리 단장에 바쁜 이종일(58·사진) 축제집행위원장을 25일 만났다.
“벌써 25회라니 기적 같은 이야기죠. 초기에 거창은 문화 황무지였습니다. 처음 10년 동안 민간 연극인들이 호주머니를 털어서 연극제를 지켜내려고 무진 노력을 했습니다.” 그는 “주민들에게 국제연극제를 이해시키고 동참시키는 소통에 많은 시간이 걸렸다”고 털어놓으며 “가을철 실내에서 하던 축제를 여름철 수승대 야외무대로 옮기면서 계곡과 숲이 어우러진 탁월한 자연경관도 시너지 효과를 거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축제는 장소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시멘트 숲’보다는 ‘나무 숲’에서 이뤄지는 행사가 좀더 축제의 원형에 가깝겠죠. 자연환경이 잘 갖춰진 축제에 모이면 서로 인간적인 냄새도 맡을 수 있어요. 낮에는 청정한 물에 몸을 던져 더위를 식히고 밤에는 마음으로 연극을 건져오는 게 이 축제의 특징입니다.”
올해는 ‘연극이 없다는 건 인생이 없다는 것’을 주제로 내걸었다. 11개국 46팀이 참가해 29일 물 위에서 펼쳐지는 야외공연 <100인의 햄릿>을 개막작으로 200회의 공연을 펼친다.
이 위원장은 “지난 25년이 밭갈기, 씨뿌리기였다면 앞으로 25년은 줄기를 세워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도록 노력하겠다”며 “축제를 거창군의 다른 지역으로도 넓혀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거창국제연극제는 1980년 거창군 대성중학교 영어교사로 부임한 이 위원장이 문화적 혜택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 1983년 극단 입체를 만들어 연극을 보여준 것으로부터 출발했다. 학생 관객이 일반 관객이 되면서 연극 인구가 늘어나자 거창국제연극제의 모태가 된 ‘10월 연극제’로 확대됐다.
그는 “앞으로 축제 인력을 양성하는 거창연극대학 교육시스템을 구축하고 국내외 공연 팀들에 무대세트와 의상, 조명 등을 지원하는 공연예술지원센터를 건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거창/글·사진 정상영 선임기자 ch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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