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던 매터의 작품 '공원 분수대 앞에서 사랑을 고백하고(‘그녀는 예스라고 말했다’)'
‘우리 삶이 춤이…’ 개인전 위해 방한
분수대·다리밑 등 일상적 공간서
무용수들의 ‘비현실적’ 동작 찍어내
“나의 사진은 평범한 비범을 추구” 그래서일까. 그의 작품에는 개, 구경꾼, 갈매기 등이 돌발 등장해 명랑함을 돋운다. 그는 “계획을 세우면 틀 안에 제한돼 전체를 볼 수 없게 된다”며 “사전계획을 세우지 않으며 즉흥성의 힘을 현장에서 풀어낸다”고 말했다. 공중에 떠 있는 동작은 ‘즉흥성의 사촌’인 순발력의 고갱이로 사진의 거장 앙리 카르티에브레송이 말하는 ‘결정적 순간’에 해당한다. 매터는 그것을 ‘깜짝 요소’라고 부르며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드르륵~ 연속 촬영해 한 컷을 고르는 것은 내 몫이 아니다. 그것은 작가의 능력이 아니라 기계의 힘이다. 훌륭한 결과를 얻었다고 해도 그것은 어쩌다 얻어걸린 행운일 뿐이다.” 결정적 순간을 낚기 위해 댄서는 비슷한 점프 동작을 수없이 되풀이하고 작가는 한 동작 한 컷 촬영을 고집한다. 매터는 셔터를 누를 때 물건이 된다 안 된다는 감이 온다면서 “내가 군인이었다면 저격수였을 것”이라며 웃었다. 매터는 예술가 집안 출신. 그의 증조부는 화가이자 교육자였다. 할아버지는 사진가이자 디자이너로 예일대 사진과 교수를 지냈다. 아버지는 영화감독, 엄마는 모델이었다. 매터는 할아버지가 손자를 암실로 자주 불러들였고 엄마는 아들 사진을 많이 찍어줘 어려서부터 사진에 친숙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느 예술가 집안처럼 정서적, 재정적으로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 같아서 예술가가 되지 않으려 대학에서 경영학을 택했다고 털어놓았다. 매터는 야구선수, 배우 등을 떠돌다 서른살에 결국 사진기를 잡았다. “아내와 함께 산에 올랐다가 아름다운 경치를 만났다. 사진을 찍으려 했지만 어찌할 줄 몰랐다. 하산 뒤 취미로 사진을 배웠는데 첫 사진을 인화해 보는 순간 내 안의 열정을 느꼈다. 야구선수, 배우였을 때 결코 경험하지 못한 것이었다.” 그는 야구선수 때 대타로 나가 홈런을 쳐 스타가 된 순간, 아내를 만나 결혼한 일, 아내와 여행중 사진을 배우기로 한 일, 초상사진을 찍으면서 남자 무용수 제프리 스미스를 만나 댄서 시리즈를 시작한 일 등 인생에서의 결정적 순간들을 꼽으면서 이것들이 모여 현재의 자신을 만들었다고 했다. 현재 매터는 댄서 시리즈 외에 운동선수를 거리로 불러낸 시리즈를 찍고 있다. “댄서는 몸을 통해 이야기하는데 운동선수는 몸을 쓸 뿐이어서 훨씬 더 힘들다”는 엄살이다. 임종업 기자 blitz@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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