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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정통 록 고집 시나위, 힘 좀 뺐습니다

등록 2013-08-08 19:34수정 2013-08-08 22:12

한국 록의 상징적인 밴드 시나위가 7년 만의 신보 <미러뷰>를 들고 돌아왔다. 오른쪽부터 신대철(기타), 윤지현(보컬), 김정욱(베이스) 3인조를 주축으로 한 개방형 밴드로 거듭났다. 에코브리드 제공
한국 록의 상징적인 밴드 시나위가 7년 만의 신보 <미러뷰>를 들고 돌아왔다. 오른쪽부터 신대철(기타), 윤지현(보컬), 김정욱(베이스) 3인조를 주축으로 한 개방형 밴드로 거듭났다. 에코브리드 제공
7년만의 미니앨범 ‘미러뷰’
젊은 보컬 윤지현 오디션 선발
악기별 객원 멤버로 밴드 개방
음악색깔 전보다 더 풍부해져
헤비메탈·블루스 정통 록 위에
랩·일렉트로닉 새 요소 버무려
신대철 “유연성 갖는 게 맞다”

1986년 데뷔한 시나위는 한국 록의 상징과도 같은 밴드다. 한국 록의 대부 신중현의 맏아들 신대철(기타)이 이끈다는 점도 그렇고, 임재범·김종서·서태지·김바다 등 굵직한 음악인들을 배출했다는 점도 그렇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록이 비주류로 밀려나면서 시나위마저 움츠러들 수밖에 없었다. 2006년 9집 <리즌 오브 데드 벅스>를 마지막으로 오랜 휴지기에 들어갔다.

시나위가 돌아왔다. 7년 만의 신보인 미니앨범 <미러뷰>를 들고서다. 리더 신대철을 빼고 모든 멤버들이 바뀌었다. 신대철의 동생 신윤철이 이끌던 밴드인 서울전자음악단 출신의 김정욱(베이스)과 지난 1월 공개 오디션으로 선발된 젊은 보컬리스트 윤지현(27)이 합류해 3인조로 다시 태어났다.

이렇게 되기까지 몇몇 계기가 있었다. 신대철은 2011년 <한국방송> 밴드 오디션 프로그램 <톱밴드> 심사위원을 맡았다. 그는 “후배 밴드들을 보고 자극받아 시나위를 다시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문화방송> 가수 경연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에서 출연을 제의했다. 김바다·김정욱·남궁연 등으로 프로젝트 밴드를 꾸려 무대에 선 신대철은 “시나위를 다시 하는 게 맞다”는 확신을 하게 됐다.

다른 소속사에서 독자적 활동을 하고 있는 김바다를 대신할 새 보컬이 필요했다. 공개 오디션을 열고 이를 인터넷으로 생중계하는 이벤트를 열었다. 그렇게 해서 건진 원석이 대구에서 인디밴드 ‘부재중’ 멤버로 활동하던 윤지현이다. 신대철은 “지현이가 잠재력은 있지만 경험이 적어 걱정을 많이 했는데, 최근 지산월드 록페스티벌 무대에서 주눅 들지 않고 관객들을 이끄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추켜세웠다.

윤지현과 신대철의 인연은 좀더 거슬러 올라간다. 윤지현은 ‘부재중’ 밴드로 <톱밴드> 예선에 참가해 ‘미인’을 불렀다. 당시 심사위원 신대철이 “정말로 부재중이네요”라고 혹평하며 불합격을 통보했다. 이에 자극받은 윤지현은 훗날 시나위 오디션에 도전했고, 감히 상상도 못했던 시나위 8대 보컬리스트 자리를 따냈다.

기존의 4인조에서 3인조로 몸집이 줄었지만, 음악적 몸피는 더욱 풍성해졌다. 악기별 멤버가 고정돼 있는 폐쇄형 밴드에서 개방형 밴드로 거듭났기 때문이다. 신대철·유지현·김정욱 등 주축 멤버에다 신대철의 막냇동생 신석철(드럼), 인디밴드 칵스의 숀(키보드), 피아의 양혜승(드럼), 남궁연(키보드), 우상석(블루스 하모니카) 등 객원 멤버들이 개별곡에 참여해 다양한 색깔을 더했다.

<톱밴드>로 인연을 맺은 후배 밴드 보컬리스트들도 대거 목소리를 보탰다. 게이트 플라워즈의 박근홍, 로맨틱 펀치의 배인혁, 피아의 옥요한, 내귀에 도청장치의 이혁, 블랙독의 주강훈 등이 참여한 ‘크게 라디오를 켜고’가 인상적이다. 신대철은 “시나위 데뷔곡을 후배들과 함께 다시 불러 록 밴드들이 의기투합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결과적으로 이번 앨범은 시나위의 이전 앨범과 확연히 달라진 음악세계를 선보인다. 헤비메탈·블루스 등 정통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랩·일렉트로닉 등 새롭고 감각적인 요소를 뒤섞었다. 댄스 음악에 많이 쓰이는 오토튠으로 목소리를 변조하는가 하면, 우쿨렐레·하모니카처럼 얼핏 록과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악기와도 조화를 이뤘다. “전에는 정통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이제는 유연성을 갖는 게 시대에 맞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옛것과 새것이 멋지고 자유롭게 어우러지는 음악을 시나위 같은 선배 밴드가 과감하게 해야 후배 밴드들도 영향을 받지 않겠어요? 재즈 트럼펫의 거장 마일스 데이비스는 하나의 스타일에 머물지 않고 평생 변화와 혁신을 추구했어요. 저도 그런 음악인이 되고 싶습니다.”(신대철)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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