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음악·공연·전시

클래식 작품번호의 비밀

등록 2013-08-08 19:50수정 2013-08-08 23:07

[문화‘랑’] 문화 콕콕
생전엔 ‘Op’ 유작은 ‘WoO’…작곡가별 고유 표기도
클래식 곡에는 라틴어로 ‘작품’이란 말인 오푸스(Opus)의 약자를 써 ‘Op.1’ ‘Op.50’ 등으로 번호를 붙입니다. 그런데 왜 베토벤의 <교향곡 제9번 ‘합창’>은 작품번호를 ‘Op.125’라고 기록하고, 가곡 ‘그대를 사랑해’(Ich liebe dich)는 ‘WoO.123’이라고 다르게 표기할까요?

베토벤의 작품 목록에서 생전에 발표한 작품에는 ‘Op.번호’를 쓰고, 당시에는 출판이 되지 않았거나 사후에 발견한 유작에 ‘WoO.번호’를 붙였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WoO.’는 ‘작품번호 없음’(Werke Ohne Opuszahl)의 약자로, 1955년 독일의 음악학자 한스 할름과 게오르크 킨스키가 ‘Op.번호’가 없는 베토벤 205개 작품에 ‘WoO.번호’를 매긴 것입니다.

‘오푸스 번호’는 17세기 후반부터 작곡가들이 쓰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 이전 바흐나 헨델, 하이든, 모차르트 등은 작품번호를 쓰지 않았습니다. 이후 학자들이 이들의 작품 목록을 작성하면서 고유의 표기법을 붙였습니다. 모차르트의 작품에 붙는 ‘쾨헬 번호’(‘K.’ 또는 ‘K.V.’)나 바흐의 작품번호 ‘BWV.’, 헨델의 작품번호 ‘HWV’, 하이든의 작품에 붙는 ‘호보컨 번호(Hob.)’, 슈베르트의 ‘도이치 번호(D.)’, 비발디의 ‘뤼옴 번호(Rv.)’가 대표적인 것들입니다.

작품번호는 나중에 쓴 곡이 먼저 출판되는 경우 선후가 바뀌기도 하지만 대부분 작곡 순서와 비슷합니다. 그래서 번호를 보고 어느 시기인지를 짐작해볼 수 있습니다. 또한 작곡가의 성격이나 기질을 엿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가령 브람스의 <교향곡 1번>은 ‘Op.68’로 그의 다른 작품 <피아노 협주곡 1번 Op.15> 등보다 훨씬 뒤에 있습니다. 그가 22살인 1855년에 작곡을 시작해 거의 20년에 걸쳐 수정에 수정을 거듭해 43살이 되던 1876년에 완성했기 때문입니다. 브람스의 완벽을 추구하는 결벽증적인 성격을 알 수 있죠.

정상영 선임기자 chung@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연봉 3450만원 이상 직장인 내년 세금 부담 커진다
애들은 가라, 장안의 청춘남녀 바글바글…클럽같은 ‘19금’ 물놀이
[단독] 국내 최초로 ‘초열대야 현상’…강릉 오전 6시에도 30도 넘어
나는 전설의 국정원 7급 직원이었다
[화보] 최악의 ‘적조’…폐사 어류 2천만 마리 육박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