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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이렇게 키스신 많은 뮤지컬은 처음” 영화보다 귀여워진 뮤지컬 보니

등록 2013-09-20 10:53수정 2013-09-20 10:56

클라이드 한지상, 보니 리사
클라이드 한지상, 보니 리사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와 같은 점, 다른 점
브로드웨이의 최신 주목작 <보니 앤 클라이드>가 지난 4일 드디어 한국에서 막이 올랐다. <지킬 앤 하이드>, <스칼렛 핌퍼넬>, <몬테크리스토>로 유명한 흥행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이 음악을 담당했으며, 키(샤이니), 박형식(제국의 아이들), 다나(천상지희) 등 ‘3세대 뮤지컬 아이돌’들이 캐스팅 된 <보니 앤 클라이드>는 개막 전부터 큰 기대를 모았다.

클라이드 박형식, 보니 안유진
클라이드 박형식, 보니 안유진
보니와 클라이드는 1930년대 미국 경제공황 시대, 강도행각으로 이름을 날린 실존인물이다. 이들의 이야기는 1967년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원제: 보니 앤 클라이드, 워렌 비티·페이 더너웨이 주연)라는 영화로 만들어져 큰 인기를 끌었다. 갱 영화로는 드물게 당시 아카데미 10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됐고, 아카데미 촬영상·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이번에 개막한 뮤지컬 <보니 앤 클라이드>는 이 원작영화를 새롭게 각색한 ‘무비컬’(무비+뮤지컬)이다. 그렇다면 뮤지컬은 원작영화와 어떻게 다를까? 프랭크 와일드혼은 “작품을 만들 때 원작 영화 작가인 데이비드 뉴먼과 함께 작업을 했지만, 완성된 뮤지컬은 영화와 다른 부분이 많다”고 설명한 바 있다.

뮤지컬 <보니와 클라이드>는 보니와 클라이드의 ‘격정적 사랑’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 원작영화가 둘의 범죄행각과 그 폭력성의 극단을 보여주는데 초점을 맞춘 것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실제 영화 속에서 클라이드는 ‘성적불구’로 설정됐다. 영화 속에서는 ‘여성과 사랑을 나누지 않고 범죄에만 몰입하는’클라이드와 그런 그를 진정으로 사랑한 보니의 관계가 아주 특별하게 묘사된다. 그러나 뮤지컬 속 보니와 클라이드는 시시때대로 정열적인 키스와 뜨거운 사랑을 나눈다. 기자간담회 당시 보니 역의 안유진이 “이토록 키스신이 많은 뮤지컬은 처음”이라고 했을 정도다. <보니 앤 클라이드>는 뮤지컬 치고는 꽤 수위가 높은 정사신과 노출신이 많다.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영화와 뮤지컬은 등장인물 또한 다르다. 영화 속에서는 보니와 클라이드 외에 형인 벅스와 블렌치 부부, 모스, 블랑슈 등이 범죄에 합세하지만, 뮤지컬에서는 벅스 부부만 등장한다. 제작사인 엠뮤지컬 쪽은 “몰입도와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영화 속 모스·블량슈 역할을 과감히 생략하고 벅스·블렌치 부부의 비중을 높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대로 뮤지컬에서 보니를 어릴 때부터 짝사랑한 경찰관 테드는 영화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인물이다. 보니·클라이드·테드의 삼각관계를 통해 영화의 ‘러브라인’을 더 강조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경찰이면서도 보니를 구하기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테드 역할에 매력을 느끼는 관객들도 많을 듯 하다.

보니의 캐릭터도 조금 바뀌었다. 도발적이고 반항적인데다 대담한 영화 속 보니에 견줘 뮤지컬 속 보니는 좀 더 순종적면서 사랑스러운 인물로 설정됐다. 영화 속 보니는 클라이드의 범죄행각에 적극적으로 동참한다. 심지어 경찰에 붙잡힌 블랑슈를 구해낸 뒤 그가 “내 몫을 내놓으라”고 요구했을 때 “불화를 원치 않는다”며 요구에 응하는 클라이드의 우유부단한 모습을 못마땅해 하며 대립하는 모습마저 보인다. 하지만 뮤지컬 속 보니는 계속해서 범죄에 몰입하는 클라이드를 말리거나 “돌아가겠다”고 떼를 쓰는 등 좀 더 심약하게 그려진다. 그리고 클라이드에게 애교섞인 응석을 부리거나 재치있는 입담을 발휘하는 귀여운 모습이 부각된다. 충무아트홀.10월27일까지.1588-0688.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실제 보니와 클라이드는 어떤 인물?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보니 파커는 1910년 텍사스주 로웨나에서 태어났다. 4살때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 밑에서 가난하고 불우하게 살다 일찍 결혼했으나 실패하고 식당 종업원으로 일했다. 클라이드 버로우는 1909년 텍사스주 엘리스카운티에서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16살 때 처음 차량 절도로 감옥에 들어간 그는 이후 계속해서 차량 절도와 강도 행각을 일삼았다. 영화에서처럼 클라이드는 감옥에서 동료 재소자들로부터 성적학대를 당해 여성과 성행위를 할 수 없는 성적불능에 시달렸다고 전해진다.

1932년 파티에서 우연히 만나 사랑에 빠진 두 사람은 은행과 주유소ㆍ식당 등을 터는 강도행각을 벌였다. 보니는 도피행각 중에도 신문사에 자신이 쓴 시를 보내 실어달라고 요구했으며, 클라이드 역시 포드 자동차의 사장 헨리 포드 앞으로 편지를 보내 ‘포드 자동차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는 등 대담한 모습을 보였다. 당시 경제공황으로 실의에 빠졌던 젊은이들은 이들의 범죄행각을 ‘시대에 대한 반항’으로 여기고 열광했다.

결국 보니와 클라이드는 경찰을 포함해 11명을 살해하고 도주하다 1934년 5월 루이지애나 패리시 비엔빌에서 경찰에 포위돼 180여발의 총알을 맞고 사살됐다. 사망 당시 보니는 24살, 클라이드는 25살이었다.

한편, 흉악범인데다 여성과 사랑을 나눌수조차 없는 클라이드와 사랑에 빠진 보니는 ‘하이브리스토필리아’의 대표적 사례로 꼽히곤 하는데, 하이브리스토필리아는 끔찍하고 흉악한 범죄자에게 이성으로서 매력을 느끼고 그를 동조하는 현상(또는 사람)을 뜻한다. 보니와 클라이드 사건 이후 이 증후군은 ‘보니 앤 클라이드 증후군’이라고도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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