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먼 휠러
영국 인디 레이블 베가스
디지털 총괄 사이먼 휠러
디지털 총괄 사이먼 휠러
“싸이의 ‘강남스타일’ 이후 세계인들이 ‘한국에도 음악이 있구나. 한번 들어볼까?’ 하고 관심을 갖게 됐어요. 좋은 기회가 열린 거죠. 하지만 한국에 싸이 같은 음악만 있다고 여기게 된다면 문제입니다. 한국의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더 많이 소개돼야 해요.”
영국의 세계적인 인디 레이블 베가스 그룹에서 디지털 전략을 총괄하는 사이먼 휠러(사진)는 10일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인터뷰에 앞서 그는 이날 서울 홍대앞과 강남 일대에서 개막한 서울국제뮤직페어(뮤콘) 컨퍼런스에 참가해 ‘세계 음악시장 속 인디의 부상’을 주제로 특별연설을 했다.
베가스 그룹은 1973년 런던에서 음반가게로 시작해 지금은 포에이디(4AD), 엑스엘(XL) 레코딩스 등 여러 산하 레이블을 둔 세계적 영향력을 지닌 인디 레이블로 성장했다. 아델, 라디오헤드, 벨 앤 세바스천, 시규어 로스, 루 리드, 스트록스, 화이트 스트라입스, 뱀파이어 위켄드 등 유명 인디 음악인들이 소속돼 있다.
“음악 자체로는 인디와 메이저(주류)에 큰 차이가 없어요. 음악을 어떻게 보급하고 전략을 세우는지 태도의 차이인 거죠. 메이저 제작사는 주주들의 이익을 위해 위험을 회피하고 안정적 방식을 추구해요. 더 많은 수익을 올리는 게 목표죠. 하지만 인디 제작사는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알리는 데 목표를 둡니다. 더 창의적이고 신선한 음악이 많을 수밖에 없어요.”
인디 음악은 이제 세계 시장에서 상당한 위상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 그래미 수상자의 절반 이상이 인디 음악인이고, 아델, 테일러 스위프트 등은 세계적인 음반 판매량을 자랑한다. 사이먼 휠러는 “2010년 우리 회사 소속의 뱀파이어 위켄드가 빌보드 차트 1위를 차지했는데 이런 걸 10년 전만 해도 상상도 못했다. 비교적 공정한 장을 제공하는 디지털 기술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아델·라디오헤드 소속 레이블
디지털 덕 인디음악 위상 커져
아시아 아티스트 발굴에 관심 1990년대에 베가스 그룹에 합류한 사이먼 휠러는 처음에는 음반 포장하는 일을 했다. 인터넷이 막 생겨나기 시작한 90년대 중후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한 그는 회사 대표에게 이를 제안했고, 대표는 인터넷으로 음악을 알리는 일을 본격적으로 맡겼다. “엠피3 파일을 공짜로 내려받아 노래 일부분을 들을 수 있도록 했는데, 당시로선 획기적인 홍보 방식이었죠.” 그는 “요즘은 인터넷으로 음악을 알릴 방법이 너무 많아져서 오히려 제대로 알리기 힘들어진 역설적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아티스트가 유튜브, 소셜 미디어 등을 활용하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을 할애하기보다는 먼저 좋은 음악을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주변에서 홍보를 도와줄 사람이 없다면, 다양한 채널보다는 한 채널에 집중하는 게 좋아요.” 그는 “여러 인디 레이블이 사업적으로 연합해 메이저 제작사와 경쟁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한국 인디 음악의 세계 진출과 관련해 그는 “지금은 어느 나라에서 아티스트가 오는지 큰 상관이 없는 시장이 됐다. 언어가 장벽이 될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서구 시장 진출을 위해 자신만의 독창성을 잃거나 서구 음악과 비슷하게 하는 건 아니라고 본다”고 조언했다. 그는 “요즘 새로운 아시아 아티스트를 발굴하기 위해 눈여겨보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문화적 다양성은 우리가 가진 가장 위대한 자산 중 하나입니다. 인디 음악은 비타민이나 향신료와 같아요. 우리 앞에 많은 음식이 있지만 비타민과 향신료가 없으면 맛이 지루하고 단조로울 겁니다. 평생 그런 음식을 먹고 살 순 없어요. 새롭고 독창적인 음악을 끊임없이 만들어내는 인디 음악시장이 앞으로 더 커질 수밖에 없는 이유죠.”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사진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디지털 덕 인디음악 위상 커져
아시아 아티스트 발굴에 관심 1990년대에 베가스 그룹에 합류한 사이먼 휠러는 처음에는 음반 포장하는 일을 했다. 인터넷이 막 생겨나기 시작한 90년대 중후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한 그는 회사 대표에게 이를 제안했고, 대표는 인터넷으로 음악을 알리는 일을 본격적으로 맡겼다. “엠피3 파일을 공짜로 내려받아 노래 일부분을 들을 수 있도록 했는데, 당시로선 획기적인 홍보 방식이었죠.” 그는 “요즘은 인터넷으로 음악을 알릴 방법이 너무 많아져서 오히려 제대로 알리기 힘들어진 역설적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아티스트가 유튜브, 소셜 미디어 등을 활용하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을 할애하기보다는 먼저 좋은 음악을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주변에서 홍보를 도와줄 사람이 없다면, 다양한 채널보다는 한 채널에 집중하는 게 좋아요.” 그는 “여러 인디 레이블이 사업적으로 연합해 메이저 제작사와 경쟁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한국 인디 음악의 세계 진출과 관련해 그는 “지금은 어느 나라에서 아티스트가 오는지 큰 상관이 없는 시장이 됐다. 언어가 장벽이 될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서구 시장 진출을 위해 자신만의 독창성을 잃거나 서구 음악과 비슷하게 하는 건 아니라고 본다”고 조언했다. 그는 “요즘 새로운 아시아 아티스트를 발굴하기 위해 눈여겨보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문화적 다양성은 우리가 가진 가장 위대한 자산 중 하나입니다. 인디 음악은 비타민이나 향신료와 같아요. 우리 앞에 많은 음식이 있지만 비타민과 향신료가 없으면 맛이 지루하고 단조로울 겁니다. 평생 그런 음식을 먹고 살 순 없어요. 새롭고 독창적인 음악을 끊임없이 만들어내는 인디 음악시장이 앞으로 더 커질 수밖에 없는 이유죠.”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사진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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