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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니벨룽의 반지’ 내한공연 앞둔 앞둔 발레리 게르기예프

등록 2005-08-31 17:29수정 2005-08-31 17:29

“영원의 세계 향한 웅장한 절규 그리겠다”

독일 후기 낭만파 음악의 거장 리하르트 바그너(1813~1883)의 최고의 걸작 오페라인 <니벨룽의 반지> 4부작이 한국에서 아시아 초연된다.

발레리 게르기예프의 마린스키 극장 오페라와 마린스키 극장 오케스트라가 오는 9월24일부터 29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라인의 황금’ ‘발퀴레’ ‘지그프리트’ ‘신들의 황혼’ 등 4편을 차례로 선보인다. 북유럽의 전설인 라인강 속의 황금과 초월적인 힘을 가진 니벨룽의 반지, 전설적인 영웅 지그프리트의 이야기를 배경으로 신과 인간들의 권력에 대한 집착과 파멸이 무려 17시간 동안 펼쳐진다.

세계 최고 ‘바그너’ 지휘자
엄청난 리허설이 성공 비결
“스토리 이해하고 관람하면 더 깊은 감동 얻을 수 있어”

바그너가 26년에 걸쳐 완성한 이 4부작은 1876년 8월 바이로이트 페스티벌에서 초연된 뒤 수많은 음악 거장들이 다양한 해석을 시도했다. 21세기에 들어서는 2003년 바덴바덴 초연에서 대성공을 거둔 러시아 마린스키 오페라의 예술감독 발레리 게르기예프의 버전을 최고로 친다.

역사적인 아시아 초연을 앞두고 29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마린스키 극장에 머물고 있는 발레리 게르기예프(52)와 이메일 인터뷰를 했다. 그는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조율하는 사이먼 래틀과 함께 세계 최고의 지휘자로 평가받고 있는 거장.

“한국 공연을 고대하고 있다. 한국 방문은 처음이지만 한국인들과 초청단체, 우리 러시아 단체에게 있어서 이번 공연은 매우 흥미있는 프로그램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이 공연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기쁜 마음으로 노력할 것이다.”

그는 <니벨룽의 반지>에 대해 “음악과 무대 그리고 작품 속에 내재된 상징과 신화 등 문학이 어우러진 거대한 한편의 종합예술이 바로 이 작품이다”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그는 “작품 속에 내재된 많은 상징적 장치들을 시대나 상황에 따라 다르게 해석해낼 수 있다는 것 또한 이 작품의 거대한 매력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인들에게 익숙한 이탈리아 오페라와 바그너 오페라와의 차이에 대해 독일어 가사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바그너의 웅장한 오케스트레이션은 성악가들에게 고음에서도 엄청난 성량을 요구한다. 이탈리아 오페라는 가사보다는 선율 중심이다. 그러나 독일어로 씌어진 오페라, 특히 바그너 오페라는 가사가 중요하기 때문에 독일어의 발음 자체에서 오는 특성을 살피고 가사를 완전히 익혀 불러야 한다.”

그는 <니벨룽의 반지>가 던지는 메시지에 대해 “보통의 오페라가 주로 인간의 사랑을 다루고 있는 데 반해 바그너는 신과 인간의 관계, 순수한 사랑, 그리고 물질적 탐욕의 세계와의 영웅적 투쟁을 통해 영원의 세계에 도달하려는 절규 같은 거대한 주제를 그리고 있다”고 풀이했다. 다시 말해 “결국 구원의 문제로 귀결된다”는 것이 그의 해석이다.

지금까지 백야 축제, 독일 바덴바덴, 볼쇼이극장 공연에서 열광적인 찬사를 받은 그는 비결이 “공연을 앞두고 항상 엄청난 리허설을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 관객들이 더 깊은 감동을 얻으려면 미리 스토리를 이해하고 관람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한국 관객들은 이미 세계적인 높은 수준의 작품들을 많이 접했다고 알고 있다. 한국은 문화적 주변국이 아니라 많은 공연단체가 거쳐가는 중요한 간선도로의 역할을 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작품 또한 그다지 어렵게 받아들이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한국공연에 출연하는 주역배우들과 스태프들에 대해 그는 “원래 러시아 민족은 목소리의 성량이 풍부한데다 우리 마린스키 극장에는 많은 다재다능한 가수들이 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게르기예프는 자신의 음악세계과 관련해 “1988년 마린스키극장의 책임을 맡기로 했을 때 내 선임과제 가운데 하나는 철의 장막 탓에 단절된 중요한 전통들, 프로코피에프 등 러시아의 위대한 작곡가들의 작품을 비롯해 점차적으로 완벽한 오페라 레퍼토리를 다시 소개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음악이 정치적인 취지를 넘어서는 것임을 늘 자각하고 있고 우리가 과거에 외면했던 모든 음악들 역시 우리 역사의 일부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공연에 앞서 223번째 시즌이 시작하는 9월20일에 마린스키극장에서 오페라 <스페이드의 여왕> 공연을 준비하고 있는 게르기예프는 11월부터 12월까지 파리 바스티유에서 오페라 <트리스탄과 이졸데>, 내년 1월1월 일본에서 <니벨룽의 반지>, 3월 뉴욕 메트로폴리탄에서 <마제파>, 7월 바덴바덴에서 다시 <니벨룽의 반지>를 공연할 예정이다. (02)518-7343.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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