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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이혼 생각하는 위기의 부부, 이 연극 추천합니다

등록 2013-11-10 20:15수정 2013-11-10 21:09

연극 <여보, 나도 할 말 있어>는 중년의 이야기를 유쾌하고, 현실감 있게 담은 작품이다. 왼쪽부터 배우 김선화씨, 극작·연출가 김영순씨, 배우 김성기씨. 극단 나는세상 제공
연극 <여보, 나도 할 말 있어>는 중년의 이야기를 유쾌하고, 현실감 있게 담은 작품이다. 왼쪽부터 배우 김선화씨, 극작·연출가 김영순씨, 배우 김성기씨. 극단 나는세상 제공
‘여보 나도 할 말 있어’ 앙코르 공연
중장년 찜질방 토크에 애환 담아
솔직한 사연에 입소문 타고 인기
요즘 중년 관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있는 무대가 있다. 지난 6일부터 서울 대학로 알과핵소극장에서 앙코르 공연되고 있는 극단 ‘나는세상’의 연극 <여보, 나도 할 말 있어>이다. 은퇴한 60대 가장, 40대 샐러리맨, 갱년기 여성, 인생 황혼기의 장년들이 찜질방에 모여 삶의 애환과 고민을 털어놓는다. 연극 뒤에 붙은 ‘살어 말어? 도장 찍기 전에 꼭 봐야 하는 연극’이라는 꾸밈말은 지난 5월 첫 공연 때 어느 중년 관객이 “이혼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연극을 보고 마음을 바꿨다”는 사연을 보내온 데서 따온 것이라 한다.

이 연극을 계기로 아예 ‘나는세상’ 이라는 극단을 함께 창단한 작가이자 연출가 김영순(46) 극단 대표와 남녀 주역 배우 김선화(56), 김성기(48)씨를 8일 무대에서 만났다.

“이 작품을 쓰며 현장 인터뷰를 하다 보니 ‘우리 정말 행복해’라고 말하는 부부가 한 명도 없었어요. ‘하루에도 몇번씩 이혼 도장을 찍고 싶다’고 했어요. 그런데 공연 시작 뒤엔 ‘남편과 공연을 보고 오랜만에 대화를 하게 되었다’‘나만 그런 게 아니더라. 위로가 되었다’ 같은 연락이 많았어요.”

연출가 김영순씨는 “위기의 부부들의 솔직한 사연을 담았기 때문에 많은 공감을 얻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브리검영대학에서 연극 연출을, 뉴욕대에서 공연학을 전공한 뒤 2009년부터 국악공연 <엄마와 함께하는 국악 보따리>, 오페라 <마술피리>, 연극 <나의 마지막 연인> 등 세대와 장르를 아우르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는 “엄마가 목욕탕에 다녀오시면 ‘동네 아줌마들이 모여 별의별 이야기를 다 한다’고 말씀하신다. 옛날에는 여자들에게 빨래터와 우물가가 치유의 공간이었고, 현대에는 찜질방이 그렇지 않나 생각했다”고 작품 동기를 설명했다.

배우 김성기씨는 “제가 6장에서 객사한 친구 장례식에 다녀와서 술을 마시고 찜질방에서 독백하는 장면에선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더라”며 “연극 같지만 않고 너무 우리들의 일상 같다”고 말했다. 그는 아내가 딸 집에 산후조리 해주러 가고 홀로 집에서 개를 돌보며 지내는 60대 초반 퇴직자 ‘영호’ 역을 맡았다. 그동안 연극 <대머리 여가수>, <연애희곡>, <레인맨> 등과 뮤지컬 <명성황후>, <맨 오브 라만차>, <드라큘라> 등의 주역 배우로 활약했다.

배우 김선화씨는 “제가 연극배우 출신인데 영화와 텔레비전 드라마를 하면서 늘 좋은 연극에 목이 말랐다”며 “올해 초 김 연출가가 보낸 대본을 읽고 개런티도 안 받고 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그는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 <황진이>와 영화 <26년>, <눈부신 날에>, 연극 <메노포즈>, <갈매기> 등 여러 장르를 넘나들며 활동하고 있다. 이 연극에서는 손자를 봐주는 일로 아들 내외와 갈등이 많은 50대 중반의 ‘영자’ 역을 맡고 있다. 그는 “저와 김성기씨는 이 작품으로 김 연출가를 처음 만났는데 배우들을 존중할 줄 아는 사람이어서 얼른 극단 배우를 자청했다”고 말했다.

세 사람은 “극단이 창단식도 제대로 못할 정도로 미약하지만 좋은 작품이 하나둘 쌓여서 실력 있는 극단을 만들겠다”(김성기), “극단 이름 ‘나는세상’처럼 ‘내가 세상이 되는 것’과 ‘내가 세상을 향해 날아가는 것’ 두 가지를 꿈꾸려 한다”(김영순), “창단 멤버인 저와 성기씨가 연극 선배로서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김선화)고 다짐했다. 2014년 1월5일까지. 070-4195-3889.

정상영 선임기자 ch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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