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26·한스아이슬러음대)씨와 피아니스트 손열음(27·하노버국립음대)씨
클라라 주미 강-손열음
다음달 7일 듀오 콘서트
다음달 7일 듀오 콘서트
두 사람이 맞춘 듯 갈색 머리에 까만 재킷을 입은 모습이 자매 같다. 닮은 것 같다고 말하자 둘이 서로 어깨를 치며 깔깔거린다.
세계무대에서 눈부신 활동을 펼치고 있는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26·왼쪽·한스아이슬러음대)씨와 피아니스트 손열음(27·하노버국립음대)씨가 다음달 7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듀오 콘서트 ‘판타지 포 투’를 펼친다. 두 사람의 이름을 내건 듀오 콘서트는 처음이다. 11일 저녁 서울 서초동의 한 카페에서 두 사람을 만났다.
“사실 피아노는 굉장히 복잡한 악기인데 반해 바이올린은 매우 원초적이고 직접적인 악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한쪽으로 쏠린 취향을 가진 바이올리니스트들이 많은데 주미는 색깔도 많고 음악적으로도 많이 열려 있어요. 그런 것이 정말 다른 연주자와 틀린 것 같습니다. 특히 연주 기술면에서 너무 잘하는 친구고요.”(손열음)
“피아니스트들이 바이올린을 잘 안다고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것 같아요. 다양한 피아니스트들과 연주를 해봤지만 바이올린한테 귀가 열려있는 피아니스트들이 별로 없었습니다. 그런데 언니는 바이올린에 대해서 정말 잘 알고 있어요. 언니와 하면 너무 편한 게 언니가 나를 듣고 있다는 것을 느껴요. 내가 어떤 템포를 하고 있고 어떤 해석에 빠져들어도 다 잡아주고 따라와 주는 것 같아요.”(클라라 주미 강)
두 사람은 “그동안 몇번 호흡을 맞춰 보았는데 음악적인 감각이 비슷해서 정말 잘 맞고 편하다”고 서로 칭찬했다.
10대 때부터 신동으로 소문난 두 사람은 2004년 한국예술종합학교 2년 선후배로 처음 만나 친해졌다. 클라라 주미 강이 1학년 1학기 실기시험에서 쇼스타코비치의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을 연주할 때 손열음이 자청해서 반주를 해줬을 정도로 서로 격려하며 함께 꿈을 키웠다. 그 뒤 클라라 주미 강은 2010년 세계 3대 바이올린 콩쿠르인 인디애나 폴리스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와 일본 센다이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를 동시에 우승했다. 손열음은 2011년 차이콥스키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준우승과 함께 모차르트 협주곡 최고연주상, 콩쿠르 위촉작품 최고연주상까지 휩쓸었다.
두 사람은 2011년 8월에 대관령국제음악제에서 미국 현대음악 작곡가 윌리엄 볼컴의 ‘우아한 유령’을 협연하며 듀오 연주를 생각하게 되었다고 한다. 손열음씨는 “너무 재미있는 곡이었는데 연주가 5분이어서 너무 아쉬워 다음에 제대로 해보자고 했다”고 말했다.
콘서트에서는 모차르트의 <바이올린 소나타 27번>과 슈베르트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환상곡 다장조>, 프로코피예프의 <바이올린 소나타 1번>, 후바이의 <카르멘 판타지>를 들려준다. 연주회는 12월9일 순천문화예술회관, 10일 경남 거제시 문화예술회관, 12일 서울 노원문화예술회관, 13일 인천 부평아트센터 해누리극장, 14일 경기도 안산문화예술의전당 해돋이극장, 16일 울산 현대예술관 대공연장으로 이어진다. 1577-5266.
정상영 선임기자 chung@hani.co.kr
사진 크레디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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