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남·안기영·이건우…되살려야죠”
‘주혜연의 클래식여행’ 진행
3대 천재 대표 14곡
소리꾼 장사익씨 등 참여해 “남북이 분단되기 전만 하더라도 천재 작곡가 소리를 듣던 분들이었고,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널리 사랑받던 노래들이었어요. 단지 월북작곡가의 작품이라는 이유만으로 금지곡으로 묶여 우리 음악사에 그 이름이 지워지고 만 것이 너무 안타까왔어요.” 최근 월북 작곡가 3인의 대표곡을 모은 음반 <다리 위에 서서>를 내 화제를 모았던 한국방송(KBS) 대전방송총국(총국장 김영신)의 주혜연(28) 아나운서는 8월 31일 “언젠가는 누군가가 꼭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며 “이제는 그들을 되찾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되물었다. 지난 2001년 7월에 입사한 그는 2003년 5월부터 매일 오전 11시부터 1시간 동안 대전FM(98.5㎒)의 유일한 클래식 채널인 ‘주혜연의 클래식 여행’을 진행하고 있으며, 매일 오전 9시 텔레비전 지역뉴스 앵커로도 활약하고 있는 인기 아나운서다. 그는 이번 음반에 안기영이 1928년에 작곡한 처녀작으로 현재 북한 음악교과서에 수록된 ‘그리운 강남’과 ‘마의 태자’, 김순남의 첫 가곡집 <산유화>(1947년)에 악보가 발표된 ‘산유화’와 ‘진달래꽃’, 그리고 이건우의 첫 가곡집 <금잔디>(1948년)에 발표한 ‘붉은 조수’ 등 ‘3대 천재 월북 작곡가’의 대표곡 14곡을 담았다. 이 가운데에 안기영의 향토가극 <견우직녀>에 수록된 ‘진주담의 노래’(직녀의 노래)와 ‘환우곡’(견우의 노래) ‘어린이날 노래’와 이건우의 ‘붉은 조수’ ‘가는 길’ ‘금잔디’ ‘엄마야 누나야’ 등 7편은 음반으로는 처음 녹음된 것이어서 음악적인 가치를 더하고 있다.
음반 ‘다리 위에 서서’ 에 담아
“분단전 널리 사랑받던 노래 지워진 것 몹시 안타까웠다” 가수이자 작곡가였던 안기영은 민족음악 운동을 처음으로 주창한 이로 ‘창가’의 수준에 머물러 있었던 우리 창작계의 수준을 ‘가곡’의 차원으로 끌어올렸다. 또 김순남과 이건우는 우리 가곡의 수준을 예술가곡의 수준으로 끌어올렸으며, 사실주의 가곡과 현대가곡이라는 새로운 장을 개척한 작곡가로 평가받고 있다. “올 2월 ‘주혜연의 클래식 여행’에서 ‘그리운 강남, 그리고 잊혀진 이름 안기영’이라는 이름으로 방송된, 우리 고장인 청양 출신 안기영 선생의 음악세계를 조명하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다가 김순남과 이건우 선생의 자료까지 수집하게 되었죠. 한번 방영에 그친 것이 너무 아쉬워 누군가는 월북 작곡가의 음악을 복권시켜야 하겠다고 생각하고 욕심을 내어보았어요. 3월부터 곡을 선정하고 성악가를 섭외하면서 꼼꼼하게 준비했는데도 음반을 만들고 보니 아직도 부족함이 많습니다.” 그는 이번 음반을 제작하면서 안기영에 대한 다큐멘터리 제작 당시 인연을 맺은 한국예술종합학교 민경찬 교수의 도움이 무척 컸다고 말했다. 이번에 최초로 녹음된 곡들의 자료는 대부분 민경찬 교수가 방북했을 당시 북한 관계자들로부터 얻은 것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기회가 되면 북한과 중국을 방문해 더 많은 자료를 수집해서 다시 만들어보고 싶어요. 그래서 안기영과 김순남, 이건우 선생과 관련된 다큐멘터리 3부작을 완성시키고 싶습니다. 현재 북한에서는 그분들의 제자들이 살아있다고 합니다만 더 늦기 전에 누군가가 나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광복 60주년을 맞은 올해 우리 음악사도 한때 끊어졌던 역사의 한 부분을 새롭게 박음질하고 매끄럽지 못했던 부분도 깨끗하게 매듭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3대 천재 대표 14곡
소리꾼 장사익씨 등 참여해 “남북이 분단되기 전만 하더라도 천재 작곡가 소리를 듣던 분들이었고,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널리 사랑받던 노래들이었어요. 단지 월북작곡가의 작품이라는 이유만으로 금지곡으로 묶여 우리 음악사에 그 이름이 지워지고 만 것이 너무 안타까왔어요.” 최근 월북 작곡가 3인의 대표곡을 모은 음반 <다리 위에 서서>를 내 화제를 모았던 한국방송(KBS) 대전방송총국(총국장 김영신)의 주혜연(28) 아나운서는 8월 31일 “언젠가는 누군가가 꼭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며 “이제는 그들을 되찾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되물었다. 지난 2001년 7월에 입사한 그는 2003년 5월부터 매일 오전 11시부터 1시간 동안 대전FM(98.5㎒)의 유일한 클래식 채널인 ‘주혜연의 클래식 여행’을 진행하고 있으며, 매일 오전 9시 텔레비전 지역뉴스 앵커로도 활약하고 있는 인기 아나운서다. 그는 이번 음반에 안기영이 1928년에 작곡한 처녀작으로 현재 북한 음악교과서에 수록된 ‘그리운 강남’과 ‘마의 태자’, 김순남의 첫 가곡집 <산유화>(1947년)에 악보가 발표된 ‘산유화’와 ‘진달래꽃’, 그리고 이건우의 첫 가곡집 <금잔디>(1948년)에 발표한 ‘붉은 조수’ 등 ‘3대 천재 월북 작곡가’의 대표곡 14곡을 담았다. 이 가운데에 안기영의 향토가극 <견우직녀>에 수록된 ‘진주담의 노래’(직녀의 노래)와 ‘환우곡’(견우의 노래) ‘어린이날 노래’와 이건우의 ‘붉은 조수’ ‘가는 길’ ‘금잔디’ ‘엄마야 누나야’ 등 7편은 음반으로는 처음 녹음된 것이어서 음악적인 가치를 더하고 있다.
음반 ‘다리 위에 서서’ 에 담아
“분단전 널리 사랑받던 노래 지워진 것 몹시 안타까웠다” 가수이자 작곡가였던 안기영은 민족음악 운동을 처음으로 주창한 이로 ‘창가’의 수준에 머물러 있었던 우리 창작계의 수준을 ‘가곡’의 차원으로 끌어올렸다. 또 김순남과 이건우는 우리 가곡의 수준을 예술가곡의 수준으로 끌어올렸으며, 사실주의 가곡과 현대가곡이라는 새로운 장을 개척한 작곡가로 평가받고 있다. “올 2월 ‘주혜연의 클래식 여행’에서 ‘그리운 강남, 그리고 잊혀진 이름 안기영’이라는 이름으로 방송된, 우리 고장인 청양 출신 안기영 선생의 음악세계를 조명하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다가 김순남과 이건우 선생의 자료까지 수집하게 되었죠. 한번 방영에 그친 것이 너무 아쉬워 누군가는 월북 작곡가의 음악을 복권시켜야 하겠다고 생각하고 욕심을 내어보았어요. 3월부터 곡을 선정하고 성악가를 섭외하면서 꼼꼼하게 준비했는데도 음반을 만들고 보니 아직도 부족함이 많습니다.” 그는 이번 음반을 제작하면서 안기영에 대한 다큐멘터리 제작 당시 인연을 맺은 한국예술종합학교 민경찬 교수의 도움이 무척 컸다고 말했다. 이번에 최초로 녹음된 곡들의 자료는 대부분 민경찬 교수가 방북했을 당시 북한 관계자들로부터 얻은 것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기회가 되면 북한과 중국을 방문해 더 많은 자료를 수집해서 다시 만들어보고 싶어요. 그래서 안기영과 김순남, 이건우 선생과 관련된 다큐멘터리 3부작을 완성시키고 싶습니다. 현재 북한에서는 그분들의 제자들이 살아있다고 합니다만 더 늦기 전에 누군가가 나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광복 60주년을 맞은 올해 우리 음악사도 한때 끊어졌던 역사의 한 부분을 새롭게 박음질하고 매끄럽지 못했던 부분도 깨끗하게 매듭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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