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라노 홍혜란
소프라노 홍혜란 국내 데뷔 무대
빈 슈트라우스 오케스트라 협연
15일 예술의전당서 신년음악회
서정적이면서 맑고 강한 고음으로
아시아 최초 ‘퀸 엘리자베스’ 우승
“‘리골레토’ 여주인공 질다 역으로
뉴욕 메트로폴리탄 서고 싶어요”
빈 슈트라우스 오케스트라 협연
15일 예술의전당서 신년음악회
서정적이면서 맑고 강한 고음으로
아시아 최초 ‘퀸 엘리자베스’ 우승
“‘리골레토’ 여주인공 질다 역으로
뉴욕 메트로폴리탄 서고 싶어요”
“얼마나 한국 무대에 서고 싶은지 몰라요. 여러 번 기회가 있었지만 ‘메트’ 일정과 겹쳐서 포기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마침내 2014년을 맞이하는 뜻깊은 음악회에서 데뷔를 하게 되어 너무 기쁘고 설렙니다. 이번 데뷔 무대를 시작으로 앞으로 고국의 관객들과 자주 만났으면 좋겠어요.”
2011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가 낳은 신데렐라 소프라노 홍혜란(33)씨가 신년 음악회를 꾸민다. 그는 쇼팽 콩쿠르, 차이콥스키 콩쿠르와 함께 세계 3대 콩쿠르로 꼽히는 이 콩쿠르 성악 부문에서 아시아 여성 성악가로는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그해 성악가들이 ‘꿈의 무대’로 동경하는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하우스에서 데뷔해, ‘메트 오페라’의 주역으로 30여년간 활약한 소프라노 홍혜경(53)씨에 이어 미래의 프리마돈나를 꿈꾸고 있다.
현재 한국 차세대 성악가로 가장 주목받는 그를 한국 공연에 앞서 31일 국제전화로 만났다. 오는 15일 저녁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요한 슈트라우스 음악전문 연주단인 오스트리아의 ‘빈 슈트라우스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지휘자 겸 악장 빌리 뷔힐러)와 협연으로 ‘리릭 콜로라투라’(서정적이면서 맑고 강한 고음)의 목소리를 들려줄 예정이다.
홍씨는 지난해 1월 문화체육관광부의 ‘신년음악회’에 참가했지만 짧은 찬조 출연이어서 이번 협연 무대가 국내 공식 데뷔인 셈이다. 그는 “세계에서도 소문난 고국 관객의 열정과 에너지를 무대에서 느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연주회에서 그는 카를 첼러의 오페레타 <새장수>의 아리아 ‘나는야 우편배달부 크리스텔’과 프란츠 레하르의 오페라 <유쾌한 미망인> 중 ‘빌랴의 노래’, 리하르트 호이베르거의 오페라 <무도회> 중 ‘비밀의 방으로’,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봄의 소리’ 왈츠를 들려줄 예정이다.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수상 이후 ‘메트’ 활동을 하면서 더욱 성숙해진 음악을 들려드리고 싶습니다. 그래서 직접 곡을 골랐어요. 특히 ‘봄의 왈츠’는 신년 음악회에서 빠질 수 없는 곡이기도 하고 제가 드디어 한국 무대에 데뷔하는 기쁨과 감사함을 표현하고 싶어서 골랐기에 더 애착이 갑니다.”
그는 초등학교 2학년 때 교내 합창단원으로 활동하면서 자연스럽게 음악에 빠져들었고,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을 거쳐 미국 줄리아드 음악원 오페라과 최고연주자과정을 마쳤다. 메트로폴리탄 오페라하우스 소속 가수로 2012~13시즌에는 베르디 <가면 무도회>의 ‘오스카’, 풀랑크 <카르멜 수녀들의 대화>의 ‘콘스탄체’ 역 등을 소화했다. 2013~14시즌에는 베르디 <팔스타프>의 ‘난네타’, 마스네 <베르테르>의 ‘소피’ 등을 맡을 예정이다. 또 5월에는 시애틀의 고음악 단체인 ‘퍼시픽 뮤직 워크스’에서 헨델의 오페라 <세밀레>의 주인공 ‘세밀레’ 역을 맡고, 일찌감치 2015년 시애틀 오페라하우스에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낙소스섬의 아리아드네>의 주요 배역인 ‘체르비네타’로 캐스팅됐다.
“메트 소속으로 있지만 아직은 큰 배역은 맡지 못했습니다. 입단한 지 겨우 2년밖에 되지 않은 햇병아리잖아요. 메트에서도 아직은 저를 어리다고 보고 더 많은 경험을 쌓기를 바라는 것 같아요.”
그는 대선배인 홍혜경씨가 줄리아드 음악원에서 오페라를 할 때마다 축하 카드를 보내주었고, 메트에서도 만날 때마다 꼭 격려를 해주고 있다고 전했다.
성악가로서 홍씨는 맑고 고운 고음과 저음을 자연스럽게 구사하는 점이 강점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소리와 몸동작이 자연스럽고, 지성미가 돋보이는 점이 매력으로 꼽힌다.
“오페라나 오페레타를 공연할 때 가사와 상황, 이야기에 대해 집중해서 공부하는 편입니다. 그리고 저의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표현하려고 노력하죠. 그러다 보면 제가 좋아하는 베르디 오페라 <리골레토>의 여주인공 ‘질다’와 도니체티의 <사랑의 묘약>의 여주인공 ‘아디나’ 역으로 ‘메트’에 당당히 설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겠죠.” (02)599-5743.
정상영 선임기자 ch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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