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숙(60) 신임 원장
국립국악원 첫 여성수장 김해숙
연말까지 대표공연 무대 올려
예술적 성공 거두도록 노력
국악 대중화·세계화도 힘쓸 것
연말까지 대표공연 무대 올려
예술적 성공 거두도록 노력
국악 대중화·세계화도 힘쓸 것
“국악의 ‘대중화’, ‘현대화’, ‘세계화’라는 세가지 화두를 갖고 국립국악원을 끌고 나가겠습니다. 하지만 조심할 것이 있습니다. ‘대중화’를 앞세워 ‘탈예술화’를 한다거나 ‘현대화’를 하면서 ‘서구화’에 치중한다거나 ‘세계화’를 한다면서 ‘국수주의’적인 생각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지난 2일 국립국악원 63년 역사상 최초의 여성 수장으로 취임한 김해숙(60·사진) 신임 원장이 21일 서울 프레스센터 외신기자클럽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립국악원의 운영 방안과 주요 사업계획을 밝혔다. 그는 “국악의 예술적 가치를 높이고 국악으로 국민의 일상에 행복을 주고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예술은 말로서 하는 것이 아니라 예술작품으로 승패를 삼아야 한다”며 “연말까지 국립국악원만의 대표 공연을 무대에 올리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국립국악원 산하의 정악단과 무용단, 민속악단, 창작악단은 물론 지방 3개(남원, 진도, 부산) 국악원을 총동원해서 음악 총체극, 소리극, 또는 총체예술극을 준비해나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때는 정말 ‘김해숙표’ 성과물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거기서 일말의 예술적 성공을 거두지 못한다면 ‘자존심이 상해서라도 더 이상 국악원 수장으로 있겠나’라는 각오를 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그는 국악 대중화뿐 아니라 우리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일에도 치중할 뜻을 밝혔다. “케이팝 같은 쪽만 부각되고 있는데 역사 깊은 우리의 정체성을 담은 고급문화들이 제대로 소개되지 못하고 있어요. 외국에 우리의 기품있는 문화를 집중적으로 소개하고자 합니다. 2년 임기가 길진 않지만 우리 음악의 품격을 높이는 좋은 작품을 가지고 국민과 함께하고, 우리 전통문화의 기품을 세계에 선보임으로써 대한민국 문화의 가치를 드높이는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그는 “국립국악원장에 취임하면서 저 자신도 국악원과 국악의 발전을 위해 언제까지나 외부자의 시각으로 보겠다고 선언했다”며 “빠른 시일에 외부자의 시각으로 우리의 내부를 바라보는 자문위원단을 가동시키겠다”고 약속했다. “국악 전공자뿐 아니라 비전공자를 포함해 공연자의 입장, 관객의 입장에서 국립국악원을 바라보고 개선점을 지적해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국악 음원 보급을 위한 ‘생활 국악 발표회’와 임신부의 태교를 위한 ‘태교 음악회’를 개최하고, 국악 공연 환경 변화에 따른 국악기 연구계획에도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서울대 음대 국악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음악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국립국악원 국악연구실장과 서울시 문화재 전문위원을 지냈으며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교수로 있으면서 연주 활동과 교육, 산조 연구를 병행해왔다. 특히 그는 함동정월 명인을 사사하고 최옥삼류 산조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가야금 명인으로 지난해 프랑스 국영 라디오 방송에서 ‘최옥삼류 가야금 산조’ 앨범을 발매해 화제를 모았다.
정상영 선임기자 chung@hani.co.kr
사진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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