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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D콩쿠르 최연소 우승…클래식 최고 기대주 주목

등록 2014-01-23 19:17

바이올리니스트 박혜윤씨는 한국 클래식계의 기대를 모으고 있는 빼어난 연주자지만 미국 팝 밴드 ‘머룬 5’와 가수 싸이를 좋아하는 신세대이기도 하다. 지난 9일 서울 금호아트홀에서 12년 만의 고국 연주회를 앞두고 <한겨레>와 만나 자신의 새해 각오를 이야기했다.  류우종 기자 <A href="mailto:wjryu@hani.co.kr">wjryu@hani.co.kr</A>
바이올리니스트 박혜윤씨는 한국 클래식계의 기대를 모으고 있는 빼어난 연주자지만 미국 팝 밴드 ‘머룬 5’와 가수 싸이를 좋아하는 신세대이기도 하다. 지난 9일 서울 금호아트홀에서 12년 만의 고국 연주회를 앞두고 <한겨레>와 만나 자신의 새해 각오를 이야기했다.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문화‘랑’] 문화인
주목! 2014 ④ 바이올리니스트 박혜윤
“한국을 다녀오자마자 학업을 준비하느라 너무 힘들었어요. 대학교 마지막 학년이거든요. 그런데 자꾸 한국 연주회 생각이 나는 거예요. 연주회 마치고 너무 그리웠던 가족 친지들을 만나고, 어릴 때 바이올린 연습을 마치면 자주 다녔던 산책길도 가봤어요. 창덕궁과 이태원, 찜질방도 다녀왔고요. 물론 정말 먹고 싶었던 한국 음식도 실컷 먹었어요.”

12년 만에 처음 고국 무대에 서는 부담은 클 수밖에 없었다. 그런 두려움을 없애준 것은 고국 팬들의 뜨거운 격려였다. 지난 9일 서울 금호아트홀에서 열린 신년 연주를 마치고 유학중인 독일 베를린으로 돌아갔지만 바이올리니스트 박혜윤(22)씨는 “여전히 그 감격이 떠오른다”고 한다.

박씨는 2009년 만 17살 나이로 세계적인 권위의 독일 뮌헨 아에르데(ARD) 국제음악콩쿠르 바이올린 부문에서 역대 최연소 우승을 거머쥐면서 주목받기 시작해, 이제 한국 클래식 음악계가 차세대 간판스타로 손꼽는 최고 기대주로 떠올랐다. 긴 생머리에 큰 눈이 서글서글한 20대 아가씨답게 팝 그룹 마룬5와 싸이를 좋아한다는 그를 23일 이메일로 만났다.

베를린에 살며 유럽에서 활동중인 그는 올해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으로부터 ‘금호아트홀 2014년 상주음악가’로 선정됐다.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이 한국 클래식 유망주를 선정해 1년간 여러 차례 무대에 올리는 제도로, 지난해 피아니스트 김다솔(25)씨에 이어 두번째로 그가 뽑혔다.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음악사업팀 박선희 팀장은 “박혜윤씨의 연주는 감정이 풍부하고, 젊은 음악가답게 유럽 무대에서 다양한 시대와 장르를 넘나들기 때문에 앞으로 더욱 기대가 크다”고 그를 선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한국 연주회를 앞두고 지난 6일 금호아트홀에서 만난 박씨는 발랄한 20대이면서 “음악에 대한 사랑과 열정을 잃으면 모든 걸 잃는 것”이라고 당당히 주장하는 연주자였다. 한국 무대에 비로소 오른 것은 “아직 때가 아니라 생각해서 미뤄왔던 것”이라고 한다. “이제는 한국에서 연주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용기를 냈어요. 고국 팬들은 너무나 특별했고, 다른 외국에선 맛보지 못했던 사랑과 힘을 얻었습니다.”

그는 4살 때 바이올린을 처음 잡았다. 친척들이 모인 자리에서 두살 위인 사촌 언니가 연주하는 바이올린 선율에 넋을 놓은 것을 본 부모가 작은 바이올린을 선물하면서 처음 음악을 만났다. “어린 마음에도 바이올린 소리를 듣자마자 내 안에 ‘이건 내 것이다, 내 운명이다’라는 느낌을 받았던 것 같다”고 한다. 6살 때 한국예술종합학교 예비학교에 입학했고 11살에 미국으로 건너가 신시내티대학교 음악원에서 피오트르 밀레프스키를 사사했다. 2002년 금호 영재 콘서트로 데뷔한 뒤 2007년 슈포어 국제음악콩쿠르에서 우승하면서 그는 바이올린 영재의 길로 들어섰다. 그 뒤 독일 베를린 한스 아이슬러 국립음대에서 바이올리니스트 안톄 바이타스에게, 2010년부터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크론베르크 아카데미에서 크리스티안 테츨라프에게 배우고 있다.

4살 때 언니 연주에 반해 입문
11살에 미국 유학 가 본격 수업
한국 연주 땐 특별한 사랑·힘 얻어
소니 통해 내년 중 데뷔음반 발매


그가 바이올리니스트로 세계 무대에 이름을 알리게 된 계기였던 2009년 아에르데(ARD) 국제음악콩쿠르는 실은 “작곡가 코른골트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바이에른 교향악단과 협연한다고 하길래 배우려는 욕심으로 부담없이 참가했는데 덜컥 우승했던 것”이라고 한다. “오히려 우승을 하고 난 뒤부터 부담감을 느꼈습니다. 저는 그대로인데 ‘콩쿠르 수상자’라는 꼬리표가 붙으면서 주위의 높아진 기대치에 따르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생겼습니다.”

하지만 “음악 때문에 생긴 고민은 음악으로밖에 풀 수 없다”고 생각하고 더욱 연습에 빠져들었다. 연습으로 쌓인 스트레스는 피트니스센터를 다니고 조깅을 하면서 땀으로 흘려버렸다. 우승 이후 바이에른 라디오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몬트리올 심포니 오케스트라, 일본 엔에이치케이(NHK) 심포니 오케스트라 등 세계 주요 교향악단과 협연하면서 무대 경험을 차곡차곡 쌓아나갔다.

그에게는 ‘음악 부모’가 있다. ‘음악적 어머니’는 베를린 한스 아이슬러 국립음대의 스승 안톄 바이타스, ‘음악적 아버지’는 크론베르크 아카데미의 스승 크리스티안 테츨라프다. “음악을 표현하는 기술적 방법 못잖게 음악을 대하는 자세를 배우고 있다”고 한다. “제가 음악에 대해 고민을 할 때마다 ‘너는 지금 그럴 나이다, 정상적인 것이고 그 과정을 겪으면서 성장하는 것이니 두려워하지 말고 겪어라’고 격려해주세요.” 박씨가 연주하는 악기는 바이올린의 명장으로 불리는 페터 그라이너가 만든 것으로, 스승 테츨라프가 쓰던 악기다.

그는 올해 서울 금호아트홀에서 3월27일 피아노 삼중주, 7월24일 바이올린과 첼로 듀오, 9월18일에는 바이올린 듀오, 12월4일에는 현악삼중주를 선보인다. 9월 연주회는 특히 ‘음악적 어머니’인 스승 안톄 바이타스 교수와 함께 무대에 선다. 또한 런던 필하모니와 협연, 홍콩 아트페스티벌의 독주회 등 올해 내내 빡빡한 일정이 예정되어 있다. 4월 말에는 베를린에서 소니 클래식스와 처음으로 내년 발매 예정인 음반도 녹음한다.

“가장 좋아하는 연주자는 남자로는 테츨라프 선생님이고, 여자는 재닌 얀센을 닮고 싶어요. 두 분은 항상 음악에 접근하는 것이 신선합니다. 특히 재닌이 감성적이고 표현력이 풍부한 점이 저하고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끝>

정상영 선임기자 ch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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