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심포니 신임 예술감독 임헌정
코리안심포니 신임 예술감독 임헌정
팀워크와 마음 한데 모으면
사람이 낼 수 없는 소리 나와
브루크너 교향곡 전곡에 도전
팀워크와 마음 한데 모으면
사람이 낼 수 없는 소리 나와
브루크너 교향곡 전곡에 도전
최근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의 예술감독이자 상임 지휘자로 임명된 임헌정(61)씨에게는 ‘처음’과 ‘도전’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그는 1988년 클래식 음악의 변방인 부천 필 지휘자로 취임한 이래 유명 작곡가의 ‘전곡 연주 시리즈’를 선보이며 국내 교향악단에 새바람을 일으켰다.
그런 그가 12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강조한 것은 ‘팀워크’와 ‘마음’이었다.
“25년 전 부천 필을 처음 맡았을 때 초기 단원 20여명과 청평에 캠프를 갔어요. 거기서 지금은 타계한 필라델피아오케스트라의 클라리넷 수석 앤서니 질리오티를 우연히 만났습니다. 그분은 ‘필라델피아 사운드’를 만든 유진 오르먼디나 레오폴드 스토코프스키 같은 전설적인 지휘자를 경험한 사람입니다. 그에게 ‘오케스트라는 무엇인가’를 묻자 ‘팀워크’라고 충고하더군요. 그때부터 좌우명으로 삼았고, 음악가의 마음이 한곳으로 모이면 얼마나 큰 에너지를 방출하는지 실제로 경험했습니다.”
얼마 전 처음으로 코리안심포니 단원들을 만났을 때도 그는 “우리 마음을 합해서 좋은 연주를 해보자”고 당부를 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음악가들은 연주를 잘할 때 행복을 느끼고, 연주를 잘하려면 뭐가 필요한지는 이미 다 알지 않습니까.”
임 예술감독은 부천 필 시절 1991년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전곡 연주를 시작으로, 구스타프 말러의 교향곡 전곡 연주(1999~2003년), 베토벤 교향곡 전곡 연주(2003년), 브람스 교향곡 전곡 연주(2010년), 슈만 교향곡 전곡 연주(2010년), 브루크너 교향곡 전곡 연주(2007~2013년)를 이어가며 기록을 세웠다.
새로 맡은 코리안심포니에서도 11월부터 2016년까지 작곡가 브루크너의 교향곡 9곡을 모두 연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곡 연주 시리즈’는 청중에게 새로운 음악을 선사할 의무가 있고 단원들에게도 동기 부여가 될 것 같습니다. 브루크너의 음악은 금방 다가오거나 재미있는 음악은 아니지만, 친구처럼 우리의 영혼을 맑게 하고 사람을 착하게 만듭니다. 물론 말러도 연주할 겁니다.”
그는 “코리안심포니는 1985년 창단 초기부터 잘 알고 있으며 어렵게 성장해왔고 가능성이 굉장히 많은 연주단체”라고 소개했다. “코리안심포니는 국립극장과 전속계약을 맺어서 오페라 곡도, 발레 곡도 연주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입니다. 오페라와 발레 연주를 하면 연주자의 감성이 드라마를 잘 만들 수 있도록 자연스럽게 훈련되기 때문에 교향곡 연주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새롭게 전속 작곡가를 선정해 내년부터 연주회에서 창작곡도 발표할 계획도 함께 밝혔다. 창단 30주년을 맞는 내년에는 유럽 투어도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는 가끔 연주하면서 이게 사람이 낼 수 있는 소리가 아니구나 하는 것을 경험한 적이 많아요. 우리도 한번 힘을 합해서 정신이 모이면 굉장한 에너지가 나옵니다. 그걸 믿습니다.”
임 지휘자가 이끄는 코리안심포니는 5월30일 기획 공연으로 ‘라이징스타-시즌3’로 일반 청중에게 첫선을 보인다.
정상영 선임기자, 사진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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