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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소리꾼 이자람, 주요섭 소설을 판소리로

등록 2014-02-18 18:38수정 2014-02-18 21:30

이자람씨가 주요섭 소설을 판소리 무대로 꾸며 선보이는 ‘판소리 단편선 주요섭’ 준비 현장. 소리꾼 이승희씨가 <살인> 공연 연습을 하고 있다.
이자람씨가 주요섭 소설을 판소리 무대로 꾸며 선보이는 ‘판소리 단편선 주요섭’ 준비 현장. 소리꾼 이승희씨가 <살인> 공연 연습을 하고 있다.
단편소설 ‘추물’ 등 판소리로 창작
외모 지상주의와 배금주의 비판
20~22일 두산아트센터서 첫 공연
소리꾼 이자람(35)은 늘 새로운 공연실험으로 사건을 몰고 다니는 재주꾼이다. 독일 극작가 브레히트의 서사극을 판소리로 담아낸 <사천가>(2007)와 <억척가>(2011)는 국내외 공연 때마다 매진 행렬을 잇고 있다.

그가 다시 새로운 작업을 내놓는다. 이번에는 소설가 주요섭(1902~1972)의 단편 <추물>(1936)과 <살인>(1925)에 우리 소리를 입혔다. 20~22일 서울 연지동 두산아트센터에서 공연하는 ‘판소리 단편선 주요섭’이다. 그가 예술감독을 맡아 주요섭의 원작을 바탕으로 대본을 쓰고 작창(작곡)을 했고, 극단 ‘양손 프로젝트’의 연출가 박지혜씨가 연출과 드라마투르그로 참여했다. 그가 이끄는 창작판소리집단 ‘판소리만들기 자’의 후배 김소진씨와 이승희씨가 소리꾼으로 나서고, 김홍식·이향하·신승태씨가 18종의 다양한 악기들로 음악을 꾸민다. 공연 준비가 한창이었던 17일 저녁 연습 현장을 찾아갔다.

“두 작품 모두 우리 사회에서 가장 핍박받는 여자들의 이야기입니다. 처음부터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또다시 사회문제를 건드렸어요. 그러나 저는 언제나 사회문제를 이야기하는 예술가가 멋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여자이고 이 시대에 사니까 부당한 것을 보면 화가 나고 공감하기 마련입니다.”

새로운 실험은 늘 힘든 창작 과정을 거치기 마련이다. 이번에도 국내에서 발표된 모든 단편소설을 뒤져서 창작 판소리에 어울리는 작품을 골랐고, 다시 열번 넘게 대본을 고쳐쓰고 작창을 하느라 무척이나 고생했다고 한다. 그는 “새로운 판소리 작업일수록 관객들의 호응이 소리꾼의 원기욕을 자극해서 좋은 작품으로 발전할 수 있으니까 추임새를 많이 넣어달라”고 웃으며 주문했다.

주요섭은 <사랑 손님과 어머니>(1935)로 널리 알려진 작가로, 1920~40년대 격변하는 한국 사회에서 여성의 고단한 삶을 섬세하게 담아냈다. <추물>은 태어날 때부터 흉측한 추물 취급을 받았고 결혼 첫날밤에 남편에게 소박을 맞은 ‘언년이’의 이야기. <살인>은 가난 때문에 열여섯 나이에 보리 서말에 팔려서 창부가 된 ‘우뽀’의 삶을 그렸다. 거의 100년 전 이야기이지만 지금 한국 사회에 만연한 외모 지상주의와 배금주의가 연상된다. <추물>의 소리꾼 김소진씨는 “브레히트의 <사천가>와 느낌이 비슷해 보여도 우리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작품에 담긴 정서를 더 잘 전달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살인>의 이승희씨는 “이 시대에도 공감되는 이야기에 새로운 소리의 조화를 즐겨달라”고 이 새로운 무대에 대해 설명했다. (02)708-5001.

글·사진 정상영 선임기자 ch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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