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음악·공연·전시

푸른 눈의 원로국악인 해의만씨 별세

등록 2014-03-02 19:16수정 2014-03-02 20:51

원로 국악인 해의만(미국명 앨런 헤이먼)
원로 국악인 해의만(미국명 앨런 헤이먼)
‘푸른눈’의 원로 국악인 해의만(미국명 앨런 헤이먼)씨가 지난 1일 오후 9시20분께 노환으로 서울 강서구 화곡동 자택에서 별세했다. 향년 83.

1931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난 고인은 한국인보다 더 한국과 국악을 사랑했던 서양인 국악학자였다. 그는 1952년 콜로라도주립대에서 음악학사를 졸업하고 1953년 위생병으로 한국전쟁에 참전했을 당시 들었던 태평소 소리를 잊지 못해 1959년 콜롬비아대학원에서 음악석사를 마친 뒤 1960년부터 한국에 정착했다. 한국국악예술학교에서 홍원기(1922∼1997), 박녹주(1904~1979), 지영희((1909~1979), 신쾌동(1910~1977) 명인으로부터 한국 전통음악을 배운 뒤로 국악인의 길을 걸었고, 1995년 한국으로 귀화해 ‘서울 해씨’의 시조가 되었다.

원로 국악인 해의만(미국명 앨런 헤이먼)
원로 국악인 해의만(미국명 앨런 헤이먼)
고인은 평생을 한국 전통음악과 무용을 알리는 데 앞장섰다. 1963년 미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뉴욕 아시아학회’에서 한국전통음악에 대한 발표와 함께 바라춤을 직접 선보였다. 1964년에는 ‘한국삼천리가무단’을 인솔해 미국 27개 대학과 뉴욕 카네기홀 공연을 이끌었고, 1973년에는 국립국악원 연주단과 함께 이란, 프랑스, 서독 등에서 여러 차례 공연 및 강의를 통해 한국의 전통소리와 춤을 세계에 알렸다. 영국 에든버러대 민속음악 학자 존 레비(1910~1976)가 1964년 한국에서 50일간 머물면서 궁중음악과 민속음악을 비롯해 신쾌동, 한일섭(1929~1973), 김소희(1917∼1995), 박초월(1917~1983), 이창배(1916~1983) , 김옥심(1925~1988), 이정렬(1937~1940) 등 국악 명인의 소리와 연주를 담은 ‘한국음악 컬렉션’을 제작하는 것을 주선하기도 했다.

고인은 국악을 연구하고 가르치는 데 그치지 않고 국악 관련 자료도 꾸준히 수집했다. 2011년에는 수십년간 모은 <서애악부>(1504), <정축진찬의궤>(1877), <설중회춘곡>(1905년 추정) 등을 비롯해 희귀악서와 고서, 1960년대 국악 연주 녹음자료 등 희귀 자료 60점을 국립국악원에 기증했다. 또한 한국외국어대와 국민대, 한세대 등에서 학생들에게 영어와 전통음악을 가르치기도 했다. 주요 저서로 <삼천리 나라의 무용>(1964), <한국판소리해설>(1972), <한국 민속음악과 무용>(1974) 등 5권이 있으며, <한국가면극>(이두현·1974), <한국민속무용해설>(성경린·1974), <한국전통악기>(이혜구·1982) 등 수십권을 영문으로 번역했다.

고인은 국악 발전에 이바지한 공을 인정받아 한국국제문화협회 문화상(1982), 국악의 해 유공표창(1995), 한국유네스코위원회 문화상(1991), 은관문화훈장(2011) 등을 받았다.

유족으로는 부인 최옥자씨와 아들 해선주(개인사업)·성광(국립국악원 학예연구사)씨, 딸 람(캐나다 요크대 교수)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영안실 6호실에 차려졌다. 발인은 3일 오전 6시이고 장지는 벽제 장례식장이다. (02)2227-7566.

정상영 선임기자 chung@hani.co.kr

사진 국립국악원 제공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