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혜씨의 도자설치전 ‘지나가는 시간을 기억하다’.(4월1일까지)
도예가 김지혜씨의 도자설치전 ‘지나가는 시간을 기억하다’(사진·4월1일까지)가 서울 종로구 인사동 목인갤러리에서 열린다. 신관에는 0.6~1m 크기의 모과처럼 생긴 도예작품들을 설치하고 구관에는 흰 조약돌처럼 생긴 소품 365개를 천장에 매달고 알록달록한 조약돌을 선반에 진열했다.
12개의 대형 작품은 다양한 흙을 쌓아올려 구웠다. 흙에 포함된 성분에 따라 옅은 갈색부터 짙은 갈색까지 변주를 보인다. 반면 365개의 흰 조약돌들은 캐스팅 기법으로 빚었다.
이들은 모두 기념비 성격을 띤다. 대형 작품은 고인돌을 연상케 하고 설치작품은 공중을 나는 조약돌을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작가는 흙을 쌓아올리는 구도적인 과정과 다윗의 담대함을 닮으려는 염원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설명이다. 신의 임재를 체험한 경험이 작품을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작가는 “주어진 시공간과 오지 않은 시공간을 맞세우는 작업을 하고 싶었다”며 “이번 작품에는 과거-현재-미래가 공존한다”고 설명했다.
임종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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