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인조 걸그룹 크레용팝. 사진 크롬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번엔 ‘뽕짝’과 ‘닭싸움’이다.
5인조 걸그룹 크레용팝(사진)의 신곡 ‘어이’가 1일 공개됐다. 지난해 6월 발표한 ‘빠빠빠’로 돌풍을 일으킨 지 10개월 만이다. ‘어이’는 트로트와 일렉트로닉 음악을 결합한 스타일의 곡이다. 얼핏 ‘테크노 뽕짝’이라는 장르를 개척한 신바람 이박사의 노래를 떠올리게 하지만, 일렉트로닉 요소가 좀더 강해 트로트보다는 댄스 음악에 방점을 찍었다.
크레용팝의 강력한 무기는 독특하고 기발한 춤과 의상이다. ‘빠빠빠’의 ‘직렬 5기통’ 춤과 헬멧, 트레이닝복의 뒤를 이을 새로운 콘셉트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어이’의 음원과 함께 공개된 뮤직비디오를 보면 궁금증이 풀린다.
고급스러운 클럽 안은 다소 느슨하고 지루하기까지 하다. 이때 등장한 크레용팝의 다섯 멤버들. 왼쪽 가슴에는 엘린, 소율, 금미, 초아, 웨이 등 각자의 이름이, 등에는 ‘크레용팝’이 새겨진 하얀 모시옷을 위아래로 입고, 머리에는 빨간 두건을 썼다. 빨간 양말에 흰 고무신은 화룡점정이다. 이런 차림으로 닭싸움 춤, 관광버스 춤 등 온갖 막춤을 추며 한껏 망가진다. 클럽 안은 후끈 달아오른다.
‘어이’가 ‘빠빠빠’만큼 거센 바람을 일으킬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공개 첫날 벅스, 소리바다 등 일부 음원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지만, 모든 음원차트에서 정상에 오르는 ‘올킬’ 현상은 벌어지지 않았다. 그래도 대부분 상위권에 안착해 가능성을 열어뒀다. ‘빠빠빠’는 처음 발표했을 당시엔 별다른 반응이 없다가 뒤늦게 차트에 진입해 두달여 뒤 1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뽕짝과 일렉트로닉 결합 ‘어이’
흰 모시옷·빨간 양말·흰 고무신…
닭싸움춤·관광버스춤 망가져 반복된 코믹 콘셉트 부메랑 될지
‘제2싸이’로 뻗어갈지 관심 비슷한 코믹 콘셉트가 예전만큼 신선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들 예쁘고 멋지게만 보이려고 하는 아이돌 그룹들 사이에서 웃기고 망가진 모습을 자처한 크레용팝은 전복의 쾌감을 안겼다. 평소 아이돌 음악을 잘 듣지 않던 중장년층이나 일부 인디 음악인들까지 열광한 이유다. 하지만 비주류가 주류의 세계로 들어가 하나의 전형이 되는 순간 쾌감은 반감된다. 크레용팝은 비슷하면서도 더 센 자극으로 이를 넘어서려 하지만, 오히려 부메랑이 되어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래도 크레용팝에게는 ‘팝저씨’로 불리는 든든한 버팀목이 있다. 크레용팝의 거리공연이나 방송촬영 현장에는 어김없이 트레이닝복이나 군복을 입은 30~50대 남성 팬들이 몰려든다. 밑바닥부터 고군분투하며 정상까지 올라온 크레용팝을 대견하고 어여삐 여기는 아저씨·삼촌 팬들이다. 크레용팝은 유료 공연을 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팬들의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해 무료 공연만 해왔다. 대신 팬들이 사는 기념품으로 수익을 올리는 전략을 취한다. 외국 진출은 또다른 도약의 기회다. 크레용팝은 오는 6월부터 한달 동안 세계적인 팝스타 레이디 가가의 북미 투어 오프닝 무대에 선다. ‘빠빠빠’ 뮤직비디오를 우연히 본 레이디 가가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크레용팝은 또 세계적인 음반사 소니뮤직과 외국 배급·마케팅 계약을 맺고 본격적인 외국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이들은 ‘제2의 싸이’ 열풍까지 기대하고 있다. 크레용팝의 초아는 지난달 28일 서울 광화문 올레스퀘어에서 연 신곡 쇼케이스에서 “이번 싱글 앨범의 국내외 활동을 통해 반짝스타가 아니라 앞으로 장수할 수 있는 걸그룹이 되고 싶다”며 “유쾌한 걸그룹, 힐링이 되는 걸그룹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사진 크롬엔터테인먼트 제공
흰 모시옷·빨간 양말·흰 고무신…
닭싸움춤·관광버스춤 망가져 반복된 코믹 콘셉트 부메랑 될지
‘제2싸이’로 뻗어갈지 관심 비슷한 코믹 콘셉트가 예전만큼 신선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들 예쁘고 멋지게만 보이려고 하는 아이돌 그룹들 사이에서 웃기고 망가진 모습을 자처한 크레용팝은 전복의 쾌감을 안겼다. 평소 아이돌 음악을 잘 듣지 않던 중장년층이나 일부 인디 음악인들까지 열광한 이유다. 하지만 비주류가 주류의 세계로 들어가 하나의 전형이 되는 순간 쾌감은 반감된다. 크레용팝은 비슷하면서도 더 센 자극으로 이를 넘어서려 하지만, 오히려 부메랑이 되어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래도 크레용팝에게는 ‘팝저씨’로 불리는 든든한 버팀목이 있다. 크레용팝의 거리공연이나 방송촬영 현장에는 어김없이 트레이닝복이나 군복을 입은 30~50대 남성 팬들이 몰려든다. 밑바닥부터 고군분투하며 정상까지 올라온 크레용팝을 대견하고 어여삐 여기는 아저씨·삼촌 팬들이다. 크레용팝은 유료 공연을 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팬들의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해 무료 공연만 해왔다. 대신 팬들이 사는 기념품으로 수익을 올리는 전략을 취한다. 외국 진출은 또다른 도약의 기회다. 크레용팝은 오는 6월부터 한달 동안 세계적인 팝스타 레이디 가가의 북미 투어 오프닝 무대에 선다. ‘빠빠빠’ 뮤직비디오를 우연히 본 레이디 가가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크레용팝은 또 세계적인 음반사 소니뮤직과 외국 배급·마케팅 계약을 맺고 본격적인 외국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이들은 ‘제2의 싸이’ 열풍까지 기대하고 있다. 크레용팝의 초아는 지난달 28일 서울 광화문 올레스퀘어에서 연 신곡 쇼케이스에서 “이번 싱글 앨범의 국내외 활동을 통해 반짝스타가 아니라 앞으로 장수할 수 있는 걸그룹이 되고 싶다”며 “유쾌한 걸그룹, 힐링이 되는 걸그룹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사진 크롬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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