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 코르뷔제. 사진 313 아트프로젝트 제공
프 조각가 ‘자비에 베이앙’ 개인전
실제인물 스캔 다양한 재질 빚어
실제인물 스캔 다양한 재질 빚어
근대 인간의 관념을 건축에서 극한으로 밀어붙이려 했던 예술가. 콘크리트 수도원을 지어 근대 기계 미학과 신앙을 융합시키려 했던 시시포스의 건축가. 첨단 패션의 거리인 서울 강남 도산대로변 쇼윈도에 정신이 날카로웠던 거장 르 코르뷔제(1887~1965)의 내면을 빚어낸 알루미늄 인물상(사진)이 등장했다. 등신대 몸 위에 알루미늄 표면을 각지게 줄세워 다듬어낸 뒤 건축가 특유의 안경을 씌운 머리상을 올렸다. 인간을 위한 공간 만들기에 평생을 바친 거장의 사상과 의지가 강건한 질감과 은빛 색감으로 빛나는 조상이다. 그 위에는 미니멀한 공모양 모빌 작품들이 떠있어 거장이 주창했던 모듈러(비례·표준화) 이론을 떠올리게 한다.
5년전 베르사유 궁 전시로 화제를 모은 프랑스 조각가 자비에 베이앙의 개인전이 열리는 서울 신사동 313아트프로젝트 전시장 들머리의 풍경이다. 작가는 실제 인물을 3차원 스캔한 뒤 알루미늄, 폴리우레탄, 나무 등을 써서 형상을 다양한 틀거지로 재현하는 ‘고전적인 현대조각’을 탐구해왔다. 르 코르뷔제 상 외에도 그만의 작업틀로 만든 다양한 재질의 누드상들이 나왔다. 5월24일까지. (02)3446-3137.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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