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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양치질 둘러싼 엄마와 아이의 긴장감

등록 2014-04-28 19:29

사진 백창원
사진 백창원
[사진마을] ‘이달의 사진가’ 백창원씨
<한겨레> ‘사진마을’이 선정한 ‘이달의 사진가’ 두번째 작품을 소개합니다. 백창원(36)씨는 고려대에서 재료공학을 전공했고 현재 포항공대 교직원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국제건축도시사진전 등 다수의 공모전에서 상을 받았습니다. 4월의 수상자는 이동준의 <갈매기가 만든 네모세상>입니다.

‘이달의 사진가’는 금년도 전시 일정이 모두 확정됨에 따라 잠정 중단합니다. 지난달에 발표되었던 김문기씨의 전시는 5월17일부터 서울 효창동 마다가스카르 카페에서 열립니다.

지난 1년간 나는 6살 아들이 양치질하는 모습들에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카메라를 들어 기록하였다. 이 사진들은 2013년 한 해를 오롯이 관통하는 과거의 파편들이 자애증의 조각들이며, 오늘도 우리 집에서 진행중인 현재적 상황이기도 하다. 한 해가 지나고 아들도 한 살을 더 먹었지만, 양치질 시간만큼은 여전히 엄마와 아들 사이에 팽팽한 긴장감이 맴돈다. 그래서 아빠는 살짝 뒤로 물러나 얌전히 관람할 수밖에 없는 예민한 때이기도 하다. 가끔은 옆에서 찰칵대는 셔터 소리가 도화선이 되어 내게 불똥이 튀기도 한다.

사진 백창원
사진 백창원

요 녀석은 하루종일 신나게 놀다가도 잠자리에 들기 전 빠지지 않는 의식인 양치질 시간만 되면 어찌나 요리조리 피해 다니는지 모르겠다. 그러다 결국 엄마에게 붙잡혀 혼나고, 종국엔 울며불며 강제로 양치를 당해야만 하는 아들에겐 일종의 숙명과도 같은 시간! 토끼처럼 치아가 달랑 두 개뿐일 때부터 아이 엄마는 양치티슈, 손가락칫솔, 딸기맛 가글 등 다양한 모양의 양치도구를 활용해 하루도 빠짐없이 독하게 양치질을 시켰고, 이러한 엄마의 꾸준한 노력 덕에 아들은 또래들에 비해 매우 양호한 치아 건강을 유지하고 있기도 하다.

아이를 낳으면 누구나 좋은 부모가 되고 싶어한다. 그러나 잘 키우고 잘 가르치는 일이 단순히 부모자식간의 무한한 사랑만으로 자연스레 이루어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가야 할 목적지를 보여주고 올바른 길로 들어설 수 있도록 인도하며 인생길을 여행하는 데 필요한 좋은 습관들을 체화시켜주는 부모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세상만사 양치질과 충치처럼 인과관계가 단순하고 명확한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아이보다 먼저 세상을 겪고 경험해 본 인생 선배로서 옳다고 믿는 것에 대해서는 아이가 싫어하고 회피하더라도 신념의 길로 끈기있게 인도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아무쪼록 이 사진들은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누구나 고민하는 자녀교육의 철학과 신념 그리고 그 실천 방법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를 제 자식 양치질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풀어보고자 했던 한 아빠의 독백으로 들어주길 바란다.

글·사진 백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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