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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우리 춤의 아버지’ 한성준을 아시나요

등록 2014-06-08 18:36수정 2014-06-08 21:05

한성준의 급제춤(1938년).
한성준의 급제춤(1938년).
승무 등 전통춤 100 종목 집대성
최승희 등 유명 춤꾼에 영향 끼쳐
12일 서울서 ‘전통무용제전’ 열려
탄생 140돌 맞아 예술 정신 조명
한성준(1874~1941)이 없었다면 한국춤도 없었다. 오늘의 한국춤은 한마디로 한성준이라는 거대한 산맥 아래 있다. 그 정상에서 한국춤이 갈래를 잡아 크고 작은 봉우리를 형성하고, 아래로는 마르지 않는 창작의 샘물을 흘려보낸다. 그는 “한국춤 창작의 ‘수원지’”(채희완)이고 “삶 자체가 춤”(이애주)이며 “우리춤의 뿌리이자 아버지”(성기숙)였다.

한성준 탄생 140주년을 맞아 예술정신을 조명하고 전통춤을 계승하는 ‘대한민국 전통무용제전’이 오는 12일 막을 올린다. 제1회 행사로 올해 첫발을 내딛는다.

한국춤문화유산기념사업회(회장 성기숙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주최하는 첫 제전은 6월 서울 행사에 이어 9월 한 선생의 고향 홍성에서 열린다.

한성준에 대한 평가는 높고 고르다. 채희완 춤평론가는 그가 전통춤의 정체성을 지키면서도 새로운 춤을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먼저, 여러 갈래 전통춤을 거의 혼자 몸으로 섭렵하고 이어받고 정착시켰다. 곧 역사적으로 전통의 틀을 확고하게 정리했다는 의미다.”

새로운 춤도 창작했다. “그렇게 정리된 춤을 바탕으로 새로운 전통춤인 ‘한성준의 춤’으로 창작했다. 이애주, 김매자, 국수호 등 현대 우리춤의 대가들에게도 절대적 영향을 끼쳤다.”

후학들의 생각도 다르지 않다. 중요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 예능보유자 이애주는 “나를 첫번째 제자로 받아준 스승 한영숙 선생이 한성준 선생의 손녀다. 스승에게 들은 한성준 선생은 학춤을 추기 위해 두루미의 동작 하나하나를 과학적으로 뜯어봤다고 한다. 한 선생은 이런 성실한 노력과 더불어 민족의 삶과 산천경개까지 춤에 담은 천재였다”고 말했다.

세습무 집안에서 태어난 한성준은 8살 때 이미 춤과 장단, 줄타기를 익혔다. 서울에 올라와서는 당대 최고 명고수로 이름을 떨쳤다. 판소리 명창들과 왕성한 공연을 하다 보니, 경성방송국 최다 출연자 중 한 사람이 됐다.

그는 1930년대 후반 조선음악무용연구소를 창립했다. 100종목에 달하는 전통춤을 집대성하고 무대양식으로 정착시켰다. 한성준이 창안한 승무, 태평무, 살풀이춤, 학춤, 한량무, 훈령무 등은 오늘날 최고 전통춤으로 꼽힌다. 그의 문하에서 한영숙·강선영·김천흥·이동안 등 빼어난 전통춤꾼이 배출됐다.

손녀 한영숙(1989년 작고)이 ‘승무’로, 제자 강선영이 ‘태평무’(중요무형문화재 제92호)로 인간문화재에 올랐다. 이애주, 김매자, 정승희, 김숙자, 정재만, 조흥동, 이현자, 이명자, 박재희, 이은주 등이 같은 계보의 대표적 춤꾼들이다.

한성준은 근대 신무용의 대가 최승희·조택원에게도 영향을 끼쳤으며, 그 후속세대로 이어지는 김백봉·송범을 비롯해 그 아래 세대인 국수호 등 한국창작춤 세대까지 영향 아래 두고 있다.

한성준은 명무(名舞) 명고(名鼓)뿐 아니라 명적(名笛)이었다. 한마디로 전방위 예술가, 종합예술인이었다.

이진원 교수(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는 “그는 일제강점기에 피리 시나위를 유성기 음반에 취입하고 경성방송국에서 줄곧 방송했다”며 “한성준이 우리나라 피리산조의 시작이라 보아도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월간 <몸> 기고문에서 밝힌 바 있다.

손준현 기자 dust@hani.co.kr, 사진 연낙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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