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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우주의 무한성 표현” 이우환 베르사유전

등록 2014-06-12 20:59

프랑스 베르사유궁전 앞에 설치된 이우환씨의 ‘관계항-대화X’. 이우환 스튜디오 제공
프랑스 베르사유궁전 앞에 설치된 이우환씨의 ‘관계항-대화X’. 이우환 스튜디오 제공
“역사가 깊고 위대한 명소인 베르사유궁 정원에서 전람회를 하게 돼 기쁘고 흥분됩니다. 이 완벽미를 지닌 인공정원 속에서 완벽을 넘어선 우주와 자연의 무한성을 드러내 보이려는 게 제 작업의 의도였습니다.”

30여년간 일본과 유럽에서 미니멀한 점, 선, 면의 그림과 설치작업으로 성가를 얻은 거장 이우환(78) 작가는 프랑스 베르사유궁 초대전(17일부터 11월2일까지)을 닷새 앞두고 벅찬 감회를 숨기지 않았다. 12일 오전(현지시각) 베르사유궁으로 모여든 전세계 취재진 앞에서 그는 기자회견을 열어 전시 구상을 설명했다. 지난해 전시를 제안받은 뒤 그는 17세기 베르사유의 바로크 정원을 디자인한 당대 최고의 정원예술가 앙드레 르노트르(1613~1700)를 먼저 떠올렸다고 말했다. “정원을 오갈 때마다 ‘이 완벽한 정원을 내가 만들었으니 완벽을 깨고 다른 것을 보여봐라. 지켜보겠다’는 300년 전 르노트르의 말이 들리는 듯했습니다.”

알프레드 파크망 전 퐁피두센터 관장이 기획한 전시는 ‘이우환 베르사유’란 제목 아래 정원 곳곳에 새 입체조각 10점을 선보였다. 이 작가는 회견 뒤 정원의 작품들 사이를 취재진과 걸으면서 30여년간 철과 돌 소재를 갖고 펼쳐온 관계의 사유를 풀어 이야기하며 출품작들에 함축된 의미들을 일러주었다.

우선 눈길이 쏠린 작품은 신작 ‘관계항-베르사유의 아치’(Relatum-L’Arche de Versailles)다. 르노트르가 만든 인공운하와 마주보는 대표작으로 스테인리스판을 U자로 구부린 아치 모양이다. 옆엔 투박한 돌덩이를 놓았다. 작가는 “시원하게 펼쳐진 운하 공간 앞에 금속성 아치가 들어서면서 하늘과 자연이 새롭게 보이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인공물과 자연물의 대비와 조응을 보여주는 특유의 작품 개념들이 정원에서 큰 스케일로 확대된 셈이다. 르노트르를 위한 오마주로서 무덤처럼 땅 파고 돌을 안치한 작품도 등장한다. 그는 “내 작품은 이름을 알 필요가 없다. 무언가 이상한 게 있다는 느낌, 복잡해진 오늘날 미술에 새로운 상상을 주려는 것”이라고 했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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