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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구글 글래스 끼고 보는 투란도트?

등록 2014-08-07 18:57수정 2014-08-07 21:59

‘구글 글래스’를 착용한 모습.
‘구글 글래스’를 착용한 모습.
오페라 자막·무대 줌 확대 활용
무대와 객석의 입체적 소통 기대
비싸고 몰입 방해…회의적 반응도
구글이 만든 스마트 안경 ‘구글 글래스’가 오페라 무대에 등장했다. 최근 북미와 유럽의 오페라 공연에서는 성악가가 구글 글래스를 끼고 노래하거나 청중이 구글 글래스를 끼고 관람하는 독특한 광경이 펼쳐졌다.

보통 오페라 공연에서는 번역 자막을 무대 주변의 대형 스크린에 비추지만, 지난달 25일 미국 워싱턴 디시 울프트랩 공연예술공원에서 열린 조르쥬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 공연은 달랐다. 구글 글래스를 낀 채 “오케이 글래스, 이 아리아를 번역해줘”라고 음성 지시어를 입력하면 눈앞에 ‘모비 텍스트’라 불리는 전자자막이 떴다. 무대에서 멀리 떨어진 관객은 렌즈를 줌으로 당기듯 확대해서 볼 수 있고, 공연도중 궁금한 점이 생기면 검색해볼 수도 있었다. ‘구글 글래스’가 최첨단 ‘오페라 글래스’로 변신한 셈이다.

이 신통방통한 안경은 오페라의 본고장 이탈리아에도 진출했다. 이탈리아 사르데냐의 칼리아리 오페라극장에서 지난달 30일 막을 올려 이달 16일까지 공연되는 자코모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는 성악가들과 오케스트라 단원들, 무대 스태프들에게 구글 글래스를 씌웠다. 이들의 시선으로 무대 위, 오케스트라 피트 안, 무대 뒤의 모습을 녹화한 뒤 그 영상을 오페라극장 누리집과 소셜 네트워킹 계정에 공개해 누리꾼들이 볼 수 있도록 했다. 이 극장의 마우로 멜리 총감독은 영국 일간지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무대 위 소프라노 가수의 시각으로 본 오페라의 감흥은 마치 미드 필더의 눈으로 축구를 관람할 때 느끼는 스릴에 비견될 만하다”며 “만약 축구선수가 구글 글래스를 쓰고 뛴다면 관중은 축구공이 자신에게 날아오는 장면을 보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6월 19일 미국 뉴욕에서도 실험적인 오페라창작단체 ‘온사이트오페라’가 장 필리프 라모의 오페라발레극 <피그말리온>의 야외공연에 구글 글래스 자막 서비스를 도입했다.

구글 글래스를 오페라에 활용하는 실험이 계속되는 가운데, 한쪽에서는 회의적인 반응도 나온다. ‘모비 텍스트’를 통한 자막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값비싼 구글 글래스를 개인이 소지하거나 극장이 관객 수만큼 갖춰야 하므로 보편화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초심자나 노령층 관객의 경우 구글 글래스 사용이 오히려 몰입을 방해할 수 있고, 오페라 관람과 무관한 목적의 구글 글래스 사용을 통제하지 못할 경우 관객의 사생활 침해나 공연물의 저작권 침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지적된다. 또한 오페라 상연시간이 보통 2시간 30분에서 3시간가량, 길게는 5시간에 이르므로, 간단한 인터넷 검색만으로 5~6시간 만에 방전되는 구글 글래스 배터리의 용량 역시 문제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이러한 실험들을 흥미롭게 바라보는 시선이 많다. 구글 글래스가 첨단 기술에 민감한 젊은 세대와 오페라의 접점을 넓히고, 무대와 객석의 소통을 입체적으로 만드는 ‘요술봉’이 될 거라는 기대가 더 크기 때문이다.

김소민 객원기자 somparis@naver.com

사진 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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