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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콩쿠르 전설 ‘동동 형제’ 쇼팽으로 돌아온다

등록 2014-08-14 19:32

임동민씨.
임동민씨.
2000~2005년 국제콩쿠르 석권
임동민-동혁. 지금은 다른 길
10월 대한민국국제음악제 협연
피아니스트 임동민(34·왼쪽)과 임동혁(30·오른쪽) 형제는 1990년대 후반 이후 국내 음악영재들이 불러일으킨 ‘콩쿠르 돌풍’의 시발점이었다. ‘한국인 최초’라는 수식어와 함께 저명한 국제콩쿠르를 휩쓸며 놀라움과 자부심을 안겨줬고, 피아니스트 손열음·김선욱·조성진, 바이올리니스트 권혁주·신현수 등으로 이어진 ‘신세대 콩쿠르 킬러’ 그룹의 선두에 섰다. ‘클래식계 오빠부대’를 탄생시키기도 했다. 이들이 오는 10월4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제32회 대한민국국제음악제 폐막 연주회에서 성시연의 지휘로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쇼팽 피아노협주곡을 협연한다. 9년 전 쇼팽 콩쿠르 결선 때와 마찬가지로 형이 1번, 동생이 2번을 연주한다.

‘동동 형제’의 귀환

‘동동 형제’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임동민·동혁 형제의 콩쿠르 입상 경력은 눈부시다. 형 동민은 2000년 이탈리아 비오티 콩쿠르 1위 없는 3위, 2001년 이탈리아 부소니 콩쿠르 3위, 2002년에는 러시아 차이콥스키 콩쿠르 5위, 2004년 체코 프라하 국제 음악 콩쿠르 2위 등을 차지했다. 동생 동혁은 2001년 프랑스 롱·티보 콩쿠르 1위, 2003년 벨기에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3위(편파 판정에 문제를 제기하며 수상 거부), 2007년 차이콥스키 콩쿠르 1위 없는 공동 4위에 올랐다.

형제는 유독 쇼팽 콩쿠르에서 특이상황을 연출했다. 1996년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폴란드 영쇼팽 콩쿠르에서는 형이 1위, 동생이 2위를 차지해 ‘형제 석권’으로 화제를 몰고 왔다. 2005년 성인부 쇼팽 콩쿠르에서는 나란히 2위 없는 공동 3위를 차지하며 ‘한국인 최초 입상’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당시 두 형제는 소수점까지 똑같은 점수를 받아 1927년 쇼팽 콩쿠르 창립 이래 유례가 없는 형제 공동 수상자가 됐다.

임동혁씨.
임동혁씨.
닮은 듯 다른 음악과 인생

형제의 첫 발걸음은 비슷했다. 동민이 9살, 동혁이 7살에 피아노를 시작한 뒤 한국예술종합학교 예비학교, 러시아 모스크바 국립음악원, 독일 하노버 음대까지 같은 학교에서 음악 공부를 했다. 미국으로 건너가 형이 매니스 음대, 동생이 줄리아드 음악학교에 진학한 뒤로는 길이 갈렸다. 형은 2008년 대구 계명대 부교수에 임용돼 일찌감치 국내에서 지도자의 길을 걷기 시작한 반면, 동생은 음악 비즈니스의 중심지인 미국 뉴욕에 머물며 연주자로서의 길에 집중해왔다.

두 사람의 음악적인 개성은 어떨까. 동민과 동혁 모두 낭만주의 음악, 특히 쇼팽 연주에서 두각을 나타내 ‘쇼팽 스페셜리스트’라 불렸지만 감수성이나 표현력은 전혀 다르다는 평을 받았다. 2005년 쇼팽 콩쿠르 심사위원이었던 강충모 줄리아드 음악학교 교수는 임동민의 연주를 “남성적인 호쾌함이 서려 있는 강인하고 따뜻한 연주”로, 임동혁의 연주를 “명징한 음색과 현란한 기교가 돋보이며 청중과 호흡하는 마력을 가진 연주”로 언급했다.

지금까지 두 사람을 한 무대에서 만나기 어려웠다. 한 오케스트라가 하루에 2명의 피아니스트와 협연하는 경우가 거의 없고, 실내악 앙상블도 피아노 이중주를 제외하면 한 대 이상의 피아노를 포함하는 악기 편성이 드물기 때문이다. 30대에 접어든 ‘동동 형제’의 쇼팽이 어떻게 무르익었을지 감상해보고 싶다면 이번 공연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김소민 객원기자 sompari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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