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콕콕 이것이 궁금
오케스트라는 현악, 관악, 타악의 모든 악기군을 포함하는, 클래식 음악의 가장 큰 기악 합주 형태를 말합니다. 오케스트라는 현악기군(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더블베이스 등), 목관악기군(플루트, 클라리넷, 오보에, 바순 등), 금관악기군(트럼펫, 트롬본, 튜바 등), 타악기군(팀파니, 마림바, 심벌즈 등)으로 구성됩니다. 곡에 따라서 하프, 피아노, 오르간이나 여러가지 타악기가 추가되기도 합니다. 보통은 연주자 한 명이 한 가지 악기를 맡지만, 플루트 연주자가 피콜로 파트를 겸하는 것처럼 한 연주자가 곡에 따라 같은 족(族) 악기를 번갈아 연주할 때도 있습니다.
교향곡을 기준으로 할 때 고전음악에는 약 70~80명, 낭만주의나 현대 음악 연주에는 100명 안팎의 연주자가 동원됩니다. 이렇듯 교향곡 연주를 중점적으로 하는 대규모 악단을 심포니 오케스트라, 혹은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라 칭합니다.
악단 규모는 흔히 목관악기 개수로 가늠합니다. 예를 들어 플루트와 클라리넷, 오보에 등이 2개씩이면 ‘2관 편성 오케스트라’, 4개씩이면 ‘4관 편성 오케스트라’입니다. 인원이 50명 미만일 경우에는 ‘체임버오케스트라’라고 부릅니다
지휘자가 ‘포디엄’이라고도 불리는 지휘대에 올라 객석을 등지고 섰을 때 악기들은 지휘자를 둘러싸듯 부채꼴로 자리잡습니다. 음량과 음색의 균형을 고려해 앞에서부터 현악기, 목관, 금관, 타악 순으로 도열하는데, 문화권별 전통이나 연주곡의 특성, 지휘자의 해석에 따라 배치가 조금씩 달라질 수 있습니다. 지휘자의 왼편에서부터 제1바이올린과 제2바이올린, 비올라와 첼로(혹은 첼로, 비올라순)가 위치하는 미국식 배치는 전설적인 지휘자 레너드 번스타인이 선호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제1바이올린과 제2바이올린이 지휘자의 양쪽에 날개처럼 펼쳐지는 독일식 배치는 유럽 오케스트라들에서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전자의 경우 오케스트라의 주선율을 이끄는 바이올린 파트끼리 호흡을 맞추기가 수월하며, 후자의 경우 소리가 스피커 양쪽에서 나뉘어 나오듯 입체감을 띠어 현악기 파트 전체의 균형을 잡기가 좋습니다. 앙상블을 주도하는 관악기 수석 단원들은 앞뒤나 옆자리에 붙어 앉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신호를 주고받으며 밀도 있는 화음을 뽑아내기 위한 것입니다.
지휘자와 단원들 간의 관계를 살펴볼까요. 과거에는 카라얀이나 토스카니니처럼 제왕적 카리스마와 독선적 해석을 내세우는 지휘자들이 적지 않았지만, 오늘날에는 크게 달라졌습니다. 소통을 중시하고 단원들 간의 중재자 역할을 하는 이들이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유럽의 악단들 중에는 단원들이 의사결정권을 쥐고 단원과 지휘자의 선발 및 오케스트라 운영 전반에 참여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김소민 객원기자 sompari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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